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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연시 얼어붙은 도움의 손길
2012-12-27 19:32:38최종 업데이트 : 2012-12-27 19:32:38 작성자 : 시민기자   김동언

수원 도청 네거리 길에 세워져있는 온도계모형이 있다. 크기가 아주 큰 온도계이다. 이것은 진짜 현재의 온도가 몇 도인지 알려주는 온도계가 아니다. 바로 불우이웃을 돕는 성금의 액수만큼 온도가 올라가게 만들어진 것이다. 

연말연시 얼어붙은 도움의 손길  _2
연말연시 얼어붙은 도움의 손길 _2

올 겨울 유난히도 빨리 추워지고 매서운 추위가 시작되는 어느 즈음에 만들어진 것으로 기억하는데 처음에는 온도를 나타내는 불은 띠가 제일 아래에 있었다. 차를 타고 수원역을 가다 보니 그 곳을 지날 때마다 유심히 보게 되는 따뜻한 손길의 온도계. 얼마나 올랐나 살펴보게 된다. 

얼마 전 뉴스에서 경기가 얼어붙어 불우이웃을 돕는 손길마저도 얼어붙었다는 기사를 접하게 되었다. 그래서일까. 붉은 기온의 온도가 빨리 오르기를 소망하는 내 마음과는 달리 천천히 천천히 거북이마냥 잘 오르지 않는 것만 같아 속상하기도 하다. 

구세군에 도움을 주면 저 온도가 조금이라도 빨리 오를까 내 마음을 담아 수원역의 구세군을 찾았다. 유동인구가 전국에서 과히 최고라 할 수 있는 수원역이지만 구세군의 종소리는 쓸쓸하게 들린다. 붉은 옷을 입고 종을 흔드는 구세군에게 관심을 갖는 사람이 없어서였다. 

요즘은 구세군이 현금만 받는 것이 아니다. 모금함 바로 앞에 떡하니 카드 단말기가 자리잡고 있다. 현금이 없어 성금을 하고 싶을 때 못하는 상황을 대비하였다고 한다. 올해는 예년에 비해 유난히 도움을 주는 손길이 줄었다고 한다. 이렇게 해서라도 모금을 늘리려고 하는 구세군의 생각이 진일보한 것이라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만큼 모금이 되지않는 것만 같아 씁쓸하기도 하다. 

연말연시 얼어붙은 도움의 손길  _1
연말연시 얼어붙은 도움의 손길 _1

조그마한 정성이라도 보태고 나니 왠지 어려운 사람들에게 직접 도움을 준 것마냥 뿌듯했다. 사실 이정도의 돈으로는 도움을 주었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우스운 일이지만 이런 작은 마음마음이 모여 어려운 사람들에게 겨울을 따뜻하게 나는 것이라 생각한다. 많은 돈과 큰 도움을 주겠다고 생각하면 그 때부터 부담이 되고 미루다가 결국은 포기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수원역을 들러 친구들과 밥을 먹고 술자리를 가지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중에 구세군을 찾아 따뜻한 마음까지 장착하고 나서 돌아오는 길에 본 사랑의 온도계는 그날따라 왠지 더 커대해 보였다.

아직 한겨울이다. 이 추운 겨울은 아직 한참이나 남았다. 많은 어려운 사람들이 살이 에는 듯한 추위에 잔뜩 몸을 웅크리고 따뜻한 도움의 손길을 기다린다. 연말연시인지라 모임이 잦아 지출이 많아지는데 자신을 위한 지출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이웃을 돌아보고 아파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한다. 분명 금전적인 지출은 있지만 더 큰 무엇을 얻을 수 있다.

불우이웃을 위한 온도계가 점점 따뜻해지는 것을 보고 싶다. 도청 앞을 지난 많은 수원시민들도 그 온도계를 보고 눈금이 한 단계씩 오르는 것을 보며 행복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새해가 되면 다시 한 번 구세군을 찾아 작은 정성을 보태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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