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본문 바로가기하단 바로가기

상세보기
세월호 어머니들의 연극 ‘그와 그녀의 옷장’
이런 슬프고 아픈 마음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는 대한민국이 되길
2017-02-09 05:46:11최종 업데이트 : 2017-02-09 05:46:11 작성자 : 시민기자   김종금

수원시는 세월호 학생 희생, 생존 어머니들로 구성된 416 가족극단 '노란리본'을 초청해 8일(수) 오후4시 '그와 그녀의 옷장'(극단 걸판 오세혁 작, 김태현 연출)공연을 모든 시민들이 무료로 볼 수 있도록 수원시청 대강당에 공연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대강당으로 들어가는 입구 왼쪽 안내데스크에는 세월호의 상징 노란 리본과 팔찌와 함께 브로슈어가 놓여 있었다. 단체로 온 고등학생 아이들의 행렬이 자리를 잡음에 따라 1층은 빈 좌석이 없을 정도로 사람들로 이내 채워졌다. 

무대 중앙에는 덩그러니 나무로 된 옷장이 놓여 있고, 중앙 위쪽에는 "416 가족극단노란리본이 엮어내는 코믹 옴니버스극 '그와 그녀의 옷장'"이란 글자가 LED 조명으로 반짝 빛나고 있었다. 

세월호 어머니들의 연극 '그와 그녀의 옷장'_1
드림 어브 엔젤스의 '춤의 향연' 공연을 보며 찰리채플린의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라는 말이 떠올랐다...
,
세월호 어머니들의 연극 '그와 그녀의 옷장'_2
저마다 주어진 삶의 무게, 아버지 호남의 어깨가 왜이리 버거워보이는걸까?

순간 '코믹'이란 단어에 이질감이 느껴져 머리를 흔들었다. '세월호'란 단어는 내게 있어 입 밖으로 꺼내기 힘든 그 어떤 묵직한 아픔 그 이상이다. 누군가의 아들이고 딸이고 아버지이고 어머니이고 할아버지이고 할머니일 304명의 희생자들과 연결된 그 수많은 가족들이 품고 살아야할 거대한 아픔이다.
살아남은 자로서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 온갖 부정부패와 부조리에 맞서 어디서부터 어떻게 우리 사회를 바꿔나가야 할지에 대한 과제까지 주는 슬픔과 분노와 막막함을 주는 단어이다. 

'세월호'란 단어를 들으면 머리가 어질하고 기운이 빠지고 숨을 쉬기 힘들어 주저앉기부터 했던 것 같다. 아니 그 고통과 주어진 과제에 마주하기 싫어 애써 외면하고 도망쳐왔던 죄책감을 주기도 하다. 이런 모든 감정들이 뒤범벅이 되어 나를 쓰러트리게 만드는 무서운 슬픔, 그게 바로 내가 마주하고 있는 '세월호'란 단어다. 

그런데 '코믹'이라니?! 가당키나 하는 말인가?! 머리를 좌우로 흔들고 관자놀이를 지끈 누르고 심호흡을 여러번 하는 동안 드림 어브 엔젤스의 '춤의 향연' 공연이 시작됐다. 청소년들로 이루어진 단원들이 그동안 갈고 닦은 공연을 멋지게 소화하는데 그네들의 화려한 옷에 이질감을 느끼는 내 마음을 어쩌지는 못했다. 

옷장만 놓여진 무대는 배우들의 동선을 보이지 않게 가려줄 가림막 외에 필요한 몇가지가 더 세팅되는 시간이 필요해 잠시 기다렸고, 이내 '그와 그녀의 옷장'은 시작됐다.
연극은 비노동직인 아빠(호남), 엄마(순심), 아들(수일)과 그 주변 직장동료들의 이야기를 유쾌한 코믹옴니버스형식으로 풀어나가 재밌는 대사엔 곳곳에서 웃음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런데 왜 나는 그것이 더 아프고 속상한 것인지! 

세월호 어머니들의 연극 '그와 그녀의 옷장'_3
'끝까지 밝혀줄게' 어머니들의 걸음이 조금은 가벼워지도록 극 속 "사랑으로 승리하자"란 말처럼 많은 이들이 함께 사랑으로 뜻을 모아 승리하는 날이 오길...
,
세월호 어머니들의 연극 '그와 그녀의 옷장'_4
아들 수일역을 맡은 동수어머니 김춘자씨는 오늘따라 아이가 더 보고싶다며 결국 얼굴을 숙이고 조용히 울었다.

단원들의 연기는 천연덕스러워 전혀 아마추어 같지 않았는데 그들의 몸짓 하나 하나에 마음이 먹먹하고 아파 마음을 다스리기 쉽지 않았다. 체한 듯 명치끝이 아파 어떤 자세로 앉아도 불편한 사람마냥 몸이 힘들었다. 기사 작성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더 나은 사진을 찍고자 하지 않았다면 견디지 못하고 벌써 그 자리를 박차고 일어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연극이 다 끝나고 7명 어머니들의 소감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생존 학생 어머니는 미안한 마음을, 희생 학생 어머니들은 아이 얼굴을 보고 싶고, 밥 한번 해먹이고 싶다고, 다시 살아 돌아온다면 무슨 일이라도 다 감당하겠다고 말했다. 마음이 무너져 내렸다. 배안에 남겨진 9명의 가족들은 오히려 유가족을 부러워한다는 말엔 고개가 떨궈졌다. 
진상규명과 진실인양을 위해 끝까지 가겠다는 어머니들, 사랑으로 자신들의 발걸음에 동참해주길 바라는 어머니들의 작은 호소가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작은 노란리본을 가방에 메고 다니며 함께 아파하는 것만으로 동참했다고 할 수 없다.  우리 아이들뿐 아니라 모든 국민이 안전하게 살 수 있는 대한민국을 꿈꾸는 것이 이렇게 힘든 일인지, 하루속히 진실이 규명되어 어그러진 것들이 바로 잡히고 국민의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것이 당연한 대한민국이 되길 간절히 바란다. 
가족들의 진실규명을 위한 발걸음은 언제 끝날지 모르나 그들의 가시밭길 같은 발걸음을 응원한다. 제발 더 이상 이분들 마음이 아프지 않길 간절히 기도한다. 

소감을 들은 후 마지막 모두 함께 불렀던 윤민석의 '약속해'란 노래의 가사이다. 

우리가 너희의 엄마다
우리가 너희의 아빠다
너희를 이 가슴에 묻은 우리 모두가 엄마 아빠다 

너희가 우리 아들이다
너희가 우리의 딸이다
우리들 가슴에 새겨진 너희 모두가 아들 딸이다 

그 누가 엎으려 하는가 416 그날의 진실을
그 누가 막으려 하는가 애끓는 분노의 외침을
(후략)

연관 뉴스


추천 0
프린트버튼
공유하기 iconiconiconicon

 

페이지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