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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마음이 보석처럼 빛나는 보리수 열매
부모님의 마음이 담긴 보리수나무
2012-06-21 22:37:48최종 업데이트 : 2012-06-21 22:37:48 작성자 : 시민기자   박정숙

어린시절 우리집 마당에 보리수나무 한그루가 있었다. 이때쯤이 되면 오빠와 동생들과 함께 보리수 열매를 따먹었다. 보리수는 특별한 맛이 없고 시큼하며 떨떠름한 맛이다. 
이왕이면 달콤한 과실수를 심지 이러한 보리수를 심은 아버지가 이상하면서도 어렸을 때부터 맛을 보아서 그런지 시큼하며 떨떠름한 맛이 오히려 더 식욕을 돋구고 또 먹고 싶게 만든다. 

그런데 오늘 어린시절을 떠오르게 하는 보리수나무를 보았다. 보리수나무는 가지가 버드나무처럼 밑으로 늘어져 열매가 열리며 익을 수 록 더 쳐진다. 어린시절에는 마치 키가 작은 나를 위해 배려해주는 것처럼 느껴 보리수나무가 고맙기도 했다. 
오늘 본 보리수나무도 우리집 마당에서 익었던 나무처럼 탐스럽고 예쁜 모습으로 서있었다. 앵두처럼 길다란 꼭지 밑에 초록색의 보리수가 열리는데 점점 주황빛으로 익다가 다 익으면 새빨간 루비처럼 빛난다. 흰색의 점들이 박혀있으며 말랑말랑한 과육이 나의 침샘을 자극했다.

부모님 마음이 보석처럼 빛나는 보리수 열매_1
초록색과 빨간 보리수 열매

친구와 몇 알을 따 먹었다. 맛도 예전과 비슷했다. 맛있다며 더 따먹는 나와는 달리 이게 무슨 맛이냐며 맛없다고 말하는 친구이다. 바구니 한가득 따서 식당으로 가져와 식사 전과 후에 내가 열심히 먹었다. 

부모님 마음이 보석처럼 빛나는 보리수 열매_2
한가득 딴 보리수

우리 어머니는 양은 많지 않아도 이 보리수로 꼭 효소를 만드셨었다. 요즘 매실 액기스를 담그는 것처럼 보리수와 설탕을 섞어 담근다. 먹는 시기와 익는 기간도 매실과 거의 흡사하다. 그래서 그 보리수 액기스를 여름에 시원한 물에 타서 얼음을 띄워 주었다. 돈을 주고 사 먹는 것보다 더 시원하고 맛있었다. 
어머니는 보리수가 열을 내리고 습기를 없애주며 내장기관들을 튼튼하게 해준다며 건강해지는 음료라 설명하셨었다. 알고 보니 여름이 되면 찬 음식을 먹거나 이불을 덮지 않고 자다가 배가 아파 고생하는 우리들을 위해 아버지가 심으셨던 것이다.

그리고 잔가지를 보리차를 끓일 때 함께 넣어 거의 사계절을 물로 마셨었다. 보리수 가지를 넣었다고 보리물의 맛이 특별히 달라지지는 않지만 이렇게 지속적으로 먹으면 기관지와 가래 등에 좋은 약이 된다고 한다. 
감기에 걸리면 기침과 가래가 함께 걸리기에 건강한 겨울과 환절기를 보내라는 부모님의 마음이셨던 것이다. 자식을 위해 부모님들이 심고 기르셨던 보리수 나무를 생각하면 지금도 눈물짓게 된다. 

이러한 보리수나무를 오늘 만나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기르시는 분께 알아보니 집에서큰 화분에 묘목을 심어 길러도 기를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고등학교 교사로서 성대를 많이 사용하는 큰아들이 항상 기침을 달고 지내며 환절기 때마다 기관지염으로 고생한다. 보리수나무를 이용하여 큰아들에게 천연 치료약을 먹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아들을 닮아 손자도 기관지가 약한 것 같으니 보리수나무를 더 알아보고 키워봐야겠는 마음이 든다. 

누구나 부모님이 자식을 위해 해주었던 많은 희생의 모습들을 기억할 것이다. 나또한 그러하다. 오늘은 보리수나무를 만나고 열매를 맛보며 부모님을 생각하게 되었다. 작은 것이라도 부모보다 자식을 먼저 생각하고 행동하시는 부모님. 나또한 내 자식에게 무조건 베풀고 싶은 부모의 마음이다.

박정숙, 보리수나무, 열매, 가지, 효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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