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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자녀들은 국민연금을 받을 수 있을까?
2017-02-21 15:03:10최종 업데이트 : 2017-02-21 15:03:10 작성자 : 시민기자   박효숙

며칠 전의 일이다. 두 아이 중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큰애가 1월 월급 명세서를 출력하여 보여 준 후, 올해 오른 연봉에 비해 국민연금이나 건강보험료를 너무 많이 떼고 세금도 너무 많이 떼어내서 먼저 저금하고 쓸 돈이 많지 않다는 불평을 하는 것을 들었다. 

월급 명세서를 살펴보니, 정말 월급이 오른 것에 비하여 건강보험료를 많이 냈다는 생각을 하였다. 하지만 국민연금에 대해서는 나름대로의 내 생각을 이야기 하였다. "국민연금이야 어차피 네가 나중에 노후에 돌려받는 돈이니까 많이 뗄수록 좋은 것 아닐까? 그만큼 많이 나중에 돌려받을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우리 나라 국민연금은 일본과 노르웨이 공적연금에 이어 세계 3대 연기금이라고 한다. 그런데 오늘 아침 조간을 펼쳐드니, '금융허브 서울 떠나는 '555조 국민연금' 투자 베테랑 50명, 짐 싸서 회사 떠났다'라는 제목의 기사가 났다. 무슨 소리인가 싶어 자세히 읽어보니,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가 25일 서울 신사동에서 전북 전주로 이전한다는 내용이었다. 
신문에는 "555조원 굴리는 본부가 황야에 덩그러니..."라며 국민연금 기금운영본부가 이사 가는 전주 혁신도시에 세워진 국민연금공단 본사와 기금운용본부 건물의 사진이 실려 있었다. 

내 자녀들은 국민연금을 받을 수 있을까?_1
조간신문에 국민연금공단이 25일 이전한다는 기사가 났다

기사의 내용에는 "국민연금은 2031년부터는 거둬들이는 보험료보다 연금 지급액이 더 많아진다"고 하였으며, "적극적인 투자로 수익률을 끌어올려 국민 노후 자금을 불릴 수 있는 골든타임이 약 15년 남았으며, 남은 15년 동안 수익률을 최대로 끌어내지 않으면 2060년에는 국민연금이 고갈 될 것"이라고 실려 있다. 기사의 내용대로 2060년에 국민연금이 고갈 된다고 예측한다면, 내 자녀들이 연금을 한참 타야 할 시기인 것이다. 

지난번에 내가 딸에게 했던 말이 불현듯 떠올랐다. "국민연금은 많이 떼는만큼 나중에 돌려받을 수 있다"고 말했는데, 내 자녀들이 낸 피 같은 국민연금을 나중에 돌려받을 수 없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니 정신이 번쩍 나는 것이다. 

우리 세대야 남편이 직장 생활을 오래 했고, 많은 돈은 아니지만 퇴직 후에는 연금을 조금씩이라도 받을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내 자녀들은 먼 미래의 일이고 또 국민연금이 어떻게 운용되는 지에 따라 연금이 고갈되어 받을 수 없는 사태가 발생할 지도 모른다. 가만히 생각하자니 왠지 자녀들이 낸 돈을 우리가 무책임하게 받아 챙길 수 있다는 생각까지 들면서, 왠지 미안한 생각까지 드는 것이다. 

국민 연금은 현재 세계 3위인 555조원 규모인데 80년대 후반부터 연금 가입자를 사실상 전 국민 대상으로 확대하면서 기금이 다른 나라에 비해 빠르게 늘어 난 것이라고 한다. 이렇게 늘어난 연기금을 잘 운용하여야만 우리의 후손들이 연금을 받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하지 않을 텐데, 내심 걱정이 앞선다.
2031년부터는 거둬들이는 보험료보다 연금 지급액이 더 많아지므로, 앞으로 15년간이 골든타임이며 어떻게든 수익을 올려야 할 시점에서, 경제 논리가 아닌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정치 논리에 맞춰 국민연금공단이 전주로 이전한 것이 잘 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내 자녀들이 연금을 받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오늘 미국의 '기업평판지수'에서 대한민국의 대표기업인 삼성의 이미지가 작년의 세계 7위에서 올해 49위로 내려앉았다는 소식을 접했다. 이유는 다 아는 바와 같이, 지난해 발생했던 삼성 휴대폰 갤럭시노트7 폭발과 청문회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하는데, 가족 중에 삼성과 연관 된 사람이 없어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 참 안타깝기만 하다. 

얼마 전 청문회에서 보니 제일모직의 삼성물산과의 합병에 국민연금공단이 찬성표를 던진 것에 대한 정치적인 의혹이 있어 집중 추궁되었는데, 사실 여부를 떠나 제발 내 후손들이 힘들게 불입하는 국민연금을 잘 운용하여, 힘들게 불입하고도 연금을 받을 수 없는 사태가 일어나지 않게끔 잘 운용하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리 세대는 다행히 연금을 받을 수 있다는 안도감보다도, 내 자녀들은 어렵게 연금을 불입하고도 노후에 연금을 받을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더 크게 느껴지는 것은 대한민국의 모든 부모 마음이 같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자녀들이 아무리 힘들어도 대한민국을 떠나지 않고,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행복을 누리고 살 수 있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으로 거듭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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