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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보다 해몽이 좋다”
2016-10-27 17:47:34최종 업데이트 : 2016-10-27 17:47:34 작성자 : 시민기자   박효숙

나는 꿈을 잘 꾸지 않는다. 아니 꿈을 꾸어도 깨어나면 기억력이 나빠서인지 생각이 잘 나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가끔씩 친구가 좋은 꿈을 꾸었다며, 자주 복권을 사는 것을 보면 친구가 참 싱겁다는 생각까지 한다.
1달 전 쯤 큰애가 꿈을 꾸었는데 꿈에 관한 해설서를 찾아보니, 좋은 꿈이라며 자신에게 좋은 일이 생길 거라는 암시를 하기도 하였지만 나는 그 꿈의 해몽을 믿지는 않았다. 

반면 남편은 꿈을 자주 꾼다고 한다. 정말 꿈이 다 기억나는 날이면 내게 꿈 얘기를 자주 한다. 또한 직장인의 희망은 로또 당첨이라며 좋은 꿈을 꾸는 날이면 복권을 사들고 오고, 안 좋은 꿈이라면, 내게 나 아이들에게 항상 조심하라 이르기도 한다. 

나는 꿈을 잘 꾸지 않으니, 이러한 꿈 얘기를 미신이라고 치부하고, 별 신경을 쓰지 않는다. 나름대로 꿈은 자신의 생각이 꿈에서 상상으로 나타나는 것이라 치부하고, 좋은 꿈을 꿨다고 복권을 사는 사람들에게 차라리 내게 맛있는 것이나 사라고 핀잔을 주는 편이다. 

2016년이 두달 남짓 남아 쓸쓸하다

그러던 내가 며칠 전 꿈을 꾸었다. 꿈에서 깨기 직전의 꿈이었는지, 너무나 생생한 꿈을 꾼 것이다. 꿈속에서 마트에서 10개들이 계란 1줄을 사 와서 부엌에서 요리를 하는데, 놀랍게도 노른자가 3개나 있는 계란이다. 놀라서 몇 개를 더 깨 봐도 계란 노른자가 3개씩 들어있다.
아침에 꿈을 깨고 나서도 꿈이 너무나 선명하고 또렷하여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었기에 놀랐다. 혼자 생각 해 보았다. '노른자는 알짜배기란 뜻인데 뭔가 좋은 일이 생길 징조가 아닐까'하고. 

그 꿈을 꾼 후 우연치 않게, 큰애에게 좋은 일이 한 가지 생겼다. 물론 꿈을 꾸기 전부터 진행 되어 온 일이긴 하지만 결과가 꿈을 꾼 이후 '합격'이라는 행운을 가져다주고 보니, 은근히 내가 꾼 꿈에 대한 신뢰가 생기기 시작한다.
계란 노른자가 3개여서 3가지 좋은 일이 생긴다면, 아마도 우리 가족 중에 3사람에게 생길 것 같다. 그래서 혼자 해석하기를 '나는 계란 흰자였고 나머지 계란 노른자는 남편과 자식들에게 1가지씩 좋은 일이 생길 징조 일거야'라는 생각을 하였다. 

예로부터 우리말에 '꿈보다 해몽이 좋다'라는 말이 있다. '꿈보다 해몽이 좋다'라는 말은 실지로 일어난 일보다 사람들이 둘러대어 유리하게 해석하는 것을 말한다고 뜻이라 한다.
나 역시 오랜만에 생생한 꿈을 꾸었고, 이왕 꾼 꿈을 나에게 유리하게 해석하고 있으니 "꿈보다 해몽이 좋다"라는 말이 내게 딱 들어맞는 말이다. 그동안 꿈 얘기를 가족들에게 하지 않았는데 이번에 큰애에게 좋은 일이 생기고 나니 자신감 있게 나의 해몽을 가족들에게 피력하고 나섰다. 

이제 작은애와 남편에게 좋은 일이 하나씩 생길 것이고, 그러면 내게는 더 이상의 바람이 없을 것이라는 말과 함께, 내심 나의 꿈이 이루어지기를 소원하고 있다.
사람처럼 욕심이 많은 동물도 없을 것이다. 몸이 건강 할 때는 명예와 재물을 원하고, 건강을 잃고 나면 건강만큼 더 소중한 것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뭐니 뭐니 해도 건강을 잃으면 다 잃는 것이라는 것을 모르고,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 

단지에도 한해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듯 낙엽이 진다

남편과 아이들이 가끔씩 재미 삼아 복권을 사면 나는 묻는다. " 그게 정말 당첨이 될 거라고 사는 거야? 우리한테 그런 행운이 올 거라 정말 믿어? 설사 당첨이 되면 그 돈 어디다 쓰려고?" 하고 냉소적인 발언을 서슴치않고 말한다.
그러면 큰애가 한마디 거든다. "엄마 직장을 다녀보니, 왜 직장을 다니는 사람들이 안주머니에 복권을 사서 넣어두고 행복해 하는지를 알겠어요. 다들 로또 당첨되면 뭐 할거냐 물으면 농담이지만, 그날로 사표 낸다는 대답이 많은데 공감이 간다니까. 아마도 꼭 당첨 된다는 생각 보다는 그냥 부적처럼 지갑에 넣고 있으면 왠지 위로가 된다는 사람도 많아요" 한다. 

그렇다. '꿈보다 해몽이 좋다'는 말은 정말 맞는 말이다. 욕심 많은 인간이 퍽퍽하고 힘든 세상살이에 조금은 위안이 되는 그런 것이다.
나이가 먹을수록 걱정도 많고, 쓸데없는 욕심도 버리기 힘들 때가 많은 것 같다. 그래도 꿈 하나로 소박한 소원 3가지 정도 갖는다면 욕심이 될까? 1가지 소원은 벌써 이루어졌으니 남은 2가지 소원도 이루어지리라 좋은 해몽을 하며 , 이제 한해가 2달 남짓 정도 밖에 남지 않았는데, 소박한 꿈으로 2016년 한해를 잘 마무리 하고 싶다. 

얼마 남지 않은 2016년 한해를 잘 마무리 하고, 또 소박한 꿈으로 다가오는 새해를 맞아야 할 것이다. 남은 한해의 마지막을 이번에 꾼 꿈의 해몽으로 행복하게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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