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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가을로 열리는 주민벼룩시장
2016-11-06 10:30:57최종 업데이트 : 2016-11-06 10:30:57 작성자 : 시민기자   박효숙
우리 아파트에는 한 가지 자랑거리가 있다. 봄, 가을로 일년에 2번씩 주민벼룩시장이 열리는데 주민들의 호응과 참여도가 아주 좋다. 
이번으로 11회를 맞는 주민 벼룩시장은 평상시 보다 조금 늦은 가을에 열렸다. 항시 10월이면 열리던 주민벼룩시장이 주민들의 여러 사정과 아파트 내부 사정에 따라 이번 가을 주민벼룩시장은 어제(5일 토요일) 개최됐다. 

우리 아파트 주민벼룩시장의 특징은 초중고생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도이며, 학부모들은 이런 자녀들의 어렸을 때부터의 경제관념을 가르치고자 미리 아파트 관리실에 판매자 등록을 하고, 벼룩시장 당일에 자녀와 부모가 함께 참여하는 벼룩시장이 되곤 한다. 

봄, 가을로 열리는 주민벼룩시장_1
봄, 가을로 열리는 주민벼룩시장

매번 봉사자로 참가 하다가 이번 벼룩시장에는 구매자로 동참했다. 오후 1시부터 아파트 내 어린이공원 주변에서 열렸는데, 판매자들이 오전부터 판매대를 펼치고 벼룩시장을 여는 통에, 내가 나간 오후시간에는 이미 싸고 좋은 물건은 많이 판매가 된 상태였다. 
벼룩시장을 둘러보다가 우연히 만난 어느 주민은 1만 2천원으로 양손가득 필요한 물건을 싸게 구입하였노라 자랑한다. 

요즘 내가 필요했던 뒤로 등에 매는 가방을, 그것도 한 번도 쓰지 않고, 상표도 떼지 않은 가방을 3천원에 구입하고 바람막이 가을점퍼를 7천원에 구입했다는데, 색깔도 예쁘고 그 분에게 아주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봄, 가을로 열리는 주민벼룩시장_2
주민들이 많이 나와 소통의 장이 되기도 하는 주민벼룩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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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가을로 열리는 주민벼룩시장_3
오전부터 판매하여 거의 물건을 다 팔았다는 이웃주민과 그 자녀
 
"아휴 저도 이런 가방 필요 했는데 조금 늦게 나왔더니, 물건들이 다 팔렸네요. 눈이 보배라고 어디서 이런 물건들을 잘 골라 사셨어요. 오늘 횡재하셨네요!" 하며 그 이웃에게 진심으로 부러운 말을 건넸다. 

조금 더 둘러보니 또 잘 아는 이웃의 자녀가 엄마와 함께 뻬뻬로 과자를 예쁜 포장지로 포장하여 팔고 있었다. 
그 주민은 "우리애가 글쎄 이번 벼룩시장이 늦게 열리는 바람에 뻬뻬로데이가 얼마 남지 않았다며 뻬뻬로 과자를 사다가 포장하여 싸게 파니, 불티가 나게 인기 만점으로 다 팔렸지 뭐야. 더 만들어 올걸 그랬나봐. 우리애는 이번 주 용돈은 자기가 벌었다며 엄마가 용돈은 주지 않아도 된대"하며 또 싱글 벙글이다. 

나도 물건을 하나 사고 행운권을 한 장 받아들고 관리사무소 직원들이 나와 있는 본부석 쪽으로 가니, 얼마 전에 새로 부임한 관리소장이 "올해는 조금 늦어 날씨가 추울까봐 열지 않을까도 생각했는데, 벼룩시장을 기다리는 주민들이 너무 많아 열게 되었고 다행히 날씨가 포근하네요" 하시며 주민벼룩시장의 열기를 전달한다. 

우리 아파트에 이런 주민벼룩시장이 있어 1년에 두 번씩은 주민들이 서로 소통하는 장소가 되기도 한다. 이웃사람들에게 물건을 너무 싸게 파는 통에 "아휴 비싸요"란 말 대신에 "이것 너무 싼 것 아닌가요? 조금 더 받으셔야지"하며 너무 싸게 파는 이웃에게 미안한 마음에 커피도 한잔, 집에서 타다가 대접하는 등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한다. 

봄, 가을로 열리는 주민벼룩시장_4
역시 행사의 꽃은 행운권 추첨시간이다

흔히들 아파트에 살게 되면 삭막하다며, 나이 먹으면 시골로 내려가 후한 동네 인심을 느끼고 살아야 한다는 이야기들을 하곤 한다. 우리 집 식구 중에도 나중에는 전원생활을 꿈꾸는 사람이 있긴 하지만, 이렇게 아파트에서도 서로 소통하고 이웃 간의 정을 느낄 수만 있다면 편리한 공동주택생활도 노후에 나쁘지 만은 않다는 생각도 든다. 

벌써 11회 주민벼룩시장을 맞고 보니, 이제 기다려지는 주민행사로 자리 잡은 것 같다. 이웃 주민들의 자녀들은 벌써 내년 봄에 열리는 주민벼룩시장에서 새로운 품목을 찾아 이웃 간의 소통을 꿈꾸기도 한다. 
지난봄에 열리는 벼룩시장에서는 더운 날씨 탓에 냉커피가 잘 팔렸는데 올 가을에는 추운 날씨 때문인지 커피를 만들어 파는 곳이 없어 구매자들이 아쉬워했기에, 내년 봄에는 핸드 드립커피를 만들어 팔겠노라고 벌써부터 계획을 세우는 이웃 주민의 자녀도 있었다. 

오후 3시가 되어 행운권 추첨이 있었는데 판매자와 구매자를 나누어 관리사무소 직원들과 입주자대표들이 추첨을 해 주었다. 나는 판매자도 아니었고 구매자 행운권도 한 장 밖에 없어, 추첨에 기대하지 않았지만 바로 옆에서, 이웃이 행운권에 당첨되어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았다. 

날씨도 더없이 좋았고 오랜만에 이웃들과 편한 마음으로 만나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즐겁고 아파트에 살면서 잘 느끼지 못하는 주민들과의 유대감도 듬뿍 느낀 하루가 되어 정말 보람 있는 하루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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