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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넓은 마음으로 양해해주세요
붕어빵 노점에 붙어 있던 글귀
2012-11-09 09:17:34최종 업데이트 : 2012-11-09 09:17:34 작성자 : 시민기자   오승택

겨울 길거리 간식으로 각광 받고 있는 호떡과 붕어빵을 팔기 시작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아파트가 즐비해 있고, 큰 마트와 상점들이 모인 길거리에는 붕어빵을 파는 작은 노점상들이 간혹 보인다. 
예전과 달리 이제는 붕어빵을 파는 곳이 몇 미터 마다 한 개 씩 있어서 이들만의 보이지 않은 경쟁도 엿 볼 수 있다. 밤에 출출함을 참지 못하고 지갑을 들고 붕어빵을 사러 나갔다. 

날씨가 추우니까, 따뜻한 붕어빵과 호떡을 먹으러 온 사람들이 많았다. 그럴수록 장사 하시는 분들의 얼굴에 미소가 느껴졌다. 한 곳에 들어 갔는데 진열대 위에는 붕어빵이 하나도 없었다. 이미 내 앞에 붕어빵과 호떡 포장을 원하는 사람들이 계속 해서 붕어빵을 가져 갔기 때문이었다. 

나의 순서를 계속 기다리기엔 너무 늦을까봐, 발길을 돌려서 한 5미터 거리에 떨어져 있는 다른 붕어빵 집을 갔다. 붕어빵을 만드는 공간은 그리 크게 공간 차지를 하지 않는 편이다. 
그래서 인도 위에 차리는 경우를 많이 보곤 했다. 그런데 인도를 지나가는 사람들이 없을 때는 괜찮지만, 만약에 인도를 이용 하는 사람들이 붐빌정도로 많으면 인도 위에 위치해 있는 붕어빵 노점상들의 공간에 대해 불편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나 유모차를 끌고 다니는 사람에게는 더욱 더 불편함을 느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개인적으로 단 한 번도 붕어빵 노점상으로 인해 불편함을 겪은 적은 없기 때문에 생각 조차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내가 두 번째로 들어섰던 붕어빵 집에서 아주머니가 인도를 이용 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붕어빵 노점상 자리 때문에 불편함을 겪을까봐 걱정을 하셨는지, 지나가는 사람들이 잘 보이게끔 문구 하나를 작성해서 노점상 옆에 붙여 놓으셨다. 

죄송..넓은 마음으로 양해해주세요_1
죄송..넓은 마음으로 양해해주세요_1

'보행에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 넓으신 마음으로 양해하여 주세요.'
읽어 보면 별거 아닌 문구지만 괜히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단순하게 생각 하면 저런 문구를 굳이 쓰지 않아도 됐을 것이다. 
혹여나 보행에 불편을 겪는 사람들도 불편함을 느끼는 짧은 시간에만 '아 뭐야 지나가기가 힘들잖아.' 하고 말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붕어빵 장사를 하는 분께 뭐라고 불만을 토로하거나 화를 내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붕어빵 아주머니는 보행하는 사람들이 겪을지도 모르는 불편함에 대해 미리 미안한 마음을 갖고 양해의 글을 쓰신 것이다. 보행에 어려움을 겪어 심기가 불편해지려고 할 때쯤에 저 문구를 보면 자연스럽게 마음이 녹을 수 있을 것이다. '아 짜증나. 지나가기 힘들잖아.'라는 마음에서 '뭐 그럴 수도 있지. 붕어빵이나 하나 사먹을까?'라는 마음으로 바뀔 수도 있을 것이다. 

요즘에는 남을 배려 해야 한다는 의식이 예전 보다 많이 사라진 추세이다. 내 것이 먼저이고 내가 100% 이익을 봐야 하며, 단 1%의 손해라도 보면 화가 치밀어 오르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잠시나마 짧은 시간동안 보행에 불편함을 겪는 사람이 갖게 되는 짜증스런 마음은 어찌 보면 이런 배려 없는 사회 속에서 자연 스럽게 생겨 난 버릇이 아닌가 싶다. 

그런 사회 속에서 보행 하는 사람을 배려 하는 아주머니의 마음이 느껴지는 저런 문구를 보고 마음이 따뜻해졌다. 무엇보다 저 붕어빵 집에 붙여져 있는 문구가 특별했던 이유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저런 문구를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인 것 같다. 
깊은 인상을 남긴 이 곳 붕어빵 집에 붙어 있는 문구를 지나 갈 때 마다 보게 된다면 계속 해서 수 십번이고 마음이 따뜻해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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