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직이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기보다 어려운 시절이다.
며칠전 우리 회사에서 신입사원 면접이 진행됐다. 많은 인원을 뽑는 일이 아니어서 간단히 전형한 뒤 소수만 선발하려 했으나 너무 많은 인원이 몰려 일이 커졌다.
또한 많은 인재가 몰리다 보니 우수 자원도 참 많았다. 스펙으로 놓고 보자면 내가 과거에 대학 졸업한 뒤 입사시험 보던 때와는 비교도 안될만큼 소위 빵빵했다.
당시의 내 실력으로 요즘 취업하려고 도전한다면 나는 아예 원서조차 내지 못할 만큼 비교가 안될 정도여서 정말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다.
서류만 놓고 보면 좋은 학교를 졸업했고, 영어 구사 능력도 뛰어나다. 토익 토플의 고득점 에 회화도 기본으로 좔좔좔... 봉사활동에 해외 어학연수에 몇가지 자격증, 그리고 심지어 마술이나 한지공예 특기까지...
면접중에 정말 우리 회사에 들어오기에는 아까울만큼 우수한 스펙을 가진 지원자에게 물었다.
"자신이 남들보다 특히 잘하는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해요?"
지원자는 잠시라도 망설일것 없이 거침없이 대답했다.
"제가 잘 하는 것은 영어입니다. 저는 프리토킹은 기본이고 동시통역까지 가능합니다. 그리고 저는 제2외국어로써 프랑스어도 함께 공부했기 때문에..."
예상되는 대답이었다. 이 지원자는 외국에 나가 있는 부모님 덕분에 그곳에서 자라면서 영어를 못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내가 물은건 그런 의도가 아니었다. 그리고 영어를 잘하는게 강점이기는 했지만 솔직히 영어는 다 잘한다. 심지어 해외파트가 아니면 기업들이 그토록 요구하는 영어의 토익토플 써 먹을 일 조차 없다.
지원자는 내 질문의 의도와는 다르게 자신이 강점이라고 여기는 부분에 대해 어필했다. 어쨌거나 본인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하니 그렇게 듣고 말았다.
안타깝게도 그 후 몇 명의 지원자 역시 비슷한 대답이었다. 영어, 자격증 가지고 있는 일, 유명 공모전에서 입상한 일 같은 스펙들.
그러나 내가 바란건 그게 아니었다. 자신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물었던건데 지원자들은 쉽게 대답하지 못했다.
영어나 자격증같은것이 아니라 자신이 특히 잘하는 점, 자신의 성장 원동력이라고 생각하는 점, 자신의 열정을 보일수 있는 것을 묻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오래전 학창 시절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The early bird catches the worm)'는 영어 문구 다들 외워 봤겠지만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작은 것 하나가 다른 사람과는 다른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다.
즉 "내가 남들과 다른 무언가는 일찍 일어 나는 것입니다"라는 대답을 바란 것이다. 다소 엉뚱하게 들릴수 있지만 면접자가 바라는건 이력서 상에 증거자료로 제출된 영어 실력이나 자격증, 공모전 입상기록이 아니다.
이력서에 없는, 내가 남들보다 일찍 일어날 수 있는 것은 특히 잘하는 점이다. 일찍 일어난다는 것이 그리 대단한 능력으로 보이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일찍 일어나는 습관에는 여러 가지 이점이 따른다. 남들보다 부지런하고 성실해질 수 있고, 긴 하루를 보낼 수 있고, 남들보다 더 많은 시간을 얻게 되고, 삶이 여유로워 지고, 아침 출근 시간 만원 지하철에 시달리지 않아도 되고, 교통 체증 때문에 자동차의 경적을 울리는 횟수도 줄어들고, 조용한 출근시간을 통해 영혼이 여유로워지는 책 한 권을 읽어보는 것은 자기 개발하는데 도움도 되고... 등등 이루 다 헤아리기 어렵다.
면접장까지 함께 올라 온 지원자들은 실력만 놓고 보면 거의 오십보 백보라고 보면 맞다. 연봉을 엄청 많이 주는 기업에는 거기에 맞는 고스펙에 고학력에... 또는 그보다 조금 낮은 중급 기업에는 또 거기에 맞는 스펙의 지원자가 몰리는게 인지상정이다.
그렇다면 결국 합격의 열쇠는 첫인상이다.
내가 면접관에게 어떤 첫인상을 심어주는가, 어떤 임팩트를 줄것인가에 달려 있다고 본다. 그걸 어필하는 방법은 지원자 개성과 개개인의 능력에 달려 있는 것이겠으나 중요한 것은 작은거라도 그걸 작게 생각하지 말고 자신의 장점으로 승화시켜 면접관을 감동시키는 것이다.
첫인상은 외모도 있고, 외모는 특별히 탤런트처럼 잘 생기지 못했어도 뛰어난 언변술로 상대방을 휘어 잡을수 있는 능력이나, 조직생활에서 짧은 순간에 보여줄수 있는 강한 개성, 리더쉽 같은게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도 지금은 대통령 선거 전에 TV토론을 하고 있는데 과거 미국의 예를 보면 케네디와 닉슨의 토론 당시 케네디는 TV의 중요성을 간파하고, 국민에게 젊음과 패기의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말끔한 모습과 자신감 있는 태도로 토론에 참여했다. 반면 닉슨은 허름한 모습과 산만한 태도로 토론에 임해 노회하다는 인상을 받게 했다.
결과는 다 아시다시피 케네디의 승리였다. 흥미로운 사실은 TV가 아닌 라디오로 토론을 들은 유권자들은 닉슨에게 많은 표를 선사했다. 토론내용을 분석한 전문가들도 닉슨이 더 논리정연하고 훌륭한 토론을 했다고 한다.
그런데 결국 선거 결과를 결정지은 것은 TV로 보여진 두 후보자의 첫인상이었던 것이다. 그 첫인상에서 국민들은 케네디로부터 강한 느낌을 받은 것이다.
입사 면접뿐 아니라 일반 대인관계에서도 나를 어떻게 어필하느냐에 따라 사업이든 비즈니스든, 혹은 중요한 계약에서든 결과가 상당히 달라질수 있다고 한다. 나의 첫인상을 강하게 줄수 있는 능력을 키워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