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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 나의 길을 가고 있는가?
2017-02-27 14:46:04최종 업데이트 : 2017-02-27 14:46:04 작성자 : 시민기자   박효숙
지금도 어렴풋이나마 기억하는, 중학교 영어선생님이 한 분 계신다. 나는 그 당시에 영어 과목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서울에 있는 모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6학년 우리 반에서 6명이 소위 말하는 뺑뺑이 추첨으로 모두가 가길 기피하는 먼 곳의 신설 중학교에 가게 되었다. 참 학교 운이 없다고 투덜거리며, 처음으로 집에서 멀리 떨어진 중학교에 배정받고 버스타고 통학하면서 새로운 친구들과 사귀게 되었다. 

그 당시에도 부유한 집 자식들은 미리 선행학습을 하고 왔는지, 중학교 때 처음 배우는 영어 알파벳을 술술 외우고 알파벳 노래까지 멋들어지게 불러 부러움의 대상이 되곤 헸다. 알파벳도 모르고 시작한 영어 과목은, 이미 친구들과의 실력 차이를 극복하기 힘들었고, 영어가 싫어지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내가 영어 공부에 취미를 붙인 계기가 있었는데, 지금 생각 해 보면 그 때가 나의 사춘기였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한다. 새로 부임 한 중학교시절의 영어 선생님은 지금 생각해 보면 총각 선생님도 아니었는데, '나도 영어를 잘해서 칭찬을 받고 싶다'고 생각하게 하는 선생님이었다.

검은 눈썹에 외모가 출중해 우리 학교의 인기 선생님이셨다. 수업시간에 우리들의 "첫사랑 이야기를 해 달라" 또는 "좋아하는 노래를 불러 달라" 라는 생떼를 쓰며 재미없는 영어수업시간에 선생님을 귀찮게 하고는 하였는데, 우리들의 아우성으로 선생님은 그 당시 'My Way' 라는 노래를 멋들어지게 불러 주셨다. 나중에 알고 보니 미국의 가수 겸 배우인 프랭크 시나트라가 불러서 인기를 얻은 팝송이었고, 그 영어선생님의 멋지게 부르시던 팝송에 반해, 그 당시 유행하던 팝송을 한국어로 적어가며 해석하고, 즐겨 따라 부르면서 영어라는 과목을 좋아하게 된 것 같다. 그래서 내게는 'My Way'라는 노래가 의미가 있고, 그 뒤로 몇 번 그 노래를 애창곡으로 불렀던 기억이 있다. 

성인이 되어서는 우리나라 윤태규라는 가수의 'My Way'라는 곡을 들은 적이 있었는데, 애절한 가사가 내 가슴에 와 닿기에 한동안 친구들과 노래방에 가면 18번으로 부르는 나의 유일한 노래였다. 두 노래는 전혀 다른 곡이지만, 노래가사는 인생을 노래한 것이라는 점에서 내가 좋아하는 곡이며, 그 이후로 내 가슴 속에 'My Way'라는 단어는 친근한 노래 가사처럼 살아 숨 쉬고 있는 단어이기도 하다. 

나는 지금, 나의 길을 가고 있는가?_1
'인생다큐 마이웨이'라는 모 TV 프로그램

어젯밤에 가족 중에 아직 들어오지 않은 아이가 있어 기다리느라 TV 채널을 여기저기 돌리다 보니, 화면에 'My Way'라는 단어가 눈에 띄기에 채널을 고정하고 보았다. 모 케이블 TV의 프로그램 제목은 '인생다큐 마이웨이'라는 프로그램이었는데, 노래프로그램이 아닌, 유명인의 인생을 뒤돌아보는 다큐프로그램이었다. 
본방송은 아니었고 언젠가 방송했던 것을 재방송 해 주고 있었는데, '마이웨이'라는 단어가 내 눈길을 끌었고, 그날의 다큐는 가수 혜은이의 파란만장한 인생을 정리하듯 재조명하여 보여주는 다큐였다. 우연히 본 프로그램인데 그녀의 젊은 시절의 예쁘기만 한 모습과 이제는 세월의 연륜이 느껴지는 모습이 대비 되면서 참 그녀도 '힘든 세월을 견뎌냈구나'하는 생각을 하며 내 자신의 인생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누구나 인생의 어려움을 만날 때가 있다. 누구는 그 어려움을 견뎌내고, 또 누구는 그 어려움 앞에서 무릎을 꿇고 포기하며 좌절한다. 가수 혜은이는 자신의 어머니 무덤 앞에서 자신은 "자신의 삶에 맞서서 싸워 이겨냈노라"라며 자신 있게 말하고 있었다. 나 역시 그녀가 이혼의 아픔과, 자녀와의 헤어짐, 그리고 남편의 사업실패로 인하여 수없이 눈물 흘리긴 하였어도 결국 딛고 일어섰다는 것에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나도 살아오면서 여러 가지 아픔도 있었다. 하지만 그 아픔을 이겨내는 원천적인 힘은 가족에게서 나오는 것 같다. 그러기에 대부분의 대한민국 여성이라면, 가족들의 뒷바라지를 위해 자신의 꿈을 포기하는 일은 허다하게 있을 수 있는 일이라 생각들을 한다. 하지만 그것이 다가 아니라는 것도, 요즘의 사회현상에서 많이 반증을 해 준다. 벌써 살아온 날들이 살아 갈 날보다 많은 나이에 접어드니, 나도 더 늦기 전에 내가 누군지 내가 뭐를 하고 살아야 행복할 수 있는지 생각하며 살아야겠다.
 
매일같이 가족들 걱정만이 전부였던 내가 이제는 내가 행복할 수 있는 일을 찾으며, 자녀들도 독립시킬 계획도 세우고, 더 나이 먹어서 후회 할 일을 줄여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Yes, it was my way'라고 멋지게 노래를 마무리 하며 부르던, 그 옛날의 중학교 영어 선생님의 모습이 떠오르는 오늘, 다시 한 번 내 삶을 점검하고 싶고, 남은 인생을 후회하지 않도록 잘 살고 싶은 생각이 드는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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