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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김산감독의 첫영화 시사회, 그리고 입영환송식
2016-10-23 21:46:54최종 업데이트 : 2016-10-23 21:46:54 작성자 : 시민기자   김소라
영화감독을 꿈꾸는 십대 소년은 여전히 이십대가 되어도 무모한 꿈을 꾸고 있다. 청소년기부터 다양한 영화 관련 동아리에 참여하며 단편영화제작을 한 바 있는 그는 '초월' 이라는 영화로 첫 시사회를 열었다. 
바로 한신대학교 철학과에 재학 중인 김산(수원정자동 거주, 21세) 이다.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연마하여 첫 단편영화를 제작했다. 시나리오, 배우 섭외, 촬영지 섭외, 감독, 연기지도, 촬영 및 편집까지 모두 담당하였다. 

대학생 김산감독의 첫영화 시사회, 그리고 입영환송식_1
김산 감독의 첫 영화 '초월' 시사회
 
김산은 이미 2013년도에 수원지역의 시민 영화감독들의 모임인 '카사노바'(카메라로 사람과 노래하며 바르게 세상을 담다)에서 공동 영화 제작하기도 했다. 당시 고3이었던 그는 "초등학교 때 봉준호 감독의 '괴물'을 중학교 2학년 때 다시 보면서 영화의 아름다움을 재발견하게 되었어요. 13분짜리 드라마를 연출했습니다. 공부는 못하지만 전교회장이 되고 싶어하는 한 학생이 선생님의 차별을 극복하며 전교회장에 도전하는 '내가 가는 길' 이란 제목의 단편영화입니다" 라고 말한 바 있다. 

이후 한신대학교 철학과에 입학하여 학업을 하면서 끊임없이 영화의 끈을 놓지 않았다. 이번 첫 제작하고 감독한 영화 '초월'은 아동 배우 2인이 나오는 영화다. 손한결, 조성윤 두 배우를 연기지방생 사이트에서 개인적으로 섭외했다. 힘들게 연기를 가르치고, 촬영하기까지 어려움도 컸다고 한다. 

대학생 김산감독의 첫영화 시사회, 그리고 입영환송식_2
청소년기부터 영화의 꿈을 꾼 김산
 
"영화 감독들이 가장 찍기 힘든 영화가 있다고 해요. 남의 집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 버스나 대중교통 나오는 장면, 7세 이하 유아가 나오는 영화죠. 그런데 겁도없이 제가 찍은 '초월'에는 모두 포함된 장면입니다. 꼬마 배우들의 컨디션 조절이 가장 힘들었어요! 말을 안 들어서 제발 사정하면서 빌기도 했구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자신만의 창조적인 방법을 찾고 직접 좌충우돌 실험하면서 결과물을 내놓았다. 21일 시사회에 온 친구나 가족들은 약 50여 명 되었다. 모두 감독 김산의 앞날을 축복하기 위한 자리이기도 했다. 바로 24일 군대에 입영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군입대를 이틀 앞둔 특별한 영화 시사회였다. 영화 제목이 '초월' 이라는 것도 의미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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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회와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
 
"영화에 아이의 대사 중 '내가 어른이 되면 우사인볼트보다 더 빨리 달릴거야' 라고 합니다. 아이들은 순수하기도 하고, 무모한 것을 좇기도 해요. 그 때 친구 하나가 '너는 네 그림자도 이기지 못해' 라고 하죠. 친구보다 더 키가 작은 꼬마는 열등감을 느끼기도 하고, 도전의식을 갖기도 합니다. 그림자보다 더 빨리 뛰려고 노력하지만 언제나 그림자는 자신곁에 있어요. 이 영화는 장자 외편 어부에 나온 글을 바탕으로 합니다. 자기 그림자가 두려워 달리는 자가 있었는데 아무리 달려도 그림자를 떨쳐버리지 못합니다. 인간의 어리석음, 현대문명의 불행에 대한 경고로 해석됩니다. 하지만 저는 조금 더 순수하고, 발랄하게 표현해보고자 했습니다." 
감독의 이야기를 직접 들으며 영화에 대한 생각을 깊이 해볼 수 있는 자리였다. 

생각보다 결과물이 만족스럽지는 않았다고 한다. 영화제작비도 약 300만원이 소요되었는데 이를 마련한 사연도 재밌다. 입학 후 에버랜드에서 2년간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퇴직금으로 200만원을 받았다. 그리고 아버지 김준혁 교수에게 장기 대출하여 갚겠다는 서약을 하고 100만원을 더 빌렸다. 총 300만원으로 제작을 하였는데 대부분은 장비 대여하는 데 사용했다고 말한다. 

독립영화 한 편과 함께 힙합하는 친구들의 뮤직비디오를 상영하였다. 출연한 친구들과 분배하여 촬영비를 마련하기도 했다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줬다. 시사회가 끝나자 청중들은 젊은 영화감독 김산에게 궁금한 질문들을 봇물처럼 쏟았다. 
창작자는 바로 자신의 예술작품에 관심있는 관람자로 인해 용기를 얻는다. 뜨거운 반응은 앞으로 더욱 좋은 작품을 만드는 원동력이 되기도 할 터이다. 김산의 아버지인 김준혁 교수 (한신대학교)는 젊은 날 자신의 꿈을 아들이 이어나가겠다는 것에 기특한 마음을 비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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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혁 교수의 인사말까지...
 
"일제시대 사회주의 혁명가이자 독립운동가였던 김산의 이름을 따 장남의 이름을 지었죠. 운동권 시절은 지났지만 사회 변혁의 꿈을 치열하게 품고 살아가리라는 저의 포부였나 봅니다. 하지만 산이는 2학기째 학사경고를 받고, 열심히 영화 만드는 꿈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저도 고등학생 때 영화배우가 되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 대학4학년 때는 잠시 영화감독을 소망했습니다. 이런 제 영화의 꿈을 이어나가려나 봅니다" 

격려와 축하의 박수로 시사회는 끝이 났고, 근처 식당으로 자리를 옮겨 입영환송식을 이어나갔다. 군 입영을 앞둔 가족과 친지, 더군다나 본인의 마음은 찹착할 수 있다. 하지만 이날 영화 시사회와 함께 김산의 군입대를 축하하는 자리는 화기애애했다. 
요새는 원하는 때 군대가기가 힘들 정도로 대기자가 많다고 한다. 거기다가 군대 사고가 많이 발생하여 가족들의 걱정은 이만저만 아니다. 나름 군부대에서는 입영문화제를 열며 밝고 건강한 군입대를 장려한다. 

이날 시사회에 참여한 경기민주언론시민연합 민진영 사무처장은 "자신의 하는 일의 결과물을 모두에게 보여주면서 축하하는 자리가 의미있는 입영환송식이 되었습니다. 군대가는 일이 즐거운 축제의 장이 된 것 같습니다. 아마 이러한 방식의 새로운 군대 입영문화가 자리잡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라고 말하였다. 부모님께 감사의 마음을 자연스레 표현하고, 모두에게 축하를 받는 특별한 환송식이 된 셈이다. 

차곡차곡 자신의 꿈을 향해 준비하고, 결과물을 만들어가는 모습이 기특하기만 하다. 김산의 영화 '초월'의 메시지처럼 아이들의 어리석은 시도가 무모하지만 순수할 수 있음을 스스로의 삶에서 보여주고 있는 건 아닐까. 부디 건강한 군 생활 하도록, 그리고 먼 훗날 꽤 괜찮은 영화감독으로 우리 사회에 우뚝 설 수 있기를 바란다.
김소라님의 네임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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