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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레알사전 속의 크리스마스
2012-12-24 23:09:31최종 업데이트 : 2012-12-24 23:09:31 작성자 : 시민기자   김동언

어제 개그콘서트를 보는 중에 함께 보던 가족들이 빵터진 코너가 있었다. 새로 시작하는 코너인 듯한데 '현대 레알 사전'으로 일반적인 사전에서 정리해 놓은 단어의 뜻을 현대의 사람들이 인식하는 대로 표현하는, 현세태를 비꼬고 풍자하는 의미로 풀이하는 코너이다. 

현대레알사전 속의 크리스마스_1
현대레알사전 속의 크리스마스_1

이번에 정의를 내리는 단어는 아무래도 크리스마스가 가깝다 보니 '크리스마스'에 관한 것이다. 
먼저 여자친구가 있는 남자에게 크리스마스란 예수님 생일 선물을 여자친구에게 주는날, 남자친구가 있는 여자에게 크리스마스란 예수님이 만들어 주신 또 다른 내 생일, 솔로 남자들에게 크리스마스란 여자 꼬시러 가서 "야, 남자친구가 없는 애들은 다 이유가 있구나."하면서 밤새 술 마시는 날, 솔로 여자들에게 크리스마스란 자기들끼리 방 잡아서 파자마 입고 "너희들이 있어서 외롭지 않아."라고 말하며 밤새 핸드폰 만지작 거리는 날, 군인에게 크리스마스란 초코파이 두 개 먹는 날 등 다양한 시각에서 크리스마스를 풀어 설명했다. 

역시 크리스마스는 연인과 솔로의 입장에서 어떻게 달리 느껴지는지 여실히 알 수 있게끔 해주었다. 그런데 과연 크리스마스가 연인과 솔로로 나누어 표현이 될 수밖에 없을까. 

현대레알사전 속의 크리스마스_2
현대레알사전 속의 크리스마스_2

어린 시절 정말 산타 할아버지가 있다고 믿던 시절이 있었다. 크리스마스 전날 밤에 가지고 싶던 장난감을 소원으로 빌고 자면 다음 날 산타 할아버지가 내 마음을 읽기라도 한 마냥 그 선물에 머리맡에 놓아져 있어서 행복했던 때였다. 
그리고 조금 커서는 부모님이 그 산타 할아버지라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그 것을 입밖으로 내면 선물이 사라질까봐 모른 척 순진한 척을 하던 시절도 있었다. 가족이 전부였고 부모님과 지내는 시간이 너무나 행복했던 그 때였다. 

하지만 점점 나이가 들고 보니 부모님과 가족이 아닌 동성친구들과 함께, 때로는 이성친구와 함께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해가 많아졌다. 
연말이 되면 많은 모임으로 친구들은 자주 보게 되지만 오히려 함께 지내며 고맙다고 말해야 하는 가족에게는 소홀해진다. 부모님들도 이제는 가족 모두가 크리스마스에 집에서 함께 하는 것을 바라지 않으신다. 
아니, 바라지 않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컸음을 인정하고 각자의 생활을 하는 것을 인정하셨음일 것이다. 

오늘같은 크리스마스이브에 수원역을 비롯한 인계동과 각 대학 주변까지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넘쳐나게 될 것이다. 다들 들뜨고 기쁜 마음에 징글벨 노래도 불러가며 크리스마스를 맞이하게 된다. 젊은 사람들은 그렇게 함께인 친구들과 연인이 전부인 것처럼 생각되어 집에 있을 부모님은 잊게 될지도 모른다. 

어린 시절 산타할아버지가 부모님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받았던 큰 충격을 받았던 꼬맹이가 커서 크리스마스에 "친구들과 놀다 들어갈게요. 먼저 주무세요."라고 외출하는 어른이 되었다. 이런 어른이 또 시간이 지나면 한 가정을 이루게 되어 산타할아버지가 될 것이다. 

현대레알사전 속의 크리스마스_3
현대레알사전 속의 크리스마스_3

친구들과 또는 연인과 화려한 거리에서 밤새도록 함께 있는 것도 좋지만 조금은 일찍 귀가하여 가족과 함께 집에서 따뜻한 이야기와 함께 옛 기억을 떠올리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집에 갈 때 자신이 받았던 것들에 대한 보답으로 자식들이 산타할아버지가 되어 가족들의 선물을 하나씩 준비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지금 이 시간 모두가 행복해하는 크리스마스 이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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