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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방앗간에서 가래떡을 뽑아 온 날
2012-04-23 11:56:05최종 업데이트 : 2012-04-23 11:56:05 작성자 : 시민기자   문은성

어릴적 어머니를 따라 방앗간에 불린쌀을 봉지에 담아 같이 들고 가면 두봉지에 가득 담긴 불린쌀을 곱게 쌀가루로 만들어서 이것으로 가래떡을 뽑아왔다. 가래떡 나오는 기계 밑에 미지근한 물이 담긴 대야를 놓고, 떡이 나오는 구멍에 가래떡 모양이 제대로 나올수 있게 하는 구멍 뚫린 모양의 기계를 끼운다. 

구멍 뚫린 모양의 기계를 통과하여 치즈처럼 떡이 뽑아져 나오면 그것을 가위로 잘라서 다시 떡 기계 속에 집어넣기를 4번 반복하면 가래떡이 완성 되었다. 조청도 필요 없고 흑설탕도 필요없이 그 자리에서 방앗간 아주머니가 잘라주신 떡은 진짜 맛이 일품이었고 치즈를 먹는 맛과 비슷했다. 

추억의 방앗간에서 가래떡을 뽑아 온 날_1
추억의 방앗간에서 가래떡을 뽑아 온 날_1

이제는 방앗간도 문을 닫은 곳이 많아서 찾아보기 어렵고, 방앗간이라는 말이 무색할정도로 모든 것이 최신식의 기계화가 되어버렸다. 그리고 방앗간을 가지 않더라도 떡집에서 간편하게 다양한 떡을 살 수 있기 때문에 점점 불편하고 번거로운 것을 싫어하는 현대인들에게 방앗간은 옛추억을 회상시켜주는 장소가 되어 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요즘에는 굳이 방앗간이라고 칭하기 보다는 떡집이라고 불리우는 곳이 더 많아졌다. 

방앗간과 떡집의 차이는 있다. 공통점은 두 곳 모두 떡을 만들어서 파는 곳이지만 차이점은 방앗간에서는 고춧가루를 빻을 수 있고 떡집에서 고춧가루를 빻는다는 소리는 듣지 못했다. 그래도 방앗간과 떡집은 사촌뻘 되는 관계인것은 확실한데 오랜만에 방앗간을 가서 가래떡을 푸짐하게 뽑아왔다. 

방앗간에 쌀을 갖다 주기 전에 깨끗이 씻어서 전날 밤 뿔려 놓았다. 햅쌀이 나오는 시기가 되면 햅쌀로 가래떡을 뽑아 먹는 집들이 많다. 하지만 가래떡을 먹는 시기는 따로 정해져 있지 않으므로 떡이 몹시도 그리울때 뽑아 먹으면 된다. 불린 쌀을 갖다주고 다음날에 방앗간에서 떡을 찾아 왔다. 뽑아온 직후에 바로 먹는 맛이 가장 으뜸이고 식을수록 맛이 떨어지는 것이 가래떡의 특징이라서 습기가 차서 물방울이 대롱대롱 달린 봉지를 거둬서 가래떡을 떼어서 앉은 자리에서 먹었다. 

예전에는 가래떡을 차곡 쌓을때마다 가래떡에 참기름 바르는 행위를 이해 못했다. 아까운 참기름을 떡 한줄마다 바르다 보면 참기름으로 가득차 있던 기름병의 높이가 금방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참기름을 바르는 이유는 가래떡끼리 붙어서 덩어리가 생기지 않도록 하나의 노하우였음을 커서 알았다. 

이미 소량의 기름이 발라진 떡에서 고소한 냄새가 코 끝을 자극한다. 이제 뽑아온 가래떡을 실온에 두어서 열을 식힌 후에 냉동고에 넣으면 딱딱하게 굳을것이다. 딱딱하게 굳은 가래떡으로 떡국도 만들어 먹을 수 있고 떡볶이도 만들어 먹을수 있다. 또는 맛있는 조청만 있으면 떡을 노릇하게 구워서 찍어 먹을 수도 있다. 젓가락에 가래떡을 끼워서 불에 그을리면 겉표면이 딱딱하게 익으면서 곳곳에 탄 부분이 생기는데 바삭거리는 과자와도 같은 질감을 느끼게 해준다.

떡의 칼로리는 높기 때문에 밥맛이 없는 사람에게 한끼 식사대용으로도 괜찮을 듯 하다. 
다른 떡들은 너무 달거나, 온도로 인해서 금방 쉬어 맛이 변할 우려가 많지만 가래떡은 떡의 가장 기본 맛을 담고 있어서 여러 가지 음식의 재료로 잘 사용되면서 어울어지는 것 같다.

어딜 가서도 잘 어울리고 성격이 좋은 인간과 같은 가래떡이 사랑받는 이유이다. 나도 가래떡같은 사람이 되는것이 목표이다. 점점 사라져 가는 방앗간의 부활이 다시 일어나서 떡을 먹는 사람들도 늘어난다면, 쌀 소비량도 덩달아 늘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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