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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나물의 향연에 빠져 보자구요
2012-04-17 12:33:31최종 업데이트 : 2012-04-17 12:33:31 작성자 : 시민기자   오승택

봄이 없이 여름으로 바로 계절이 바뀐다는 흉흉한 소문이 나돌고 있는 요즘에 날씨라도 봄을 느끼기엔 부족하기에 다른 대체할것들을 찾아보던 중 발견한것이 봄나물이다.

봄이면 봄나물들의 향연이 시작되고 우리의 입과 눈을 즐겁게 한다. 나도 나물을 잘 먹는 식성은 아니지만 봄나물은 챙겨먹는데 그 이유는 봄나물은 봄에만 느낄 수 있는 진한 향과 진한 맛이 씹힐수록 우러나오는 장점이 있어서 꼭 먹게 되고, 겨울동안 웅크리고 있었던 심신을 여러모로 충전시켜 주는 역할에 한 몫하기에 꼭 먹게 된다.

여러 가지 봄나물들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단연 손꼽히는 나물은 두릅이 아닌가 생각한다. 처음에는 드릅? 두룹?인지 마냥 헷갈리는 이름이었지만 자주 먹다보니 두릅이 맞는 명칭임을 알았다. 입맛 없는 가족들을 위해 어머니가 두릅을 사서 다듬으시고 뜨거운 물에 데친 다음에 찍어 먹을 수 있는 초고추장을 함께 주셨다. 식탁에서 두릅 반찬이 자주 보인다면 봄이라고 단정 지을 수 있을만큼 우리가족은 데친 두릅을 잘 먹는편이다. 달래를 넣고 비빔밥을 만들어 주시기도 한다.

봄나물의 향연에 빠져 보자구요_1
봄나물의 향연에 빠져 보자구요_1

엊그제도 저녁 반찬으로 데친 두릎이 나왔다. 깨를 넣은 초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텁텁한 맛이 밥을 땡기므로 밥 한공기를 순식간에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해준다.

큼지막한 두릅은 두 개만 먹어도 배가 부르다. 처음에 두릅을 접할때는 두릅 꼭 다리 부분에 흙같은 것이 묻어 있는것 같아서 먹기가 싫었다. 투박하게 생기고 무슨 막대기를 씹어 먹는 느낌 때문에 기피했다. 마치 대충 씻어 낸듯한 지저분하게 생긴 두릅을 먹지 않았지만 한번 먹은 후로는 중독이 되어 버렸다.

그림에서도 종종 보여지는 것으로 댕기를 딴 소녀들이 한쪽에 소쿠리를 들고 봄나물을 뜯으러 다니는 그림을 볼 수 있다. 물 맑고 공기좋은 환경에서야 사방천지 널린 봄나물을 뜯어 반찬으로 사용할 수 있었지만 이젠 시골을 가거나 산을 타는 일 아니고서는 자연에 널린 봄나물을 구경할수 없다. 그만큼 환경에 영향을 받은 탓인지 예전에는 산행을 하면 산행객들이 양손으로 검은봉지를 하나씩 들고 내려가는걸 종종 봤다. 

캔 봄나물들같았는데 하도 많은 사람들이 봄나물을 캐서 이제는 보이지 않는건가 이 생각도 들었다. 이제는 단지 봄나물을 직접 뜯거나 재배하여 시장에 내다 팔러 오신 분들이 가지고 온 봄나물들밖에 볼 수 없지만 그래도 봄이 주는 큰 선물이라 생각하는 이 봄나물들을 맘껏 먹을 수 있는 삶에 소소한 행복을 느낀다.

그런데 내 주변에 사방천지 봄나물들이 있다 하여도 나에게는 그림의 떡이었을 것이다.
이것이 냉이인지 저것이 봄동인지 달래인지 두릅인지 분간하지 못할테니 뜯어 먹을수도 없다. 아마도 무성한 잡초만을 뽑아와서 이것이 봄나물이라도 우길 것 같다. 

신기하게도 어른들은 산에 온갖 식물들과 섞여 있는 봄나물들을 잘 캐신다. 딱 눈의 레이더망에 봄나물들만 선명하게 보이고 그 외 잡초같이 먹지 못하는 식물들을 블라인드 처리되서 안 보이는 것인지는 몰라도 용케 봄나물을 한 봉다리씩 캐어 오시는 것을 보면 능력자들이시다.

나는 아직 경지에 오르지 못한 초보자이지만 두릅만큼은 내가 정확히 캐 낼 자신이 있다.
이제 곧 4월 말이면 찾아오는 무더운 여름에 대비해서 편식하지 않고 여러 가지 봄나물을 섭렵하여 미리미리 건강 보강을 하는것도 좋은 일일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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