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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친구와 함께 찾아간 행궁동 마을
2016-03-08 23:30:55최종 업데이트 : 2016-03-08 23:30:55 작성자 : 시민기자 김소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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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6학년 때 처음 만나 지금까지도 만남을 지속하고 있는 친구가 한 명 있다. 나의 어린 시절 모습부터 현재까지 나를 잘 아는 친구는 늘 곁에서 함께 해 왔다. 그래서인지 가족같이 느껴지는 친구다. 우린 다행히 결혼 후에도 계속 수원에 살고 있어 가끔씩 얼굴을 볼 수 있었다. 각자 워킹우먼으로 살아가다 보니 잘해야 일 년에 한두 번 정도 만나게 되는데 그래도 서로의 생일을 기억하며 그 즈음엔 만날 약속을 잡곤 한다. ![]() 행궁동 분위기에 맞는 한옥카페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 야 근데 화성행궁이 어디야?" "나 거기서 나왔어, **병원 약국 옆 골목으로 들어와 쭉 직진하면 내 모습이 보일꺼야" 친구는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수원에 살았고 남문에는 10대 20대 시절 거의 매일 올만큼 익숙한 길인데 화성행궁의 위치를 정확히 모르고 있었다니 뜻밖이었다. 최근에 그 주변에 많은 변화가 일어났고고 오래간만에 온 행궁길이라 헷갈렸던 거 같다. 사실 대학 졸업 이후 친구와 난 주로 수원역이나 인계동에서 만나곤 했다. 옛날 추억도 되새기고 새롭게 변한 행궁동에 대해서도 소개해 주고 싶어서 일부러 이 근처로 약속을 잡게 된 것이다. 친구가 걸어 들어오는 모습이 보인다. 초등학교 때는 뚱뚱하고 촌스러웠는데 지금은 키도 나보다 휠씬 크고 날씬하다. 얼굴은 친구의 엄마를 보는 듯 많이 닮아가고 있는 걸 보니 우리도 이제 나이가 들어가는 것 같다. 골목 안에 위치한 한옥카페를 겨우 찾아가 앉았다. 처음 오는 곳인데 한옥을 개조하여 만든 카페로 앞에 작은 정원이 아기자기하고 실내의 인테리어가 마음에 든다. 점심특선으로 1만 원에 식전 빵 본식 후식까지 나오니 여자들이 식사를 하며 수다떨기에 제격인 공간이었다. 카페에서 흐르는 음악도 재즈픙 선율이 마음에 든다. 친구는 가족들과 코타키나발루로 여행을 가 하루 종일 리조트 수영장에서 놀았던 이야기, 직장이야기, 캠핑 이야기, 앞으로 갈 일본 여행 이야기 등을 쏟아냈다. 나는 그동안 궁금했던 친구의 소식을 듣고 또 내가 모르고 있었던 친구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내가 알고 있는 친구는 소심하고 도전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했었는데 친구는 스노클링과 수영을 할 때 참 즐겁고 윈드서핑도 해보고 싶다며 활동적인게 너무 재미있다고 한다. 캠핑을 좋아해서 주말마다 캠핑 도구를 챙겨 야외로 나가고 있고, 이 다음 퇴직하면 남편과 전국을 여행하며 살고 싶다고 한다. 또 몰랐던 사실은 초등학교 4학년에 수원으로 전학 오기 전에 충청도 시골에서 산과 들을 뛰어다니며 살았단 사실도 첨 알았다 30년 가까이 알고 지내 친구에 대해 거의 안다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모르고 있었던 부분이 많다는 사실에 놀랐다. 그리고 친구와 나 역시 앞으로도 끊임없이 변화될 존재이기 때문에 아마 죽을 때까지 서로를 다 알진 못할 것이다. 하지만 서로를 생각하며 힘을 주는 존재로 옆에 있어 준다면 변화도 항상 낯설게 느껴지지 않고 편하게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 화성행궁 주변은 매일 아주 조금씩 변화하고 있었다 따뜻한 차를 마시기 위해 화성행궁 쪽으로 이동했다. "저기 보이는 큰 건물이 수원아이파크미술관이야, 좋은 전시가 많이 열리고 있으니 시간 나면 가족들이랑 꼭 와서 봐, 날씨 따뜻해지면 행궁 광장에서 자전거도 타고 연도 날리면 좋을 거야" 말했다. 변화된 화성행궁 주변을 소개하고 좋은 곳은 공유하고 싶었다. 벽화골목 안으로 들어가 개인주택 옆에 있는 전통찻집 하나를 발견했다. 2층은 살림을 살고 1층은 찻집을 하는 것 같았다. 안으로 들어가 아담하고 아늑한 방에 자리를 잡았다. 개인적으로 전통찻집도 좋아하고 편히 쉴 수 있는 방도 좋아하는 터라 바로 이불을 덮고 누워버렸다. 아랫목이 따뜻한 게 어린 시절 다락방에 앉아 친구와 수다 떨던 추억이 되살아 난다. 따뜻한 대추차와 오미자차를 한 잔씩 마시며 못다 한 이야기를 이어갔다. 아마도 끝도 없을 그 이야기를 말이다. ![]() 벽화골목 안쪽에 위치한 전통찻집의 차맛은 훌륭했다 주인장이 차가 식어갈 즈음 다시 따듯한 녹차와 한과를 내어 주신다. 손님을 위한 세심한 배려와 진한 차 맛, 아늑한 공간이 더욱 우리를 그곳에 머무르게 했다. 하지만 두 아이의 엄마이기 때문에 우린 시계를 보며 아쉬웠지만 다음을 기약해야만 했다. 돌아오는 4월 내 생일에 다시 한번 행궁동을 찾기로 약속하고 말이다. 2016 수원화성방문의 해를 맞아 알리고 싶은 곳이다.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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