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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위생적인 어묵 간장종지
2012-12-01 11:38:37최종 업데이트 : 2012-12-01 11:38:37 작성자 : 시민기자 이영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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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처음 어묵(오뎅)을 먹어 본 것은 중학교때였다. 시골에서 살다가 읍내에 있는 중학교에 입학한 3월, 길거리에서 팔던 어묵 맛은 가히 일품이었다. 무와 대파를 쌀어 넣고 끓인 뜨거운 어묵 국물로 우려내 말랑말랑하고 야들야들한 그것을 간장에 살짝 찍어 먹었을때의 그 맛, 짭쪼롬한 간장맛과 어울린 그때의 첫 느낌은 지금도 지울수가 없다. ![]() 비위생적인 어묵 간장종지_1 모든 음식들이 다 그런건 아니지만 적잖은 사람들이 어떤 음식을 밖에서 사 먹으면서 하는 말이 있다. "야, 맛있다. 그런데 집에서는 왜 이런 맛이 안나지?" 그럴때마다 식당 주인들은 "밖에서 먹는게 맛이있어야 우리도 장사해서 먹고 살지요"라고 웃으며 추임새를 넣어 준다. 어묵도 마찬가지다. 주부로써 각종 부재료를 넣고 맛있는 육수를 만든 다음 집에서 아무리 해도 밖에서 사먹는 그 맛이 안난다. 역시 어묵은 포장마차의 그것이 제일이다. 어묵은 간장에 찍어 먹어야 제 맛이 난다. 어묵 국물을 아무리 잘 우려내도 간장이 시원찮으면 맛이 반감된다. 그렇다고 어묵 국물통에 간장을 냅다 부어 처음부터 간을 맞출 수는 없다. 어묵과 간장은 떼어 놓을수 없이 가까운 사이다. 그렇지만 사실 고민이 있다. 내가 좋아하는 이 음식의 간장이 나의 고민거리다. 안 먹으면 그만이니 고민할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당기는걸 어떻게 안 먹을수 있나. 이 어묵 간장 종지의 위생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어묵의 간장 종지는 그냥 웃어 넘길 이야기는 아니다. 어묵 집 간장종지는 대개 비위생적이다. 종지 자체가 여러사람이 쓸수 있도록 돼 있는 '공용'이므로 어묵 간장 종지에 누구의 침(타액)이 얼마나 섞여 있는지 도무지 알수 없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찍어 먹으니. 또한 그런 상태의 간장이 다음날 다시 등장할지 모른다는 사실이다. 사소한 것 같지만, 이 의혹들은 먹을거리의 위생 청결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결코 사소한 문제가 아니다. 그래서 생각 있는 포장마차는 종지에 곧바로 어묵을 찍지 말고 종지 안에 붓을 넣어두고 그걸로 발라 먹게 해놓았다. 하지만 이 또한 어묵과 종지를 오가야 하므로 직접 어묵을 종지에 찍는거 보다야 덜하겠지만 그래도 종지에 다른 사람의 타액을 묻힐 수밖에 없다. 간염이나 기타 전염병의 전파를 우려해서 술잔도 안돌리는 추세에 비하면 어묵의 간장종지는 참 비위생적일수밖에 없다. 그러니 우리 포장마차 사장님들이 좀 신경좀 써주면 좋겠다. 처음 간장량을 1인분씩으로 만들어 주고, 그것만 먹고 나면 곧바로 버릴수 있게 하는 식으로 말이다. 또하나 방법은 정수기처럼 컵을 갖다 대면 물이 나오는 식처럼, 어묵을 대고 꼭지를 누르면 약간의 간장이 쪼르르 나오게 하는 방식은 어떨런지. 그것마저 어렵다면 상가집 같은데서 쓰는 조그만 종이컵 소주잔을 써서 거기에 본인이 먹을만큼만 덜어 먹게 하고 다 먹은 다음 본인들이 알아서 그 간장 컵을 버리게 하는 식이다. 남을 배려하는 마음은 포장마차나 시민들이나 따로일 수 없다. 지금 생각으로는 가장 빨리 실천할수 있는 방법이 포장마차 사장님들이 공용 간장종지 대신 조그마한 종이컵을 준비하는 일일것 같다. 이 참에, 우리 수원시내 모든 포장마차의 어묵 간장 종지는 전부다 그렇게 좀 해줬으면 좋겠다. 이게 어른들만 먹는게 아니라 어린 청소년들이 워낙 좋아하는 음식이고, 또한 이 아이들은 위생관념이 적어서 공용 간장종지에도 아무런 의식 없이 푹푹 찍어 먹으니 더욱 그렇다. 포장마차 사장님들의 영업 방식의 개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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