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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120만 수원에 서점이 겨우 5곳?
매탄동의 임광문고 조승기 대표를 만나다
2014-03-15 09:21:34최종 업데이트 : 2014-03-15 09:21:34 작성자 : 시민기자   김소라
'인구 16만명의 의왕시에 서점은 단 한 곳뿐!' 며칠 전 한겨레 신문의 기사 제목이다. 여의도 면적의 59배에 달하는 인천시 옹진군에는 단 한 곳의 서점도 없다고 한다. 

책 읽는 인구 자체가 줄고, 온라인 서점에도 밀리는 동네 서점들. 과연 인구 120만의 도시 수원은 어떨까? 수원에서 오프라인 서점은 현재 5개 정도라고 한다. 
물론 학교 앞에 문제집만 취급하는 작은 문고가 몇 개 더 있기는 하다. 하지만 신간을 들여놓을 수 있는 기준을 서점이라고 보았을 때 5개 남짓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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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탄동 임광아파트 입구에 위치한 '임광문고'의 모습
 
"서점이 사라진다는 것은 결국 신간 즉 초보 작가의 창작물이 설 기회가 사라진다는 것이죠. 어찌됐든 창작물을 출간하고 서점에 놓일 기회가 많아지고, 사람들이 직점 서점에서 작품을 고르는 과정이 빠져버렸어요. 온라인 서점은 굉장히 편파적으로 책을 선택하게 되죠. 단순히 가격이 싸다는 논리로 인터넷 서점에서만 책을 구매하는 행위는 스스로의 문화적 다양성, 감수성 등을 약화시키는 일이 돼요." 

수원 매탄동의 임광아파트에서 2001년도부터 서점운영을 하는 임광문고의 조승기 대표의 말이다. 사실 서점은 '동네의 문화적인 공간'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 
현재 임광문고에는 책을 읽을 수 있는 의자와 테이블, 그리고 작은 카페도 있다. 가족 단위로 혹은 혼자서 책 읽는 사람들이 꾸준히 임광문고를 찾는다. 

그나마 수원에서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임광문고는 인근 지역에서 주민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곳이다. 물론 임광문고도 문제집이나 수험서를 판매하는 비중이 높긴 하지만, 일반 단행본 책도 꽤 잘 팔린다고 한다. 조승기 대표는 전반적으로 책 읽는 사람들이 줄어든 것이 사실이지만, 서점이 살아나갈 방법도 분명히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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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광문고의 조승기 대표님
  
"작은 서점들도 협소하지만 테이블, 의자를 갖다 놓고 책 읽는 공간을 마련해 보면 정말 달라질거에요. 주인과 함께 차 한 잔 나누고, 관계를 맺고 서점을 자주 올 수 있는 편한 공간으로 만드는 거죠. 그런 고객 10명, 20명 정도만 있어 봐요. 분명히 책을 구매해요. 아니 구매하지 않더라도 사람들이 책을 읽고, 고르는 곳으로 서점이 존재해야 해요. 그래야 창작물의 다양성이 확보되고, 영화나 드라마, 연극, 뮤지컬 등의 다른 장르로 창조성이 확산돼요!" 

단순히 온라인 서점과 가격경쟁으로 동네 서점들이 사라지는 것을 문제삼지 않는다. 더욱 큰 그림에서 우리 사회의 문화 영역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해보라는 것이다. 임광문고에 온 사람들이 하루종일 책을 안 사고, 그냥 보고 가기만 해도 좋다고 한다. 

사람들이 많이 서점을 찾으면 저절로 판매는 이루어진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모든 책이 자신과 맞지는 않기 때문에 누군가의 추천으로 책을 고르기보다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쉽게 발을 들여놓을 수 있는 단골 서점이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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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도 제가 41살에 직장을 나와 서점 운영을 시작했습니다. 서점 운영상 힘든 일도 물론 있었죠. 정부의 정책 변화와 시대의 변천이 너무 빨라 10년 남짓 많은 일들이 개인적, 사회적으로 일어났죠. 앞으로도 임광문고가 매탄동 일대에서의 문화적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수원시의 동네 서점으로 오랫동안 주민들에게 사랑받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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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출신 작가의 책을 따로 진열해 놓았다고 하는데, 많이 팔린 책이 여럿 있다고 한다.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는 서점이 있는 동네에서 살고 있다는 것이 감사하다. 아이와 함께 서점 나들이를 하면서 가끔 직접 책을 골라보라고 하고, 고른 책을 사주기도 한다. 직접 자신이 고른 책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생긴다. 엄마가 무조건 좋다고 고른 책보다 오히려 자신이 선택한 것에 대한 뿌듯함 때문일까. 

아이도 그렇듯 성인들 역시 누군가의 추천에서 책을 구매하는 것도 좋지만, 스스로의 안목으로 책을 고를 때 선택의 힘이 키워지게 된다. 이번 주말, 가까운 동네 서점을 찾아 직접 책 제목을 살펴보면서 책을 고르는 나의 선택 능력을 향상시켜보는 건 어떨까.
김소라님의 네임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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