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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경야독’의 기쁨을 수원시 평생학습관에서
2016-11-24 14:47:30최종 업데이트 : 2016-11-24 14:47:30 작성자 : 시민기자   박효숙

주경야독 (晝耕夜讀)의 뜻을 사전에서 찾으면 '낮에는 농사짓고, 밤에는 글을 읽는다는 뜻으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꿋꿋이 공부함을 이르는 말'이라고 나온다. 

나의 학창시절에는 고등학교도 야간 고등학교가 여러 곳에 있었고,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은 공부하고자 하는 의욕이 있으면 야간 학교나, 회사에서 운영하는 전수학교라는 것도 있었다. 공부 하고자 하는 열정으로 '주경야독'하며 열심히 사는 사람이 참으로 많았다. 

내가 주간의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편하게 공부할 때, 먼 친척별 되는 동생은 중학교만 졸업하고 회사에 취직하여 돈을 벌며, 야간에 실업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내친김에 야간 대학교에 진학하여 낮에는 학비를 벌며 밤에는 공부하여 뜻한 바를 이룬 것을 보고 참 기특하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다. 

요즘은 어떤가? 우리나라 경제가 많이 발전 하면서, 교육의 여건도 나아졌다. 그러다보니 대학은 뜻한 바가 있어 가야 하는 곳이 아니다. 대학을 나오지 않고서는 온전히 대접받기 힘든 사회 문화 때문에 적성에 맞지 않는 진학을 한 후 후회하며 시간만 낭비하는 경우도 허다하고, 고학력 미취업자가 늘어가고 있는 추세이다. 

조금만 더 깊고 진지하게 생각해 보면 꼭 고학력으로 사회에 나오는 것이 좋은 일만은 아니다. 한 분야에서 성공하기 위해서, 누구나 가는 학교를 포기하고 일찍 사회에서 경험을 쌓으며 자신의 분야에 몰입하여 성공하는 사례가 많은 것도 사실이고, 반증으로 우리 사회의 고학력의 실업자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얼마 전에 친구의 고민 상담을 해 준 적이 있다. 친구의 아들은 부모의 바람대로 4년제 대학에 진학 한 후 적성에 맞지 않아 고민 하다가, 방황하며 결론을 못 내고 군대에 입대 했었다. 올해에 군에서 제대하고 집에 돌아 와서는 신중하게 자신의 진로를 고민 하더니, 고민 끝에 다니던 대학을 포기하고 기술학교에 가서 기술을 배워 일찍 취업하겠다고 선언해 고민에 빠졌다는 것이다.
"대학을 나와도 취업하기 힘든 세상인 것은 알지만, 나중에 장가 갈 때 며느리 감에게 학력이 미달 될까 봐 걱정이야" 하는 친구의 말을 듣고, 나는 " 본인의 뜻이 제일 중요한 것 아니겠어? 꼭 대학 졸업장이 사회에서 필요하면 야간에라도 공부하면 되지 뭐. 아들이 하자는 대로 밀어주는 것이 현명할 것 같아"하고 조언했다.
사회에 내밀 간판을 위해서 무의미하게 청춘을 낭비하는 것 보다, 일찍 자신의 진로를 정하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는 것이야 말로 행복한 일이라는 것을 요즘에 와서야 깨달으니 왠지 친구의 아들이 대견하다는 생각도 든다. 

'주경야독'의 기쁨을 수원시 평생학습관에서_1
수원시 평생학습관 '브랜딩을 위한, 처음 블로그 디자인' 저녁강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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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경야독'의 기쁨을 수원시 평생학습관에서_2
'주경야독'의 기쁨을 느끼고 있다

나는 요즘 수원시 평생학습관에서 '브랜딩을 위한, 처음 블로그 디자인'이란 수업을 듣고 있다. 예전부터 듣고 싶은 수업이었는데 하필 화요일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수업이라 어쩔 수 없이 '주경야독'을 하는 심정으로 저녁 늦게까지 수원시 평생학습관에서 공부하고 있다.
그동안은 주로 낮에 수업을 들었던지라, 수원시 평생학습관에서 야간에 그렇게 많은 강좌들이 진행되고 있는지 잘 몰랐다. 요 근래에서야 직장인들을 위한 강의들이, 저녁에도 많은 강의실에서 저녁강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을 알았다. 

'브랜딩을 위한, 처음 블로그 디자인'이란 수업이 있었던 11월 1일, 첫 수업부터 날씨가 추웠는데도 저녁이면 수원시 평생학습관에 주차공간이 없을 정도다. 강의실마다 불을 밝히고 주경야독 하려는 사람들을 따뜻하게 맞이해 준다.
늦은 수업을 마치고 평생학습관 문을 나설 때면, 예전 학창시절에 시험을 앞두고 도서관에서 밤늦게 까지 공부를 하다가 집으로 향할 때의 뿌듯함을 요즘의 내가 느끼고 있다. 

'브랜딩을 위한, 처음 블로그 디자인'을 강의하는 성창열강사도, 블로그 운영 그 하나로 성공하여 지금은 대기업에서 일감까지 받아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등 성공한 케이스며, 블로그 브랜딩에 관한 책까지 낸 저자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같이 수업을 듣는 분들의 열의에 감탄한다. 거의 지각과 결석이 없을 정도로 매 주 화요일 마다 날씨가 몹시 추웠고, 이번 주 화요일에도 많이 추웠는데 수강생들이 결석 없이 강의실을 가득 메운다.
거의 낮에는 일을 하고 저녁에 자신의 하는 일에 도움을 받고자 모여드신 분들이기에, 인생에 대한 적극적인 태도와 포부가 가득하다. 

내 옆 좌석에는 딸 또래의 학생이 음식에 대한 열정으로 '요리 블로그'를 운영하기 위해 와서 배우는 중이다.
또 옆줄의 맨 앞좌석에는 연세 지긋한 노인이다. 낮에는 딸 카페에서 커피를 내리며 도와주고, 저녁에 와서 카페 홍보를 위한 블로그를 배우는데 강사에게 제일 질문도 많이 하는 것을 보고 그 열정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
집에서 TV 드라마나 볼 시간에 일찍 저녁을 챙기고 나와 공부하는 기분이 옛 사람들이 말한 '주경야독'이라는 생각을 하니, 참으로 행복하다. 역시 사람은 원하는 공부를 할 때 행복함을 느끼는 모양이다. 같이 공부하는 사람들에게서 삶에 대한 열정을 고스란히 느끼는 저녁 강좌가 행복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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