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카노 위에 크림 얹어서 주세요."
지난 5월에 시작해 지금까지, 커피 아르바이트를 시작한지도 벌써 5개월째에 접어들었다. 대형매장 안에 입점 되어있는 매장이다 보니 여름에는 팥빙수를 찾는 고객들 덕에 바쁘게 보냈는데, 요즘은 손님이 뜸해서 걱정이다.
간혹 카페에서 특별한 주문을 하시는 고객들이 있는데, 홍콩에서 오셨다는 한 여성이 기억에 남는다. 항상 아메리카노 위에 휘핑크림을 추가해서 드시던 그분. 궁합이 맞지 않을 것 같은 주문에 의아해 하면서도 해드리곤 했었는데, 나중에 찾아보니 명칭까지 있는 유명한 커피였다. 그 이름은 바로 '비엔나 커피'. 그래서 그 유래를 찾아보니 다음과 같았다.
아메리카노 위에 하얀 휘핑크림을 듬뿍 얹은 커피를 말한다. 오스트리아 빈(비엔나)에서 유래하여 300년이 넘는 긴 역사를 지니고 있다. 차가운 생크림의 부드러움과 뜨거운 커피의 쌉싸래함, 시간이 지날수록 차츰 진해지는 단맛이 한데 어우러져 한 잔의 커피에서 세 가지 이상의 맛을 즐길 수 있다. 여러 맛을 충분히 즐기기 위해 크림을 스푼으로 젓지 않고 마신다.
비엔나에는 정작 비엔나 커피가 없다는 말이 있다. 비엔나 커피의 본래 이름이 아인슈패너 커피(Einspanner Coffee)이기 때문이다. 참고로 마차에서 내리기 힘들었던 옛 마부들이 한 손으로는 고삐를 잡고, 한 손으로는 설탕과 생크림을 듬뿍 얹은 커피를 마신 것이 오늘날 비엔나 커피의 시초가 되었다고 전한다.
출처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962395&mobile&categoryId=301네이버 지식백과
처음에 받은 레시피 목록에 있는 것들이 커피 종류의 전부인 줄 알았었는데, 이날의 경험은 나를 커피의 매력에 빠지게 하였다. 그래서 요즘엔 틈틈이 시간이 날 때마다 학교 중앙 도서관으로 향해 바리스타 관련 책들을 찾아보곤 한다.
대학교에 올라와 패션이 전부였던 내 삶이 부질없이 느껴질 때가 있었다. 잘할 수 있는 분야가 하나밖에 없다는 점이 나를 재미없는 사람으로 만들 때마다 대학생활이 어찌나 지루하던지. 그래서 새로운 취미를 찾기 위해 노력해 왔는데, 아르바이트를 계기로 커피 만들기라는 관심분야를 찾게 되었다.
요즘 휘핑크림이 올라가지 않는 뜨거운 카라멜 마끼아또에 그림을 그려서 드리고 있는데, 평상시에는 뚜껑을 덮어서 가시던 분들도 그림을 그린 이후부터는 뚜껑 없이 가시는 경우가 늘었다.
음료에 그림을 그려서 나가는 발상 하나에, 환경파괴의 주범이라 하는 플라스틱의 사용도 줄일 수 있게 되었으니 얼마나 기쁜 일인가. 또 모양이 예쁘면 맛도 좋다는 옛말처럼 그분들도 기분 좋게 커피를 드셨을 것이다.
대학생이 되어서도 의미 없는 삶을 사는 친구들이 몇몇 주변에 있다. 그런 친구들에게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해 보라는 충고를 해주고 싶다.
동아리에 드는 것도 좋고, 나처럼 아르바이트를 통해 찾는 것도 좋다. 봉사도 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20대이기에 아직 늦지 않았다. 꿈과 관련되지 않더라도, 내가 자신 있게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
나 역시 커피에 그치지 않고 또 다른 취미를 찾아 갈구하고 있다. 정답이 없기에, 더 멋진 내 또 다른 꿈을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