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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산과 기흥호수와 함께하는 새해맞이
2013-01-02 07:03:56최종 업데이트 : 2013-01-02 07:03:56 작성자 : 시민기자   임동현

언제나 그러했지만 달력의 첫장이 시작되는 시기에는 아직도 예전 달력이 더 익숙하곤 하다. 그래서일까 계사년 한 해가 시작되었음에도 아직 습관적으로 날짜를 기록할 때는 2012를 먼저 치곤 한다. 
하지만 이미 만으로 하루가 더 지난 2013년이 밝았고 2013년의 첫번째 행복한 휴일인 1월1일 신정휴일에는 동네분과 함께 경희대 뒷산인 매미산에 올랐다. 
수원으로 이사오고 나서는 항상 기흥호수에 가서 넓게 펼쳐진 호수와 동터오는 하늘을 보며 한해 각오를 다지곤 했지만 2013년은 좀 더 특별한 새해를 맞이하고 싶어서였다.

오전7시에 집 앞에서 만나 차로 이동하기로 했지만 막상 밖으로 나와보니 정말로 펑펑 내리는 눈 때문에 제대로 산행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하지만 이왕 가기로 한 거 제대로 한 번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안쓰던 아이젠을 챙기고 두툼한 장갑까지 챙겨 그분의 차에 올랐다.

애초 계획은 광교산에 오르는 거였지만 영통에서 광교산까지 차로 가기에는 펑펑내리는 눈 때문에 너무 위험할 것 같았고 그럼 걸어서 갈만한 거리인 매미산으로 가자고 목적지를 급 수정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렇게 차로 5분 정도 달려 경희대 안쪽에 차를 주차시키고 한 번도 차보지 않았던 아이젠을 찼다.

꽤나 높은 철제발이 걷는데 불편할 줄 알았지만 꽤나 높게 쌓인 눈길에서는 그 철제발이 미끌리지 않게 중심을 잡아주니 왜 겨울산에 갈때는 아이젠이 필수인지 알 수 있었다. 경희대 정문을 나와 샛길을 통해 산에 오르기 시작하였다. 
많은 양의 눈에도 불구하고 새해의 각오를 다지기 위해서인지 많은 분들이 산을 오르고 계셨고 만나는 분들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라는 덕담을 건네며 즐거운 산행은 시작되었다. 매미산은 대체로 경사가 완만하고 바위가 없어서 가족들이 같이 걷기에 딱 좋은 코스였다. 

하지만 북한산이나 관악산처럼 조금 더 높고 험한산을 기대하셨다면 많이 실망할 수도 있겠지만 가족들의 산책코스로서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산이였다. 평상시에 많은 얘기를 나눌 기회가 없었던 지인분과도 이런저런 세상살이 얘기를 하며 걷다보니 시간 가는줄 모르게 어느덧 중턱에 다다랐다.

시야가 탁 트이면서 우리의 앞으로 보이는 것은 바로 기흥호수와 용인-서울간 고속도로였다. 펑펑 내린 눈 덕분에 온 세상이 하얬고 2012년의 안 좋았던 일들을 다 씻어주는 듯한 느낌이었다. 또한 시원스레 뚫려있는 고속도로는 2013년 한 해 열심히 달려보라는 듯한 메시지를 나에게 보내주는 듯 싶었다.

매미산과 기흥호수와 함께하는 새해맞이_1
매미산에서 바라본 기흥호수

그렇게 잠시 사진도 찍고 새해 각오도 다지며 쉰 다음 다시 발걸음을 재촉하여 매미산 정상에 도착하였다. 벤치 몇 개와 정상임을 알려주는 정상표시석 그리고 여러명의 사람들이 준비해 온 커피를 마시고 있었고 우리도 준비해 온 음식을 나눠먹으며 새해를 자축하였다. 

오래 쉬기에는 내리는 눈과 강하게 부는 바람에 체온이 떨어져 힘들었고 다시 발길을 재촉해 경희대로 진입하였다. 시작은 경희대 정문의 샛길에서 시작하여 산길은 경희대를 끼고 한 바퀴 크게 돌고 나오는 곳은 경희대 국제학사가 있는 곳으로 나오는 완전 경희대 투어가 따로없었다.

젊은 학생들을 볼 수 있었으면 더할 나위 없었겠지만 추워서인지 아님 이른시간이어서인지 학생들은 볼 수 없었고 모두들 우리와 같은 등산객들이었다. 잠시 경희대 안길을 걸어 주차장으로 향했고 짧은 등산을 마치고서 진정 한 살을 더 먹기 위해 떡국을 먹으러 인근 마트로 향했다.

각자 떡국 하나씩을 주문하고 잠시 음식을 대기하는 동안 주위 사람들을 둘러보니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가족단위로 꽤나 많이 쇼핑을 나왔고 우리와 같은 생각이었는지 다들 떡국을 드시고 계셨다. 그래서인지 주문한 떡국은 꽤 시간이 지나서야 나왔고 등산을 마쳐 배고픈 상태에서 우리는 허겁지겁 떡국 한 그릇을 해치웠다. 

그렇게 또 한 살을 먹었다. 
어른들이 항상 20대는 20km/h의 속도로 흐르고 30대는 30km/h의 속도로 40대는 40키로의 속도로 흐른다는 말씀을 하시곤 하였는데 정말로 갈수록 세월의 흐름은 빠르기만 한 것 같았고 특히나 아들이 태어나고 난 이후의 시간의 흐름은 아들이 자라나는 것을 보면서 정말이지 더 빨라진 것만 같았다.

하지만 예전처럼 세월이 빠르다고 한탄만 하고 있을 시간은 없었다. 부지런히 일하고 운동하고 놀고 그렇게 열심히 살아도 부족한 시간이라는 것을 이제는 알아버렸기 때문이다.
2013년 새로운 한 해. 짧지만 그래도 열심히 달려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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