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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지침을 사용한 날
아무곳에나 수지침 사용은 위험해요
2012-04-19 09:14:21최종 업데이트 : 2012-04-19 09:14:21 작성자 : 시민기자   오승택

어머니가 저녁먹고 체하셨다. 평소에도 소화능력이 좋지 못하셔서 질긴부류의 반찬을 드시거나 특히 떡같이 묵직한 것들을 드시면 체하시는데 이번에는 제육볶음을 먹고 체하신 것 같다. 
생각보다 질긴 고기 때문에 그러신지 어머니 머리에는 땀이 나시고 얼굴도 창백해보이셨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증상인 '어지러움'을 호소 하셨으니 이것은 말 다 한것이다.

음식물을 체하게 되면 음식물이 잘 내려가지 않게 되고 각 혈관으로 산소공급이 원활하게 되지 않는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뇌에 있는 혈관에까지 산소 공급이 안되기 때문에 어지러움증을 보이는것이라고 알고 있는데 어머니가 딱 그런 증상이셨다.

비상약통에서 하나의 소화제도 모자라서 두 개씩 드셨고 매실액도 한잔 들이키셨다. 그리고 약 먹고 나서 앉아 있기만 하면 안될것 같아서 약하게 집안일도 하시고 계셨다. 
반달떡이라고 해서 속에 하얀 앙금이 들어있는 떡 두 개가 이렇게 사람을 아프게 할 줄이야 예상은 못했다. 한시간쯤 지났을까. 어머니 안색이 여전히 안좋으셨다. 

결국에는 어머니가 장롱 깊숙이 둔 수지침을 꺼내시고서는 손을 따 달라고 부탁 하셨다. 
집에 하나씩은 있을법한 수지침은 보기만 해도 등골이 오싹한 놈이다. 크기는 작더라도 일단 한번 찔리면 아픈편이다. 마치 바늘을 콕 하고 찌르는 느낌인데, 샤프를 누를때 처럼 찌르기만 하면 된다.

수지침을 사용한 날_1
수지침을 사용한 날_1

처음 수지침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미흡하겠지만 이미 나는 프로급 실력이 되어 있었다. 그전에도 자주 어머니를 위해 수지침으로 손을 따드렸기 때문에 나는 알코올이 묻은 솜으로 수제침을 한번 닦아낸뒤에 침을 갈아 끼웠다. 그리고 나서 어깨부터 두 손으로 쓸어내려서 피를 손끝쪽으로 모은 뒤에 열 손가락을 모두 땄다. 한번이라도 수제침을 맞아본 사람이라면 알것이다 고통에 대해서 말이다. 시커먼 피가 분수처럼 어머니의 손에 쏟아지고 긴장을 하셨는지 맥이 빠지신 모습이셨다. 

수지침 하나당 한사람이 사용해야 하는것이 맞는데 대부분 수지침 하나로 가족들 모두가 사용하는 집이 많다. 그래도 청결함 유지를 위해서 같이 쓰는것은 피하는게 옳다. 우리집의 수지침은 어머니 전용으로 어머니만 사용하시기 때문에 위생 걱정이 없다. 

소화불량일때 손을 따는 행위는 과학적으로 입증된바는 없는 것 같고 민간요법의 하나로서 임시방편으로 소화불량 외에 응급으로 문제가 발생한 환자들에게도 잘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아무 때나 손을 딴다는것은 굉장히 위험한 행동이다. 무분별하게 수지침을 사용하다가는 더 큰 문제가 발생할수도 있다. 
특히 뇌질환으로 인해 쓰러진 사람에게 손을 따는 행위는 안좋다고 들은바 있다. 그래서 수지침을 사서 사용하더라도 사전에 사용해야 할 상황을 미리 파악해두면 좋을듯 하다. 

그렇게 해서 열손가락에 수지침을 모두 맞은 어머니는 한시간 동안 앉아계셨는데 기분탓일지는 몰라도 손을 따니 체한 음식이 쑥 내려가는 홀가분한 기분이라고 하셨다. 앞서 말했듯이 민간요법중에 하나이지만 신체적인 영향과 심리적인 영향 모두 작용 하는 요법인 것 같다.

우리 집에 수지침이 없었으면 어머니 소화불량 문제로 애로 사항이 많았을거라 예상된다. 수지침따위에 고마움을 느껴보긴 생전 처음이지만 다음에도 황급히 사용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에 많은 도움을 주는 수지침을 잘 모셔놔야겠다. 하지만 자주 사용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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