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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다니는 아이가 봄 감기가 걸려 몸이 안좋은데도 학교에 갔길래 왼종일 불안하기만 했다. 학교 수업이 끝날때쯤 시간에 맞춰 아이를 데릴러 갈 요량으로 노심초사 하던중... 3시간 째 직진 중_1 초보 운전자들이 차 뒤쪽 유리에 써붙이는 초보 표시 문구가 예를들어 '초보운전'은 고전물이고 요즘은 이렇게 애교있고 유머러우스 하게 표시하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는데 '3시간째 직진중'은 생각할수록 웃음이 나왔다. 이런 문구 외에도 '아기가 타고 있어요'라던가 '핵폭탄 적재중' 혹은 'No kiss' '초보운전, 저도 제가 무서워요' '초보운전, 방금 밥 하다 나왔어요'등 아주 많은걸로 안다. 어쨌거나 그 초보운전자 덕분에 잠깐이나마 웃을수 있어서 좋았는데 학교를 앞에 두고 교차로에서 정지신호를 받고 대기하게 됐다. 나는 좌회전 신호를 받아야 했는데, 차를 세우고 옆 차선을 보니 흘끗 보니 잠시전 초보운전 딱지를 앞뒤에 붙인 여성 운전자가 함께 서 있었다. 그 차는 직진신호를 받을 모양이었다. 그런데 초보여서 그런지 무척 긴장된 얼굴로 정지선 맨 앞에 서 있었고 그 뒤엔 많은 차들이 줄지어 섰다. 얼마후 직진용 파란신호가 들어왔는데 이 운전자가 초보라서 서툰 나머지 출발이 늦어졌다. 그러자 뒷차들이 일제히 경적을 울려댔다. 차 뒷유리에 '3시간째 직진중'이라는 초보운전이라고 커다랗게 써붙인 그 승용차에 대고 왜 출발하지 않느냐는 요구였다. 그러나 그 초보운전자는 얼떨결에 덜컥 시동이 꺼지며 차가 서버렸다. 너무 당황한 나머지 기어를 넣다가 실수한듯 했다. 그러자 뒷차들이 그 옆으로 추월해가면서 그따위로 운전할거면 왜 나왔냐는 투로 계속 경적을 울려댔고, 심지어 바로 옆에 붙어 험악한 욕설을 뱉고 가는 운전자도 있었다. 앞에 보니 차창을 열고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 보이며 흉측한 욕설표시까지 하는 사람도 있었다. 초보운전이 죄(?)인 그 여성 운전자는 졸지에 멍청한 운전자가 돼 욕을 실컷 먹었다. 얼마나 속상했을까. 이렇게 운전하면서 슬슬 시간이 지나면서 이런 욕을 먹다 보면 결국 이 사람도 나중에는 똑같이 변하지 않을까. "원래 운전할때는 다 그러는거구나"하면서... 도로에 나와있는 착한 운전자들을 기성 운전자들이 욕설과 험악하고 거친 운전을 하도록 만들어버린다. 이 초보 운전자는 이게 우리나라 교통 현실이라는걸 느꼈을 것이다. 정말 교통질서를 잘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람이 죽고 사는 문제가 아닌 이런 일들 때문에 상대 운전자들에게 이렇게 구박을 주고 욕설을 하며 바보취급을 하는 것은 삼가 했으면 좋겠다.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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