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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기를 귀찮아 하는 요즘 아이들
텔레비전, 컴퓨터, 휴대폰에 몰입된 부작용
2012-12-05 16:21:50최종 업데이트 : 2012-12-05 16:21:50 작성자 : 시민기자 이영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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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애가 유난히 필기를 안했다. 공부한다며 책상에 앉아있는 걸 보면 눈으로 책은 보는데 손은 책상 아래로 내리고 있는 경우가 흔했다. 처음에는 그저 제녀석이 잘 알아서 하려니 했고, 그 후에도 굳이 공부하는 방식까지 부모가 이래라 저래라 하기도 뭣해서 그냥 두었다. 필기를 귀찮아 하는 요즘 아이들_1 아무래도 안되겠다 싶어 학교 담임선생님께 전화를 걸어 자주 찾아 뵙지도 못하고 해서 죄송하다며, 아이의 학교 수업 태도는 불량하지 않는지, 다른 아이들을 괴롭히거나 선생님 말씀을 잘 안듣는건 아닌지 등 몇가지를 여쭈었다. 그러나 다행히 아이가 그렇게 되바라지거나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기에 안심을 히고, 이어서 아이의 필기 하지 않는 학습 태도를 지적하며 선생님께 자문을 구하자 선생님은 의외로 쉽게 대답했다. "호호호. 맞아요. 그런데 그게 요즘 애들이 많이 그래요. 정말 많이요" 선생님의 말씀은 한두명의 일이 아니라 요즘 아이들 대부분이 그런다며 공부를 잘하든 못하든 그게 요즘 아이들의 추세라는 사실을 알려주셨다. 선생님 말씀 역시 글씨를 써가면서 하는게 훨씬 효과적이라는 것을 아이들에게 누차 설명을 했지만 아이들이 쉽게 들어먹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아이도 그중 하나였던 셈이다. 전화를 끊고 나서 이내 고민이 됐다. 학교에서는 몇 년 전부터 수업시간에 연필과 공책을 꺼내지 않고 단지 교과서만 꺼내어 수업을 받는 학생들을 많아졌다고 한다. 이런 학생들은 TV나 휴대폰, 컴퓨터 오락에 너무 익숙해버린 것을 쉽게 느낄 수 있으며, 공책 정리는 물론 수학문제를 푸는 것조차 귀찮아 하는 유형도 있다는 것이다. 인터넷을 즐기고 컴퓨터 게임에 익숙하다 보니 마우스로 클릭하면 모든 것이 이루어지지 때문에 빠른 것을 좋아하고 머리를 써가며 연필을 가지고 문제를 풀어나가는 접근 방법을 싫어하는 것이다. 선생님과의 통화를 바탕으로 그날 저녁 아이를 불러 이야기를 나눴다. 학교와 학원의 이야기가 모두 맞기에 아이의 습관을 바꿔줘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아이도 솔직히 말했다. 언제부턴가 필기가 귀찮아졌다는 것이다. 그리고 암산하다가 실수로 수학 같은 데서 틀리는 문제가 있음도 시인했다. 다행이 아이가 자기 잘못을 알고 있었고 고치겠다는 생각이 없는것도 아니었다. 아이와 약속을 했다. 연필을 가지고 쓰며 공부하는 습관을 기르기로. 다른 학부모님들도 자녀들의 필기 습관에 대해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과목에 따라서는 눈으로 공부할 수 있는 것과 볼펜과 연필을 가지고 실험을 통해서 얻어지는 과목도 있다는 것을 느껴야 할 것이다. 직접 볼펜과 연필을 가지고 문제를 어떤 방식으로 접근할 것인가를 설계해보고, 그 설계에 맞게 결론을 얻으려고 노력 하다보면 차츰 흥미도 가질 수 있게 될것이다. 처음에는 힘들겠지만 친구나 선생님께 E메일만 사용하지말고 가끔 우체국을 통한 편지도 직접 써서 보내기도 하고 과제도 인터넷에서 찾아 복사와 편집만 해서 제출할 것이 아니라 직접 써서 제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이들이 볼펜과 연필과 공책으로 하는 필기의 위력을 제대로 느껴볼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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