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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에서 만난 세계 최고봉 아랫마을 사람들
오는 설날 네팔 동부 절구통이라는 향우회 출범 예정
2015-02-04 22:40:29최종 업데이트 : 2015-02-04 22:40:29 작성자 : 시민기자   김형효

침묵이 답이다. 그곳에서는 그렇다. 묵언수행자가 되려거든 히말라야를 따라 걸어라. 세찬 바람이 불어오고 건띠(풍경)소리 들려오는 방향으로 눈길을 돌려보면 야크가 저 멀리서 내게로 온다. 참선을 수행한 수행자의 맑은 빛으로 날 바라본다. 사람이 사람을 그렇게 보지 못하는 현대의 도시의 음흉스러움을 본 사람들에게 너무도 귀한 살아있는 눈빛이다. 

며칠 전 수원 매산시장의 수웸부라는 네팔레스토랑에서는 그런 곳에서 온 산마을 사람들이 만났다. 아시다시피 세계최고봉은 에베레스트로 알려진 사가르마타 히말이다. 사가르마타를 풀어내면 하늘바다요, 히말을 풀어내면 산이다. 그러니 우리가 알고 있는 에베레스트 히말은 하늘바다산이라고 하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다. 이렇게 모아놓고 보니 하늘과 바다와 산이 다 한군데 모였다. 

수원에서 만난 세계 최고봉 아랫마을 사람들  _1
오목한 돌 하나다. 보통의 돌이라기보다 바윗돌인데 저 오목한 곳에서 오래전 산 마을 사람들이 곡식을 빻았다고 한다. 그앞에는 저 바윗돌이 자신의 생을 있게 했다는 시를 지은 저명한 시인 시티쩌런 쉬레스타의 동상이다.

수원에서 만난 세계 최고봉 아랫마을 사람들  _2
산 마을 학교를 찾았을 때 모습이다. 네팔 국화인 랄리글라스라는 꽃을 꽂은 사내가 시민기자다. 산 마을의 풍경은 정겹기만 했다.

시민기자의 아내도 하늘바다산 아랫마을에서 태어난 사람이다. 오컬둥가란 지역의 이주노동자와 한국에 시집와 살고 있는 여성들, 학교에 다니거나 사업을 하는 사람들이 두루 만남을 갖는 것이다. 아내는 세 살에 떠났던 고향을 한국의, 그것도 수원에 와서 찾은 사람처럼 반가운 자리였던 것 같아 보였다.

하나의 절구통 같은 의미의 오컬둥가는 오목한 돌이란 뜻이다. 그 오목한 돌 하나에서 절구질을 해서 식량을 구하던 사람들이 해당 지역의 이름을 오컬둥가라고 지은 것이다. 일종의 돌로 된 절구통이다. 시민기자는 2년 전에 아내의 고향을 찾아 오컬둥가를 보았다. 돌 하나에서 함께 식량을 구하고 옹기종기 모여 살았던 산마을 사람들이니 서로 정을 깊이 나누며 어우러졌을 것이다. 

이미 익숙한 얼굴들도 하나 둘 늘어서 아내와 함께 인사를 나누는 즐거움이 있다. 더구나 나의 활동을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는 네팔 친구들은 스스럼없이 매형이나 형부라면서 자리를 권하며 인사를 한다. 반갑고 고마운 일이다. 그날 멀리 신탄진에서 벌써 12년 전에 시집와서 살고 있는 한 여성을 만나는 아내의 얼굴에는 화색이 돌았다. 벌써 페이스북을 통해 알고 지내는 사이인데 처음으로 직접 만나는 것이었다.

우리 부부가 수웸부에 들어섰을 때 네 다섯 명이 모여 있었는데 시간이 흐르며 20여명 정도가 모였다. 그들은 오는 설날 매산시장상인회 교육장에서 만나 오컬둥가 향우회의 공식출범식을 가질 예정이고 이 모임은 예비 모임이라고 했다. 간단한 간식을 먹고 찌아를 마시며 서로 소개를 하기도 하고 이 모임에 참석하는 소감을 말하기도 하였다. 

이주노동자인 우떰 라이(28세)씨는 한국에서 겪는 외로움 하나를 기쁜 표정으로 말하기 시작했다. 자신은 이제 한국에 온지 10개월이 되었는데 최근 이런 모임을 갖는다고 해서 기쁘게 찾아왔다고 한다. 

수원에서 만난 세계 최고봉 아랫마을 사람들  _3
진지한 대화의 시간 그리고 대화가 끝나자 하늘바다산 8848미터가 표기된 사진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었다.

수원에서 만난 세계 최고봉 아랫마을 사람들  _4
빨간 자켓을 입은 사내가 우떰 라이 씨다. 서로 인사를 나누고 오는 설날 있을 모임 출범식 장소인 매신시장 상인회 교육장을 찾았다. 참가자 중 세 사람이 여성이었다. 아내와 따로 한 컷 표정이 밝다.

네팔에서 한국어 능력 시험을 치를 때 만난 수많은 사람이 있었다. 취업을 위해 비행기를 함께 타고 온 친구들도 많았다. 그런데 직장에서 일하고 쉬고 하다보면 낯선 곳의 밤은 길기만 했고, 무엇을 묻고자 해도 물을 곳이 없었는데 같은 사업장에서 일하게 된 비제야 구릉(별칭 소조 구릉=얌전한 구릉)이라는 친구를 통해 네팔 사람들을 만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전까지 그는 그 수많은 친구들은 다 어디로 가고 보이지 않는가 생각했다고 말해 모두를 웃음 짓게 했다. 

우떰 라이 씨는 비제야 구릉이 모임에 갈 때면 자신도 덩달아 함께 했고 다른 종족의 행사에도 참석하였다고 한다. 모두가 외로움을 떨쳐내기 위한 자구책이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오늘 이처럼 고향 사람들을 만나고 함께 고향의 발전을 이야기 하고 살아온 이야기를 공유할 수 있는 모임을 갖게 되어 참으로 기쁘다는 것이었다. 

서툴게 배워온 말이고 지리도 모르고 아는 사람들도 없고 처음 찾아온 낯선 나라에서 그들이 한 걸음씩 성장해가는 길에 수많은 길라잡이가 필요하리라 생각된다. 하지만 이제 서서히 그들 스스로 새로운 길을 만들어내는 단계로 발전되어 가고 있음을 본다. 네팔인들의 수많은 모임들 속에서는 자국의 발전을 향한 소통과 고향의 발전을 위한 소통 그리고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구하고자 하는 결의들이 모이고 있음을 본다. 

그들은 우리에게 와서 노동을 통해 경제력을 향상시키고 과외로 새로운 발전방안들을 찾고 있다. 그리고 우리가 잃어버린 과거들을 보여주고 있다. 함께 소통하고 함께 일어서자는 결의다. 그들에게서 배워야 할 것들이 늘어가고 있다. 

맑은 산바람과 맑은 영혼을 품어 안은 영험한 하늘바다산의 정기가 그들 속에서 바람이 되어 우리에게 스며들어 올 것만 같다.

에베레스트, 오컬둥가, 절구통, 돌로 된 절구통, 하늘바다산 마을 사람들, 희망 만들기, 먼주 구릉, 김형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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