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본문 바로가기하단 바로가기

상세보기
홍상수 감독의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2015-09-26 20:59:28최종 업데이트 : 2015-09-26 20:59:28 작성자 : 시민기자   김소라
아침 7시 영화를 보러 나섰다. 동수원 CGV에서 상영하고 있는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를 보기 위해서다. 
지난 23일 수원 남문의 메가박스에서 시사회가 열렸다고 했는데, 아쉽게도 참여를 못했다. 

평소에도 홍상수 감독의 영화를 모두 챙겨보았던 터라 기대감을 갖고 조조영화를 보러 극장을 찾았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는 지금껏 모두 조조영화로 혹은 심야 영화로 혼자 보곤 했기 때문이다. '자유의 언덕' '우리 선희'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 '다른 나라에서' '북촌방향' '옥희의 영화' '잘 알지도 못하면서' '생활의 발견' '오!수정' '강원도의 힘'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 등 지금껏 내가 본 홍상수 감독의 영화가 상당하다. 

홍상수 감독의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_1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 !
 
정재영-김민희 주연의 영화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는 지난 달 스위스에서 열린 로카르노 국제 영화제에서 대사인 황금표범상과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세계적인 감독이 수원 화성행궁을 배경으로 영화를 찍었다는 것 자체가 의미있다고나 할까. 
이후 제40회 토론토국제영화제, 제53회 뉴욕영화제, 제23회 함부르크영화제, 제17회 리우데자네이루국제영화제, 제59회 BFI 런던영화제, 제10회 파리한국영화제에 연달아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가 초청되었다고 한다. 

홍상수 감독의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_2
영화의 중심 장소인 화성행궁
 
영화의 시작은 화성행궁 앞을 서성이는 감독 함춘수 (정재영 분)의 모습에서 시작된다. 하루 먼저 수원을 내려온 함춘수는 다음 날 영화 시사회와 감독과의 대화 시간을 위해 수원에 찾은 것이다. 영화에서는 화성행궁도 나오고, 행궁썰매장도 나왔다. 또다른 주인공 윤희정 (김민희 분)과는 행궁 안에서 만나는데, 함춘수가 스스로 영화감독이라고 소개하면서 경계를 무너뜨리고 커피숍에서 차 한 잔을 하면서 분위기가 훈훈해진다. 
하룻밤의 이야기이지만 길고 긴 우리 인생이 비슷하지 않을까. 

영화의 1장은 '그때는맞고지금은틀리다'라는 제목으로 진행되고, 2장은 반대로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로 이어진다. 1장과 2장이 틀린그림을 찾는 것처럼 비슷하게 진행된다. 그러나 인물의 성격도 다르고 대사도 조금씩 달라진 듯하다. 홍상수 감독 영화에서 주로 드러나는 작법인 '반복'과 '차이'가 여지없이 이번 영화에서도 보여지고 있다. 
화성행궁과 커피숍, 윤희정의 아틀리에로 나오는 레지던시 건물, 오래된 시인과 농부라는 전통찻집, 화성호스텔 등 수원 행궁동 일대의 10여 곳 촬영장소가 영화에 나온다. 자주 지나쳤던 동네의 소소한 풍경이 그대로 영화에 나오는 것이 신기했다. 
지금은 사라진 행궁동의 레지던시 건물이 영화에서 고스란히 남아있는 것이 새롭기도 했다. 한정된 장소로 어떻게 풍성한 영화를 만들어내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홍상수 감독의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_3
2015년2월 수원행궁동에서 홍상수 감독이 영화를 찍는 모습을 보았었다
 
영화를 보면서 '영화는 인생의 축소판' 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비슷한 루틴, 반복적인 삶이지만 그 속에서도 비슷함과 다름이 있다. 조금씩 발전하기도 하고, 때론 퇴화하기도 한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는 무언가를 가르치거나 핵심이 명료하지 않다. 자체가 난해한 시를 한 편 마주하는 듯하다. 하지만 순간순간의 감정에 휘둘르는 인간의 모습을 잘 표현하고 있다. 

아무리 스스로 논리적인 판단으로 결정한다고 하지만, 얼마나 우리는 감정적이고 편파적인가! 이러한 모순과 왜곡을 영화에서 보여주고 있었다. 
한번 보기 시작하면 끊을 수 없는 마력이 있는 홍상수 감독의 영화. 매번 비슷한 소재와 주제라서 어떤 이는 전작과 별다를 것 없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만의 확고한 스타일로 영화계에 항상 파문을 던지고 있다. 

홍상수 감독의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_4
영화에 나왔던 오래된 전통찻집, 시인과농부
 
홍상수 감독은 시나리오를 미리 만들지 않고 영화를 찍기로 유명하다. 캐스팅이 되어 배우와 만나고 로케이션 헌팅 실제 장소에서 자극 받아 영화에 살을 붙여 나가는 방식으로 찍는다. 
촬영 당일 아침에 그날 찍을 분량의 토씨 하나까지 꼼꼼하게 체크된 시나리오를 쓴다고 한다. 촬영하는 기간 동안 자신이 새롭게 발견하고 느낀 것들을 고스란히 영화에 담는다. 우연처럼 여겨지는 것들을 섬세한 관찰로 영상 속에 담는 특별한 기법으로 영화를 만든다. 

그는 미리 만들어진 것을 찍기만 한다면 영화를 제작할 필요가 없다는 충격적인 말까지 한다. 그래서 영화 속에 담겨진 흔들리는 우연과 평범한 일상이 민낯 그대로 보여지고 있다. 
영화 속의 장소로 나오는 전통찻집과 초밥집, 화성행궁, 골목길을 걸을 때면 영화의 한 장면을 만날 것 같다. 그래서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는 홍상수 감독의 영화 중 가장 기억에서 오래 남을 것이다.
김소라님의 네임카드

연관 뉴스


추천 0
프린트버튼
공유하기 iconiconiconicon

 

페이지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