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에서 만난 이웃, 양심을 버리고 가네
2017-02-09 14:17:26최종 업데이트 : 2017-02-09 14:17:26 작성자 : 시민기자 박효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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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파트라는 공동 주택에서 살고 있다. 결혼 후부터 줄곧 아파트에서 살고 있으니 20년을 훌쩍 넘어 30년을 앞두고 있다. 우연히 주차장에서 이웃이 버리고간 쓰레기를 보며 공동주택 예절을 생각한다 그 이웃은 입주 후부터 한 아파트에서 오랫동안 같이 생활한 이웃이다 보니, 자녀가 성장하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지켜봤다. 만나면 반갑게 인사하는 사이이고 그 집 아이를 혹시 마주치면 많이 컸다며 머리를 쓰다듬어 줄 수 있는 그런 사이인데 주차장에서 우연히 차에서 내리며, 차에 있던 쓰레기를 슬그머니 주차장 귀퉁이에 버리고 가는 모습을 보고는 참 어이없고 실망스러웠다. 평소에 나는 자주 동네 청소봉사를 하는지라 더 유심히 보았는지도 모르겠지만, 그동안 평소에 항상 웃는 얼굴로 마주치던 얼굴과는 달리, 아무 거리낌 없이 쓰레기를 주차장에 버리고 가던 이웃의 얼굴이 겹쳐지면서 내 뇌리에 며칠간 떠올랐다. 물론 아파트라는 공동 주택은 관리비를 내고 있고, 청소업체가 용역을 맡아 단지 내나 주차장을 매일 청소하기는 한다. 아마 그러지 않으면 여러 공동체가 살기에는 많이 더럽고 어수선 할 것이기에 각 세대에서 관리비라는 것을 내며 관리를 해야 할 것이다. 아마도 그 이웃은 관리비를 내고 살고 있으니, 주차장에 버린 쓰레기쯤은 청소하시는 분이 치워주어야 한다는 생각을 한 것 같다. 생각해 보면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쓰레기를 남이 치워주기를 바라는 것은 아무래도 비양심적이며 잠깐이라도 양심을 저버린 행동이라는 생각을 한다. 항상 만나면 서로 웃는 사이이고, 나보다 나이가 어린데 굳이 아는 척하며 가르친다는 생각을 주기 싫어, 그 이웃이 주차장을 떠나자 내가 그 쓰레기를 집어 들고 집으로 들어와 그 이야기를 가족에게 하였다. 가족은 내게 오지랖이 너무 넓다고 타박을 하였다. 우리 부부는 나중에 자식들이 모두 출가하면 아파트라는 공동주택보다는 마당이 있는 단독주택에 거주하고 싶은 바람이 있다. 하지만 나의 자녀들은 직장생활을 위해서는 아마도 편리한 아파트생활을 계속해야만 하기에 이러한 공동주택에 거주하는 예절도 틈틈이 가르쳐 주고 싶다. 집에 들고 와 쓰레기통에 버리면 될 일을 아무 생각 없이 나의 생활 쓰레기를 공동으로 생활하는 장소에 버리는 행동이 결코 쉽게 이웃에게 이해받을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행동으로 가르쳐주고 싶었는데 나의 이런 행동이 자식들에게 오지랖 넓은 부모로 비쳐졌나 보다. 주차장에서 만난 이웃이 버리고 간 쓰레기를 보며, 양심을 버리고 간 행동으로 확대하여 해석하고 싶지는 않지만, 계속 늘어나기만 하는 아파트라는 주거 문화가 우리사회에 없어서는 안 될 주거형태로 자리 잡고 있기에 같이 사는 이웃으로서 한번 깊게 반성하며 살아야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한다.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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