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본문 바로가기하단 바로가기

상세보기
'수원둥이' 나의 둘째딸
사랑은 표현해야 알지요?
2014-10-01 14:03:24최종 업데이트 : 2014-10-01 14:03:24 작성자 : 시민기자   박효숙

오늘은 나의 사는 이야기, 우리 수원둥이 둘째딸 얘기를 해보려 한다.
서울태생인 나는 한자녀의 엄마로 수원으로 이사와 둥지를 틀었다. 수원에 대해 전혀 아는 것 없이 남편 직장을 따라 내려왔고 낮선 곳에서 둘째를 임신해서 지금은 없어진 남문의 '한양산부인과'에서 지금의 둘째 딸 수원둥이를 출산 했다. 네 가족중에 유일하게 둘째만 수원이 고향인 셈이다.

그 딸이 수원에서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거쳐 지금은 서울의 모대학 사범대학 영어교육학과 4학년이 되었으니, 벌써 내가 수원에 산지도 23년이 흘렀다.

 

'수원둥이' 나의 둘째딸_1
딸과 여행한 이태리 카프리섬

그동안 서울이 고향인 나는 틈만 나면 서울로 이사 갈 궁리를 했다. 첫 딸이 서울로 대학교가 되고 나서는 '집만 팔리면 수원을 뜨리라...'생각하며 1시간 반 이상의 통학거리를 4년 내내 집에서 다니라고 우기면서 기숙사 생활도 불허했다. 여자아이는 꼭 집에서 있어야 한다고 엄마의 독선(?)을 고집하며... 

큰아이는 그렇게 4년의 대학생활을 마감하고 금융권에 취업을 해서 지금도 1시간 반 거리인 여의도까지 통근생활을 하고 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는 동안 우리 부부는 서울로 이사 가는 것을 포기하고 이제는 제2의 고향이 된 수원에서 여생을 보내기로 계획을 수정하기에 이르렀다. 23년을 수원에서 살다보니 여기가 우리 네 식구의 실제 고향이 된 것이다.

이제 어느덧 둘째딸이 대학 4학년이 되었고 마지막 한 한기만 남았다. 
사범대학 특성상 4학년 2학기 때는 임용고시 준비를 한다. 12월이 시험인데 올해는 영어교사를 많이 뽑지 않기에 어느 때보다 치열한 임용고시가 예상 된다고 한다. 

이쯤 되니 한 학기 학교생활이라도 통학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큰아이와, 작은아이의 4년 1학기까지 엄마의 독선(?)으로 불허한 기숙사 생활을 큰 맘 먹고 마지막 4학년 2학기에 허용하기로 했다. 열심히 공부해서 올해 임용고시에 덜컥 붙기를 바라면서... 9월초에 이불보따리 차에 실어서 학교 기숙사에 넣고 오며 '이제는 가까운 학교 내 기숙사에서 공부를 알차게 할 수 있겠구나!' 하면서 엄마의 소임을 다 한 것 같아 뿌듯했다.

그런데 엄마의 예상과는 달리, 학기가 시작되자 10월 초에 사범 대학의 졸업사진 촬영이 기다리고 있었다. 예쁘게 졸업사진 찍고 싶은 마음에 시험 준비 보다는, 틈만 나면 집에 내려와 쇼핑에 나섰다. 시험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이젠, 반대로 학교에서 집으로 와서는 시간낭비를 하는 딸애가 못마땅했다. 자식 잘되길 바라는 부모의 마음을 몰라주는 것이 괘씸하기도 하고...집에 올 때마다 백화점 투어 하느라 하루가 다가기도 했다. 

야단을 쳤다. 애정표현 잘 못하고 살갑게 굴지 못하는 것 빼고는 나무랄 때 없는 딸인데도 말이다. 딸은 섭섭해서 쌩하게 집을 나선다. 학교 간다며 나서는 모습이 찬바람이 쌩하게 부니 섭섭하기도 하고 괘씸하기도 하면서 마음이 아팠다. 

그렇다고 딸에게 전화해서 엄마의 마음을 전하기 자존심(?) 상해 망설이고 있는데 작은 딸에게 카톡이 왔다. 서운함이 봄눈 녹듯 사라진다.
"엄마 밥은드셨나요? 하고싶은 말이 있는데...집에서 그러고 나와서 정말 죄송해요. 그때 엄마가 뭐라고 해서 그런게 아니라 일주일 내내 아무것고 안사고 집오는 길에 케이스하나 산 걸로 시간낭비하고 맨날 쇼핑한다고 꾸중들으니 갑자기 서운해져서 그랫어요. 그러면 안되는데 괜히 예민해져서 별거 아닌 일에 화내서 죄송해요. 또 제 생각만 했네요. 다 제 잘못이에요. 또 이렇게 맨날 엄마 속 끓게 해서 죄송해요. 말로는 못할것같아서 카톡으로남겨요ㅠㅠ깊이 반성하고 있을게요. 점심 꼭 챙겨드세요 사랑해요"

사랑은 표현해야한다. 그래야 사랑이 유지된다. 말로 못하면 글로라도.
"수원둥이 우리 둘째딸! 그동안 학교 통학 하느라 고생했고. 10월 7일 졸업사진 예쁘게 잘 찍고 주말에 집에 오면 엄마가 맛있는 것 많이 해줄게. 엄마도 사랑한다."

 

사랑, 수원둥이, 수원, 고향, 표현

연관 뉴스


추천 0
프린트버튼
공유하기 iconiconiconiconiconicon

 

페이지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