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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규모 벼룩시장에서 공동체를 느끼다.
한살림 영통마을모임 벼룩시장을 다녀와서.
2016-05-22 10:37:39최종 업데이트 : 2016-05-22 10:37:39 작성자 : 시민기자   강애리
지난 19일 영통매장 옆 교회 앞 마당에서 한살림 영통마을모임에서 주최하는 벼룩시장이 열렸다. 동네나 시에서 하는 큰 벼룩시장에 비하며 매우 작은 규모지만 준비하는 이들은 미리 주변사람들에게게 알리고 직접 현수막과 포스터를 만드는 등 정성으로 준비를 하였다. 
행사가 시작되는 4시에 장소에 도착해 보니 아직 자리를 잡은 판매자는 두 세명으로 판매를 신청한 이는 조합원과 비조합원 총 6명이라고 한다. 다녀 본 다른 벼룩시장들을 생각해 볼 때 어찌 보면 휑한 느낌일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화기애애해지는 데는 느껴지는 데는 이유가 있다. 

소규모 벼룩시장에서 공동체를 느끼다._1
영통 1단지에서 진행된 벼룩시장
 
한살림 영통지회에는 마을모임을 비롯하여 여러 소모임이 있다. 공동체사회를 꿈꾸고 공부하는 '공동체 실험실', 책을 읽고 나와 우리, 사회를 알아가는 모임 '노란등대', 정기적으로 모여 마을 뒷산을 산책하고 이야기 나누는 '숲여행', 아이들이 책을 읽으며 직접 꾸려나가는 '라면 두 그릇' (라면 한 그릇에서 시작하여 올해롤 2년차이다. 내년엔 세 그릇이 될 것이다.), 어린 아이들을 학원에 보내지 않고 방과 후 활동을 하는 '방과후 실험실', 엄마들이 모여 건강한 음식과 살림거리를 만드는 '살림' 등이 그것이다. 
이 모임들은 모이는 시간과 목적은 조금씩 다를지 몰라도 건강한 공동체를 만들고 건강한 사회를 꿈꾼다는 목표만은 동일할 것이다. 

각개의 모임에 참여하는 조합원들은 물론, 매장만 이용하고 얼굴은 잘 모르는 조합원들에서 같은 마을에 사는 비조합원까지 한자리에 모여 인사를 나누고, 나아가 한살림의 의미와 소모임들을 소개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기 위해 벼룩시장을 기획하였다고 한다. 재작년 처음으로 벼룩시장을 시작했을 때는 작은 모임방에서 모임을 하는 조합원들끼리 물건을 조금씩 가져와 사고 팔고 한 것이 올해로 3회를 맞이했다. 장소도 더욱 넓어진데다 비조합원까지 판매를 신청하였다고 하니 더 의미가 있을 듯 하다. 

소규모 벼룩시장에서 공동체를 느끼다._2
행사 준비를 위해 직접 만든 안내문
 
모임원들은 각자 재능을 기부하여 천에다 직접 바느질을 하여 현수막을 제작하고, 사진을 모아 모임소개 판넬을 만들어 왔다. 장식물들을 어디에 붙여야 사람들이 잘 볼까 이리 저리 분주히 옮기는 모습에서 설렘과 기대감, 물건을 많이 팔겠다는 생각보다는 행사를 만들어 가는 것에서 즐거움을 느끼는 것도 같았다. 
행사는 4시에 시작되었지만 5시가 다 되어가서 모든 자리가 펴졌고, 판매자의 물건을 고르다 집으로 가서 팔 물품들을 가져와 팔기 시작하는 이들도 있었다. 판매는 처음 해 본다며 집에서 직접 발효하여 만든 발효액과 발효잼을 팔던 한 판매자는 계속해서 주변 사람들에게 시식을 해주었다. 판매할 물건보다 시식할 물건을 더 가져온 것 같았다. 

