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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교산에 오르는 푸근한 기쁨
그 즐거움을 망가트리지 않도록 산을 아끼고 보호하자
2013-02-07 11:04:49최종 업데이트 : 2013-02-07 11:04:49 작성자 : 시민기자 김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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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교산에 오르는 푸근한 기쁨_1 자주는 아니더라도 두달에 2~3번꼴로 광교산을 오른다. 산에 오르는 순간의 기쁨이나 일종의 성취감 같은것은 산에 올라본 사람만이 안다. 기껏 동네 뒷산 같은 광교산 오르는 걸 가지고 성취감까지 운운하는게 진짜 산을 다니는 사람들이 들으면 콧방귀 낄수도 있겠지만 꼭 그런건 아닌듯하다. 왜냐하면 나 스스로 만족감을 얻으면 그만이니까. 광교산에 이토록 의미를 부여하는 이유는 수원시민이라면 누구든지 친근감을 갖고 있는 산이고, 때론 이웃집 아저씨처럼 다정다감 하기도 하며 또 때로는 사랑스런 연인처럼 포근히 안아주는 산이기 때문이다. 수원시민 누구에게서라도 사랑을 받는 산, 늘 말없이 수원을 굽어보며 반갑고 온화하게 감싸주는 산이기에 더욱 정감이 가는 산이다. 너무 높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낮지도 않은... 최근에 한번은 혼자서 산행을 하던중이었다. 날씨가 좀 풀려 입고 있던 잠바마저 벗어서 배낭에 묶고 느긋하게 걷던중 누군가 앞에서 등산로 옆에 서있던 나뭇가지를 잡아 채는게 보였다. '어? 저러다가는 나뭇가지 꺾일텐데!' 속으로 슬그머니 걱정이 되는 마음으로 쳐다보며 걷는 속도를 줄이던 찰나, 그는 정말 작은 나뭇가지를 그대로 뚝 꺾어버렸다. 이게 웬일? 그가 나뭇가지를 꺾은 이유는 무슨 산악회 리본 거기에 달려고 하다가 그만 너무 세게 잡아당겨 뚝 부러지고 만 것이다. 유명한 산자락마다 온 나라 산악회란 산악회는 죄다 리본과 명찰을 만들어 가지고 다니면서 마치 장례때 상여 앞뒤로 따라 다니는 만장처럼 울긋불긋 나무에 걸쳐 놓은 산악회 리본은 볼때마다 불쾌감이 불쑥불쑥 솟아 올랐는데 그 현장을 목격한 것이다. 그것도 그냥 리본만 단게 아니라 나뭇가지를 꺾기까지 하면서. 그동안 리본을 달아 놓은 것에 대해 쌓인 감정(?)도 있고, 나뭇가지까지 꺾었으니 아무래도 그냥 지나칠 일이 아니라 여겨져 결국 나도 한마디 뱉어내고야 말았다. "아니... 그거 나뭇가지가 꺾였네요."라고 핀잔투로 말하면서 혼잣말로 '도대체 저걸 왜들 다는지. 참'이라며 혀를 찼다. 이 사람이 그 말을 들었던 모양이다. 사실은 나도 그가 들으라고 그랬는지도 모른다. "뭐야? 댁이 뭔데 리본 달라 말라 하는거요?" 거기서 한마디 더 하면 분명히 싸움 날 일이었다. 즐거운 산행길에 싸움박질 할수도 없었기에 그냥 "됐습니다"하면서 발걸음을 돌렸다. 속상한 일이지만 살다 보면 이렇게 경우에 어긋나는 일을 자주 겪는다. 내 어릴적 동심에 젖어 뛰어 놀던 뒷동산 같은 마음에 늘 정겨운 마음으로 다가서는 그곳을 훼손하는 사람을 보니 순간 나도 울컥한 것인데 왜들 자기 욕심만 생각할까. 사람마다 고향마을 뒷동산에 얽힌 추억을 몇 개씩은 갖고 있게 마련이다. 그래서 어릴 적 일들을 생각하면 뒷동산에 올라 칡뿌리를 캐거나 도토리나 알밤을 줍고 다람쥐를 쫓던 동무들 얼굴이 그리워지고, 애틋한 마음에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수원 시민들에게는 광교산이 바로 뒷동산이다. 높고 험한 멀리 있는 산이 아니라 금방 오르내릴 수 있는 뒷동산인 것이다. 나는 고향이 수원은 아닌지라 잘 모르는데 수원 토박이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초등학교 시절부터 산기슭 계곡이 놀이터였고 단골 소풍 장소였다 한다. 공부하다가 아픈 머리를 식히기 위해서, 일이 꼬여 답답한 마음을 가라앉히기 위해서, 다툼으로 분한 마음을 삭히기 위해서도, 누구나 언제라도 그냥 쉽게 오르내리는 산이었다고 한다. 생각만 해도 마음이 푸근해 지고 모든 것을 넉넉하게 베풀어 주는 어머니 품 같은 그런 산이다. 가깝고 다정하여 만만하고 쉽게 여긴 것일까? 일부이기는 하지만 이렇게 산악회 리본이나 달고, 나뭇가지도 꺾으며 상처를 주는 사람들이 있다. 과거에는 주말마다 몰려가 함부로 짓밟고, 마구 버리고 곳곳에서 고기 구워먹으면서 고기기름 타는 연기와 음식물 썩는 냄새와 쓰레기로 넘쳐났지만 그나마 지금은 그런게 사라져서 다행인데 아직도 일부 사람들이 그런다. 수원시청의 노력과 언론에서도 함께하고, 시민과 학생, 군인도 참여해서 이젠 광교산이 고기 기름과 쓰레기에서 벗어났다. 또한 개발을 제한하고 산자락 주변의 음식점이나 사유지를 가지고 있는 분들 역시 자신의 경제적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산을 잘 보존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렇게 아껴온 산이니 이제는 더 이상 훼손하면 안되는 것이다. 이 소중한 친구같은 광교산을 잘 보존하고 아껴 주는 것은 우리 후손에 대한 어른으로서의 예의이자 의무이다. 자연은 후손으로부터 미리 가불하여 빌려쓰는 것이니 제대로 온전하개 돌려주어야 하는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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