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본문 바로가기하단 바로가기

상세보기
층간소음, 아이들이 문제인가?
아랫집과의 소음 분쟁..내집 놔두고 전세살이 하는 사람도 있네
2015-03-16 00:38:09최종 업데이트 : 2015-03-16 00:38:09 작성자 : 시민기자   안효정

층간소음, 아이들이 문제인가? _1
보이는 대로 생활의 편리함만 있으면 좋겠다

요즘 나희는 친구 수민이네 집에 놀러 가고 싶다고 노래를 한다. 그러나 쉽게 가자고 말을 할 수도 없고 수민이네도 초대할 엄두를 내지 못한다. 수민이네는 얼마 전 빌라이긴 하지만 거실이 꽤 넓은 집으로 이사를 했다. 집이 넓으니 아이들이 바깥놀이를 못하는 날 자주 모여 놀기도 했고, 생일날 생일파티 장소로 사용을 하기도 하였다. 

그런데, 아이들이 점점 자라고 있고, 그러다 보니 행동반경도 움직임도 놀이하는 스케일도 점점 자라고 있다. 서너명의 아이들만 모여도 집안은 시끌시끌하다. 이사 후 처음 놀러간 아이들은 신이 나서 떠들고 놀았다. 
그런데, 갑자기 초인종을 반복해서 누르다 못해 현관문을 신경질적으로 두드리며 누군가가 찾아왔다. 아래층 아주머니께서 도저히 시끄러워 못살겠다며 화가 나서 올라오셨다. 수민엄마는 죄지은 사람처럼 몇 번이고 머리를 숙여 사과를 했고, 우리는 서둘러 아이들의 짐을 챙겨 나와야했다. 

그 뒤 아이들은 수민이네 집에서 늘 경고를 받았다. 까치발로 뛰는 것은 기본이요. 조금만 움직임이 소란스러워도 조용하길 강요받는다. 한번은 생일잔치를 하는데, 다섯명의 아이들이 모여 가능한 조용하게 파티를 했다. 하지만 그날도 우리는 크게 꾸지람을 들었고, 아이들도 그 뒤 "수민이네 집에서는 뛰면 안되죠?" 라는 질문을 하곤 한다. 

조금 많이 좁지만, 그래도 우리집은 1층이고, 옆집도 그림 그리는 남자 분 혼자 거주하시는데, 보통 밖에서 시간을 보내는 듯하다. 그렇다보니 자주 우리집으로 모여드는 아이들. 신나게 놀던 딸아이가 갑자기 오더니 묻는다. "엄마, 우리집은 1층이라서 많이 뛰어도 괜찮지요?" 순간, 마음이 아팠다. '아이들도 다 아는구나' 싶어 속상하기도 했다. 

아는 사람은 이번에 세종시에 아파트를 분양받아 이사 갔다. 이사간지 한달가량 지난 후 다시 이사를 한다하여 사연을 물으니 층간소음문제로 아래층과 심하게 다퉜다면서 새 아파트를 전세주고, 빌라 1층으로 다시 전세를 얻어 이사를 간다고 했다. 아이가 어느 정도 자랄 때 까지는 다시 이사 들어가긴 힘들 듯 하다면서 서운한 마음을 비췄다. 

세상에,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아파트를 분양받아 내 집이 생겼다는 기쁨을 누리지도 못하고 다시 짐을 싸는 그들은 또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았을까 싶다. 어떤 엄마는 주말에는 집에 있을 생각을 못한다고 한다. 층간소음을 문제 삼아 아래층과 몇 번 다투고 나니, 안살수도 없고 그렇다고 아이들을 묶어놓을 수도 없어서 주말이면 아침부터 무조건 짐 싸서 밖으로 나온다는 것이다. 하루 종일 밖에서 놀다 밤늦게야 귀가하여 아이들이 바로 잠자리에 들도록 한다는 것이다. 

집을 두고도 집에 살지 못하는 사람들이라니,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다. 서로 이웃지간의 문제인지 처음부터 시공을 잘못한 것인지. 최근 본 기사 중 강화마루가 층간소음을 더 크게 만든다는 이야기를 있었다. 마루의 문제인걸까? 누구에게도 책임을 묻긴 힘들 것 같다. 그렇다고 아이들의 책임은 더더욱 아니지 않은가. 

지금 바라는 것은 딱 한 가지다. 나뿐만 아니라 비슷한 또래의 엄마들의 마음이 다 동일하지 않을까 싶다. 어서 어서 따뜻한 날이 와서 아이들을 데리고 바깥놀이를 맘 놓고 할 수 있는 날을 기다린다. 바깥놀이도 사실 요즘은 미세먼지와 황사 때문에 편치 않은 상황이긴 하지만 적어도 층간소음으로 이웃과 얼굴 붉히는 일은 조금 적어지니 말이다. 

뛰고 혼나는 아이들도, 시끄러워 불편을 호소하는 아래층 주민들도, 모두 피해자이다. 그러니 서로가 조금만 한번만 더 양보하는 우리가 되어보길 소망한다.

연관 뉴스


추천 0
프린트버튼
공유하기 iconiconiconiconiconicon

 

페이지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