행사가 끝나고 서툴러서 판매는 잘 못했지만 즐거웠다고 소감을 말했는데 몸에도 좋고 생각보다 맛도 좋아 다음엔 더 많이 팔리지 않을까 기대해봐도 될 것 같다. 무엇보다 이 날 인심을 많이 팔았으니 말이다. 
인상 깊었던 판매 물품 중 하나는 가족이 직접 그린 그림엽서였다. 그림을 좋아하는 아들과 함께 그리기 시작하였다는 이 판매자의 그림은 주로 자연이나 그림책에서 영감을 받아 그린 것으로 소소하지만 따뜻함이 느껴진다. 

얼마 전 할머니도 그림을 시작하였다고 하는데 할머니의 그림엽서가 가장 많이 팔리고 아빠의 엽서가 잘 안 팔린다고 홍보하는 모습도 벼룩시장에 즐거움을 더해 주었다. 가족이 함께 그림을 그리니 보기도 좋고 판매할 수도 있어 우리 집에서도 시도해 보고 싶기도 하다. 같은 판매자는 도중에 딸과 함께 모임방에 내려와 콩국물을 만들어 와 팔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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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 나온 다양한 물건들을 고르는 손이 분주하다.
 
벼룩시장에서 가장 즐거웠던 건 싼 가격에 물건을 득템한 엄마들보다도 아마 아이들이었을 것이다. 벼룩시장이 다 그런건 아니겠지만, 필자가 다녀본 곳들은 늘 북새통에 아이들은 고생하고 엄마는 물건 고르느라 아이 돌보느라 진땀을 빼기 일쑤다. 
소규모여서 가능했던 걸일까? 아이들은 서로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데 너나 할 것 없이 같이 놀며 넓은 공간을 잘도 활용하여 뛰어 놀았다. 과자를 나눠 먹고, 발효차 시식코너앞에 매달려서 한 잔씩 목을 축이고, 장난감을 나눠 놀기도 하며 즐거워했다. 

큰 벼룩시장에서는 눈치가 보여 못했겠지만, 이 신발 저 신발 하나씩 다 신어보는 아기도 있어 웃음을 주었다. 두 시간을 아기랑 놀며 판매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안면을 트다 보니 종료시간이 아쉽기만 했다. 
판매자들은 참가비용을 2천원씩 내기는 했지만 이들은 수익금의 10프로를 불우이웃돕기에 사용할 예정이라고 한다. 모인 돈은 7만원 넘짓. 5월이 다 가기 전에 영통마을모임 모임지기와 행사 기획자들이 모여 영통 복지관에 기부하고 올 예정이다. 

소규모 벼룩시장에서 공동체를 느끼다._4
행사 종료 후 판매자들이 인사를 나누며 수익금의 일부를 전달했다.
 
소감을 말하며 서로 인사를 나누었는데, 이 중에는 멀리 화성에서 온 일본인 판매자도 있었다. 아직은 어색한 한국말로 의사소통이 완벽하지 않음에도 딸과 함께 즐기고 가서 기쁘다며 좋은 일에도 기꺼이 동참하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또 한 판매자는 얼마전까지 직장인이었다가 이제 전업주부가 되었다고 하는데 한살림 영통모임이 더욱 활발해지고 사회에 더 좋은 기여를 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하였다. 이야기를 하면 할 수록 마음을 주지 않을 수 없는 사람들이다. 

벼룩시장의 기획의도처럼 내가 안 쓰는 물건으로 남에게 도움을 주고자 한 이들도 있다. 이들에게서는 나만 잘 되는 것보다 우리가 잘 살아야 행복한 사회가 될 수 있지 않겠는가 하는 마음이 보인다. 작은 벼룩 시장에서 따뜻한 마음을 사 온 것 같았다. 
공동체가 거창한 것인가? 공통된 마음을 주고 받고 함께 행동하는 것이 바로 공동체의 시작이다. 마음은 아무리 팔아도 닳지 않는다. 

꼭 어떤 단체나 큰 모임이 아니더라도 마음이 맞는 사람들 몇 명이라도 자신들이 즐겁거나 남에게 도움이 되는 일들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벼룩시장은 특히 물건을 고르는 재미가 있어 즐거운도 배가 된다. 4회째에는 오고가는 사람도, 사고파는 사람도 많아지고 더불어 건강한 생각과 좋은 활동도 널리 퍼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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