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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이 재난을 극복할 수 있을까?" 별별 프로젝트
필리핀 태풍 재해현장에서 아이들의 꿈을 복원하다
2015-09-11 15:49:25최종 업데이트 : 2015-09-11 15:49:25 작성자 : 시민기자   서정화

예술이 재난을 극복할 수 있을까? 별별 프로젝트_1
필리핀 타클로반 태풍 재해지역을 다큐멘터리 사진으로 기록하는 강제욱 작가

기후변화와 환경문제를 지속적으로 기록하고 있는 사진작가 강제욱(수원 장안동 거주)씨는 2013년부터 2015까지 총 4차례 필리핀 타클로반을 방문하여 역사상 가장 강한 슈퍼태풍이었던 욜란다로 망가진 도시와 그 안의 삶을 다큐멘터리 사진으로 기록하는 작업을 해왔다. 그러나 그는 그들의 삶을 기록할 뿐 그들의 삶과 기후난민이 된 소수자들의 삶에 직접적으로 다가설 수 없었다. 그는 예술을 통해 더 적극적인 개입을 함으로서 소통을 하고자 새로운 방향을 고민하게 되었다.

그는 슈퍼태풍 욜란다의 처참한 피해현장을 촬영하는 도중에 산 페르난도 센트랄 스쿨의 무너진 폐허에서 학교가 사라져서 수업을 듣지 못하고 시멘트벽을 잘게 부숴 골재를 만드는 막노동을 하고 있는 아이를 보며 무척 가슴 아파 했다. 또한 인근에서 팔다리가 없는 바비 인형을 가지고 노는 여자아이를 만났다. 망가진 장난감이 태풍으로 앗아간 아이의 소중한 꿈을 상징하는 듯 보여 또 다시 가슴이 아렸고 이 아이들을 위해 예술가로서 반드시 무엇인가를 해야겠다고 결심하였다.

재난 지역의 사람들은 소중한 무엇인가를 상실한 사람들이다. 집, 자동차, 부모 혹은 자식 등. 3D 프린터를 가지고 재난지역을 방문해 아이들의 장난감을 복원함으로써 잃어버린 꿈과 희망을 되찾아주는 프로젝트가 번뜩 떠올랐다. 귀국 후 이 프로젝트를 현실화하기 위해 여러 관련분야 전문성을 가진 예술가들과 의기투합했다.

예술이 재난을 극복할 수 있을까? 별별 프로젝트_2
레이떼 국립 고등학교 과학반 학생들에게 3D 프린팅 워크샵을 진행했다.

신기운(비디오 아티스트, 영남대 교수), 하석준(인터렉티브 아티스트, 멋진 신세계 대표), 송요비(큐레이터, 10AAA)씨와 함께 "예술과 재난 팀"을 결성해 3D 프린팅으로 재난 지역 아이들의 장난감과 추억을 복원해주는 프로젝트를 구체적으로 준비하였으며 마침 경기문화재단의 창작기금(별별 프로젝트)을 수혜함으로서 현실화 될 수 있었다. 과거 이 멤버들과 인도의 전자쓰레기 관련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한 경험이 있기에 호흡이 척척 맞았다.

이 프로젝트를 현실화하기 위해 임도원작가(조각가, 혼자팩토리 대표)가 개최한 3D 프린터(보티스트) 제작 워크샵에 참여하였고 프로젝트에 사용할 3대의 보티스트가 만들어졌다. 자연스럽게 임도원작가가 팀에 추가로 합류하였고 혼자팩토리의 축적된 기술을 바탕으로 재난구호의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휴대가 가능한 보티스트 R 프로토타잎을 개발하게 되었다. 드디어 지난 8월 예술가 재난 팀(강제욱, 신기운, 하석준, 임도원) 함께 태풍 욜란다로 인해 큰 피해를 입은 필리핀 타클로반의 해안가 빈민촌과 인근에 위치한 산 페르난도 센트랄 스쿨을 방문했다.

인형, 비행기, 자동차 등 복원된 장난감을 전달받은 아이들이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다.

사전에 아무런 연락이 없었지만 고맙게도 교장선생님이 프로젝트와 예술가 재난 팀을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가족을 잃거나 근심으로 가득한 마을 아이들이 비닐봉지에 자신과 친구들의 망가진 장난감을 가지고 왔다. 그러나 진행 과정에서 어두웠던 아이들의 표정은 신기함이 가득 찼으며 복원 작업하는 동안 진지하게 지켜보았다. 
자동차 장난감은 땅위를 굴렀고 2년 전 태풍에 팔다리가 잘려나간 인형, 프로펠러나 날개가 꺾인 비행기, 부서진 레미콘 트럭, 배트맨 마스크 등 30여개의 장난감이 옛 모습을 되찾았다. 제 모습 찾은 장난감에 아이들도 미소로 보답했다. 레이떼 섬 교육부에서 찾아와 레이떼 국립고등학교 과학영재반에서도 특강을 진행하게 되었고 교육, 연구용으로 보티스트 1대를 기능하게 되었다. 학부모들을 모시고 간단히 기증식도 진행했다.

이들의 재난 지역에서의 활동과정을 기록한 아카이브 중심의 귀국보고展이 오는 11월 수원 행궁동의 게스트하우스인 '공존공간'에서 열릴 예정이다. 참여 작가들은 귀국 후 본 프로젝트가 일회적으로 끝나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예술가들이 지속적으로 재난 지역의 아이들에게 관심을 갖고 예술을 통해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게 되었다. 우선 클라우드 펀딩을 통해 필리핀과 네팔 등지에서 올해 2, 3차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다. 예술가들이 예술프로젝트를 통해 재난 지역의 소외된 사람들의 꿈과 희망을 복원하는 본 프로젝트가 지속될 수 있도록 이들의 행보에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

예술이 재난을 극복할 수 있을까? 별별 프로젝트_4
예술가 재난 팀(강제욱, 신기운, 하석준, 임도원) 작가들이 재난 지역의 소외된 사람들의 꿈과 희망을 복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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