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와 노여움도 나로부터 비롯된다
2013-01-31 08:37:36최종 업데이트 : 2013-01-31 08:37:36 작성자 : 시민기자 김기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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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울화통 터지고 노여움에 치를 떨기도 한다. 또는 별일 아닌데도 짜증도 내고 조급하게 보채기도 한다.
그러나 지나고 보면 그게 참 별거 아닌데 사소한 일에 목숨 걸었구나 하는 경우가 대부분 아닐까 싶다. 실제로 주위에 보면 별것도 아닌 일에 화를 내는 사람이 있다. 화를 내는 것은 단순히 화를 내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몸 세포 하나하나에도 화가 미쳐 몸을 망가뜨린다. 그러나 감사함과 즐거움으로 사는 사람은 세포하나 하나에 기쁨을 심어주어 병든 몸도 건강하게 만들어 준다고 한다. 바늘 가는데 실 가듯 마음가는데 몸이 따르는 것은 마음이 몸의 주인이기 때문이다. 화를 자주 내면 병이 생기고 단명 한다는 얘기를 들려줘도 오래 살려고 성격을 고치는 사람은 보기가 힘들다. 습관을 고치기란 그렇게 쉬운 것이 아닌듯 하다. 화를 자주 내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자기 뜻대로 되지 않으면 금방 반응이 나타난다는데 있다. 집에 들어왔는데 곧 바로 밥을 내오지 않으면 화를 내는 남편, 남편이 들어올 시간이 지난 다음 들어오면 화부터 내는 아내, 자식의 통지표를 보며 남들은 우등상을 받아오는데 이걸 성적이라고 받아오느냐는 팽개치는 엄마, 직원들이 일을 제대로 못한다고 소리를 지르는 회사 간부와 경영자. 하지만 우리가 평소에 아귀같이 덤벼들고 사생결단을 하였던 일들이란 너무도 사소한 일들이다. 지고 살아도 상관이 없는 삶인데. 오히려 지고사는 것이 그대를 편하게 할지도 모른다. 다니던 직장을 관두고 택시 운전을 하는 친구가 언젠가 아주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 주었다. 듣고 보니 참 그럴만도 했다. 다른 일들이 대개 그렇고, 사람 사는 일이 원래 그런지라 항상 '참고 살자'하는게 인생살이에 가장 보편타당한 진리라는게 이 경험담을 이야기 해준 친구의 전언이다. 그래도 친구는 택시 운전을 하면서 얻은게 있다면 참고 인내하는 것이야말로 정말 명심보감처럼 새기며 살아야 하는거구나 깨달았다고 한다. 분노와 노여움도 나로부터 비롯된다_1 택시 운전 하시는 분들중 몇 시간을 공치고 다녔느니, 짜증나는 승객 때문에 열이 뻗친다느니 하는 소릴 하는 젊은 기사들에게, 관록깨나 붙은 개인 택시기사들이 단골로 건네는 말은 "다, 복골복이여!" "택시손님 정해져 있다는 말 모르나?" 여기서 말하는 '복골복'이란 말은 원래 '복불복(福不福)'의 잘못된 표현이지만 어쨌거나 택시기사들에게는 이 '복골복'이란 말은 항상 실감난다고 한다. 어느날, 아침부터 손님 한분이 뒷좌석에 오바이트를 마구 하더란다. 전날 밤 억수로 펐더니 새벽에 술기운이 올라왔다고. 친구는 택시 청소비는 받았지만 거기에 뺏긴 시간까지 합하면 영업 손실이 여간 큰게 아니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뒤에 타신 다른 손님 3명은 연달아 막히는 골목에만 들어가더라나. 그거야 손님의 목적지가 그러니 별수 없지만 택시들은 이게 정말 고역이라 뿌질뿌질 마음이 조급해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손님을 내려 드린후 차를 막 빼는데 저만치서 젊은 청춘 남녀 두명이 손을 휘둘렀다. 친구 차를 본것이다. 냅다 악세레타를 밟아 바로 옆에 대자 청년은 바로 탑승하지 않고 뒷좌석 문을 열어제친 상태에서 애인인 듯한 여성분과 이별의 아쉬움을 나누기 바빠 차에 타지 않은채 시간을 축내더라고. '아, 나는 무쟈게 바쁜데... 빨랑 안타고 뭐하신다냐!' 친구는 바쁜 마음에 인내심의 수치가 마구 상승하다가 결국엔 "탈거요?, 말거요?(평소엔 이렇게 말 안하는데)" 라며 약간 높은 톤으로 묻자 둘은 동시에 찔끔... 이내 여성이 애인의 팔을 가만히 잡아끌며 대신 택시 문을 콱 닫더라 했다. 안 타겠다는 뜻이다. '에이, 오늘 안되는 날인가 보다'싶어서 조수석 차창을 닫으며 출발하려는 순간 운전자인 친구 귀에 들리는 두사람의 나직한 대화 소리. "자갸, 대전 가려면 2시간은 넘게 타고 갈 텐데 어떻게 저런 기사하고 어떻게..." 앗, 두시간? 친구는 그 짧은 시간을 못 견뎌 엄청 비싼 손님 놓쳤다. 한숨을 쉬었지만 이미 죽은 자식 불알 만지기였다. 이야기를 하면서 이 친구는 "3대가 적선해야 장거리 손님이 만난다는데 나는 틀려먹은거 같다"며 풀썩 웃었다. 이야기를 다 듣고 나서는 친구에게 "네 성질머리에 택시 운전 하는게 참 용하다"며 농을 건넸지만 친구도 이전부다는 훨씬 더 여유로와졌다. 득도해 가는 과정이라나. 생각해 보자. 내가 매번 이기고 산다면 나에게 패한 사람들은 모두다 나를 향한 적이 될 것이다. 그러나 내가 질때 마다 친구가 생긴다. 동반자가 생긴다는 얘기이다. 내가 지고 산다면 그만큼 주변이 여유로와질수 있지만 이기고만 산다면 주변의 끊임없는 도전에 시달려 어느 하루라도 마음 편할날이 없을것 같다. 그것이 삶의 법칙이라면 오늘부터 앞으로는 사소한 일상에 목숨을 걸지 말고, 노여워 하지도 말고, 분노를 억제시키며 살아보자. 그렇게 하면 기분좋게 져 주는 방법도 자연스럽게 터득할수 있을 것이다.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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