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본문 바로가기하단 바로가기

상세보기
수원처럼 살기좋은 도시는 없다고 생각해요
반가운 후배가 수원으로 찾아오다
2012-05-27 14:47:01최종 업데이트 : 2012-05-27 14:47:01 작성자 : 시민기자   이수진

오랜만에 맞는 즐거운 주말에 들떠 금요일 밤 늦게까지 수영장에서 수영을 하고선 집에 들어와 잠을 이루지 못했다. 너무나도 들뜬 마음에 평소 베개에 머리가 닿는 순간 잠이 들던 내가 새벽녘이나 되어서야 겨우 잠이 들었다.

한참을 인터넷도 하고, TV도 보고, 책도 뒤적거리던 내게 꿈같은 주말이 찾아 왔다.
토요일 아침 알람이 맞혀져 있어서인지, 아니면 늘 출근시간에 휘둘리기 때문인지 늘 어김없이 눈이 떠지는 오전 6시에 나는 잠이 깼다.
잠이 깼다고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다. 늘 일어나는 시간이 급한 마음으로 서둘러야 하는 시간이 아니라 '아 토요일 아침이구나.' 하는 기분은 천지차이다.

토요일 아침 일찍 잠에서 깨면 하루를 아주 긴 시간동안 보낼 수 있다는 생각에 무척이나 기분이 좋다. 일어나 일단 아침을 간단히 챙겨 먹었다. 예전에는 귀찮으면 밥을 챙겨먹지 않고 그냥 버티기 일쑤였는데, 이제는 꼬박꼬박 밥을 잘 챙겨 먹는다.

아침에 간단히 카레와 밥을 비벼 먹고 커피를  한 잔 마셨다. 여유로운 아침을 맞이하면서 지난 밤 이마트 인터넷쇼핑몰에서 주문한 장거리들을 기다렸다.
평소보다 긴 연휴에 간단히 집에서 해먹을 재료들과 미리 반찬을 좀 만들어 놓으려는 심산으로 주문을 해 두었다.

아침을 챙겨 먹은 후 간단히 씻고 청소를 마친 후, 앉아서 책을 보았다. 항상 뭔가에 쫓기듯 살아가는 나는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이 항상 간절하다.
책을 읽으면 심박수가 느려지면서 마음이 잔잔해 지는 것을 확연히 느낄 수 있다.  내가 수영을 하는 이유도 사실 수영을 하면서 다른 잡생각이 없이 물 속에서 몸을 움직이며 나의 목표나 생각들을 정확하게 인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한참을 책에 빠져있을 때 난데없이 전화가 울렸다.  사실 점심시간 때 쯤 내게 걸려올 전화는 없었다.
그래서일까? 전화를 쳐다보지도 않고선 받지 않을까 고민했다.
전화기에는 오랫동안 내 전화기에서 볼 수 없었던 수신인의 이름이 떠 있었다. 내가 이전 회사에 다닐 때 나와 항상 쿵짝이 잘 맞던 후배로부터의 전화였다.

최근에 발령때문에 수원에서 서울로 이사해서 정신없이 바쁘던 후배는 뜬금없이 집에서 밥을 먹여달라고 했다. 그러나 전날 밤 주문해 놓은 장거리들은 도착하려면 시간이 많이 남아 있었다. 그래서 밥을 해주기는 어렵고 밥을 사주겠다고 했더니 후배가 무척 아쉬워했다.

사정인 즉, 수원에 단지 내가 해준 밥을 먹기 위해 서울에서부터 차를 끌고선 내려 온 것이다. 갑작스런 통화에 나는 놀라서 후배가 장난을 치는 줄 알았다.
집 근처에 도착한 후배를 보는 순간 무척 반갑다. 뭐 늘 보지 않아도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는 생각으로 살고 있었지만, 오랜만에 보는 친구들의 얼굴은 늘 소중하다.

그렇게 만나 집에 찬거리가 없었던 나는 근처에 있는 우리 동네 맛집, 낙지집으로 가서 후배와 함께 맛있는 점심을 함께 하고 동네 까페로 가서 한참을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야기는 끝이 나질 않는다. 한참을 이야기하고 이야기를 해도 이야기는 끝남이 없다.

후배는 서울살이가 싫다고 했다. 하긴 수원에서 살 때는 동네 자체도 평온하고 곳곳에 맛집이 있고, 예쁘고 맛있는 커피집이 있어 우린 행복했었는데, 서울은 우리에게 늘 낯선 곳이니깐.
후배는 수원의 통닭, 장안문 쪽에 있는 맛집 통닭을 사서 가겠다며 기쁨에 들떠 있었다.
오랜만에 만난 후배와 함께 정들었던 곳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니 행복했다.

가깝고 좋은 것들은 항상 떠나고 나서야 그 소중함을 아는 것일까.  함께 같이 있을 때는 늘 함께 있을 것만 같아서 소중함을 몰랐나보다.  나도 돌아오는 발령이 이전보다 더 먼 곳으로 날까봐 무척 두렵다.
그렇게 되면 10년여 넘게 살던 수원을 떠나게 될까봐 전전긍긍이다. 사실 서울로 출퇴근하는 것은 무척 힘들다. 강남으로 출퇴근할 때마다 거의 버스에 매달려 가니 몸이 늘 축나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도 수원을 떠나지 않고 계속 고수해 왔다. 이렇게 살기 좋은 도시는 없다고 생각하니깐 말이다. 
후배를 보내고 수영을 마치고 돌아오는 수원의 밤하늘은 너무나도 아릅답고 시원했다.

수원처럼 살기좋은 도시는 없다고 생각해요 _1
수원처럼 살기좋은 도시는 없다고 생각해요 _1

연관 뉴스


추천 0
프린트버튼
공유하기 iconiconiconicon

 

페이지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