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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크리스마스~!
2012-12-25 07:56:28최종 업데이트 : 2012-12-25 07:56:28 작성자 : 시민기자 임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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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는 사실 기독교에서 믿는 예수님이 태어나신 날을 기념하는 날이지만 어린이들에게는 선물받는 날이며 어른들에게는 1년간 고생한 자신들에게 하루의 휴식을 주는 날이며 연인들에게는 성탄절이라는 핑계를 가지고 자기들끼리 즐겁게 데이트하는 날이다. ![]() 크리스마스를 기념하는 케잌을 파는 모습 너무 사람들이 몰리는 곳으로 나가면 분명 고생할 것만 같았고 그렇다고 그냥 밍숭맹숭하게 보낼 수는 없다는 생각에 조촐하게라도 와인 한 잔과 간단한 다과로 크리스마스를 만나고 싶었다. 그런데 보통사람들의 생각이 비슷해서인지 아니면 원래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사람들이 모두 마트로 나오는 건지 와인 한 병 사러온 마트에는 주차할 공간이 부족할 정도로 차와 사람들이 들어차 있었다. 아마도 크리스마스 아침에 자식들의 양말에 선물을 넣어주려는 부모님들이 한꺼번에 몰린 것 같았다. 그래서인지 의외로 식품관에는 사람들이 덜 붐볐기에 와인을 선택하기에는 그리 나쁘지 않은 환경이었다. 평상시에는 달콤한 느낌의 발포와인을 즐겨 마셨지만 왠지 크리스마스에는 쓰고 듬직한 그런 와인을 마시고 싶었다. 하지만 어떤 것이 내가 원하는 느낌의 와인인지 몰라 직원분께 문의를 드리니 전문적인 용어로 바디감이 좋은 것이라고 하시면서 평상시에 사는 것보다 3만원이나 비싼 녀석을 추천해 주셨다. ![]() 너무나도 종류가 다양한 와인진열대 다른 날이라면 생각지도 않고 내려놓았을 것이지만 크리스마스 이브라는 특별한 이벤트를 맞아 거금을 지불하고 와인 한 병을 사서 집으로 향했다. 그리고 듬직한 와인을 맞아 어울리는 안주를 찾아보니 참치와 크래커가 있길래 크래커 위에 참치를 올린 카나페를 만들어 모든 준비를 마쳤다. 하지만 신혼초와 달라진 점이 있다면 이제는 잘 걷고 말도 조금씩 하는 아들녀석이 빽빽소리를 지르며 자신도 한자리 차지하겠다고 징징거리고 있다는 점이었다. 언제가는 커서 같이 와인을 한 잔 할 수 있다면 더할나위없이 좋겠지만 지금은 오렌지 주스를 빨대컵에 담아 한자리를 꿰차고 앉았다. 물론 안주(?)는 어른들이 먹는 크래커를 먹기로 하고 말이다. ![]() 조촐하고 소박하지만 너무나 행복이 묻어나는 상차림 그렇게 소박하지만 행복한 우리들만의 크리스마스 맞이하기 행사는 시작되었다. 와인마개를 따고 한 잔씩 따르고 나니 그 묵직한 냄새에 한 번 그리고 검붉은 빛깔에 한 번 취하고 마지막으로 한 잔 마시고 나니 씁쓸한 맛에 취해버렸다. 그리 도수가 높은 것 같지는 않았지만 왠지 모르게 기분좋게 취하게 하는 그런 맛이 있었다. 평소에는 한 병을 둘이서 다 마시지 못하고 조금은 버리는 편이었지만 왠일인지 어제는 술이 잘 넘어갔다. 아마도 비싼 값을 지불하고 온 것이라서 그런지 버리기는 아깝다는 잠재의식이 작용한 것이 아닌가 싶다. 그렇게 그렇게 와인 한 병을 둘이서 나누어 마시고 나서 양치를 했는지 안했는지 모르고 잠들어버렸다. 밤 12시가 넘어갈 때 마지막 건배를 하자고 약속하고 시작한 술자리였지만 12시는 커녕 10시도 못 되어버려 잠이 든 것 같다. 그리고 평상시보다 일찍 눈이떠져 어제의 잔재를 치우고 쌓여있던 재활용 더미를 버리러 나간 바깥세상은 온통 흰색의 향연이었다. 크리스마스를 축복해 주는 순백의 눈으로 덮힌 차량들 바로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2012년 한 해를 축복해 주고 있었다. 평상시 눈이 왔다면 자동차에 쌓인 눈을 어떻게 치우나 혹은 회사까지의 출퇴근길이 평소보다 막힐 것 같아 짜증부터 났겠지만 오늘은 회사갈 일도 없거니와 특별한 날 순백의 아침을 맞이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나도 축복이었다. 아직 아무도 밟지 않은 듯한 눈밭을 걸으며 2012년 한 해를 되돌아 보았다. 새해에 세웠던 여러가지 계획들과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결과물들 하지만 그러한 무모한 계획들을 이루기 위해 노력했던 하루하루가 스쳐지나갔고 어쩌면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여 허탈해야 할 올 한해이지만 분명 그 과정상의 노력이 있었기에 그걸로 나 자신에게 충분히 수고했다고 위로해 주고 있었다. 아직 완연히 동이 트지 않은 크리스마스 당일아침. 수원시민 모두들 메리 크리스마스~!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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