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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젊은이들, 결혼 안 한다고요?
2017-03-02 15:58:08최종 업데이트 : 2017-03-02 15:58:08 작성자 : 시민기자   박효숙

요즘 내가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 중의 하나가 '3포세대'라는 말이다. 3포세대란 요즘 유행하는 말로 연애, 결혼, 출산 세 가지를 포기한 세대를 일컫는 말이라 한다.
2011년 경향신문의 특별취재팀의 기획시리즈인 '복지국가를 말 한다'에서 처음 사용된 신조어라고 하는데 요즘의 취업난, 불안정한 일자리, 천정부지로 치솟는 집값 때문에 결혼 적령기에 있는 자녀들이 경제적 압박으로 연애는 물론 결혼과 출산까지 포기 한다는 요즘의 세태를 잘 반영한 '웃픈' 이야기다. 

오늘 신문을 보니, '결혼식장 갈일보다 장례식장 갈일 많은 시대' 라는 제목의 기사가 났다.  통계청에 따르면 그동안 결혼식장 120곳이 문을 닫는 동안 장례식장은 340곳이 늘었다는 내용이었다.
생각해 보니 우리집에서도 2017년 새해 들어, 벌써 결혼식장에 축의금으로 낸 금액보다 장례식장에 부의금으로 낸 금액이 훨씬 많고 건수도 더 는 것을 보면서, 요즘 유행하는 '3포세대'라는 말이 결코 우스갯소리만은 아니라는 것을 피부로 느낀다. 

주변에 시댁과 친정을 합하여 조카들이 많은데, 아직도 결혼을 안 하고 노총각 노처녀가 된 조카들이 몇 있으며 부모의 애를 태우기도 한다. 그것이 결코 남의 이야기고, 먼 곳의 이야기만도 아니라는 생각을 한다. 조금만 둘러보면 결혼을 하지 않은 젊은이들이 꽤 많이 눈에 띄는 것도 사실이다. 

요즘 부모들도 꽤 개방적이고 사고가 자유롭고 현명한 부모들이 많은 것 같다. 젊은 세대들이 결혼을 포기 하는 것은 그렇다 손 치더라도, 그 부모들도 "능력이 있으면, 굳이 결혼 할 필요가 뭐 있어? 자유롭게 혼자 사는 것도 좋은 방법이고, 굳이 결혼 하지 않으려는 자녀들을 등 떠밀어 결혼 시키는 것도 미련한 짓이야"라고도 말하는 친구도 있기는 하다.
하지만 나는, 내 자식들이 아무리 경제적으로 자유로울 지라도 결혼을 하지 않고 혼자 살겠다고 한다면 결사반대 할 고리타분하고, 전형적인 이시대의 보수적인 부모 중의 한 사람이다. 그래서 젊은 사람들과 대화 할 때는 나의 이런 생각을 들키지 않기 위해 말조심을 하는 편이지만, 집에서는 자식들이 대학에 입학할 때부터 나의 이런 생각을 주입 시키고 있다. 

요즘 젊은이들, 결혼 안 한다고요?_1
'3포세대'를 사는 젊은이들이 안타깝다

사실 경제적으로 힘들어서 결혼을 하지 않는다는 말은, 우리 부모세대에서는 별로 납득이 되지 않는 말이다. 내가 결혼 할 당시에도 부모님이 척척 결혼하여 살 집을 구해 주는 부모는 흔치않았다. 단칸 전세방이면 감사할 일이고 그도 힘들면 월세방이라도 본인들이 마련하였으며, 사랑만 있으면 결혼하여 자식 낳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그런 용기들이 있었다. 

실제로 그렇게 시작하여 지금은 번듯한 가정을 꾸리고 사는 주변의 친구들도 많고, 또 힘든 것을 이겨내는 것으로 인생의 성취감도 맛보며, 무엇보다 결혼을 하면 가족이라는 생각지도 못한 힘이 생긴다는 것을 지금에야 느끼고 있다.
그러기에 설사 경제적으로 힘들 지라도, 결혼을 포기하고 살아야 하는 '3포세대'에 내 자녀들이 속하지 않기를 간절하게 바라고 있다. 작년에는 서울 사시는 시누이의 막내딸이 결혼을 하지 않고 있어 시누이로부터 좋은 사람을 알아보라는 부탁을 받았기에 본의 아니게 매파 노릇을 한 적이 있다. 
누구나 자기 자식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정도로 누구에게 견주어도 아까운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다보니 자식이 훌쩍 결혼 적령기를 넘기고 보면, 100% 마음에 드는 짝을 만나는 것이 그렇게 쉽지 않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는다. 

조카는 명문대를 나와 성악을 전공하고, 예쁘고 착하고 준비된 신부감이다. 그런데 아직 마음에 맞는 짝을 찾지는 못하였다. 작년에 시누이의 부탁도 있었지만, 저렇게 예쁘고 착한 조카가 결혼 할 짝을 만나지 못한 것이 진심으로 안타까워 내가 할 수 있는 한 조카의 신랑감을 찾아주려고 애를 썼다. 
비록 성사되지는 못했지만, 조카가 결혼할 마음이 없는 것이 아니라는 확신이 들었다. 조카의 신랑감을 찾기 위해 주변사람들의 자녀에 대한 관심을 많이 가졌는데 정작 본인들은 결혼을 포기 한 적이 없다는 말이었다.
그동안 나는 요즘 세대들 중의 많은 젊은이가, 어려운 경제적 압박으로 인해, 연애도 결혼도 출산도 포기하는 것으로 알았고, 그런 나약한 젊은 세대들이 조금은 한심하고, 이해가 되지 않고 약간은 이기적이라는 생각을 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그들 세대 중 많은 젊은이들이 실제로는 연애도 하고 싶고, 결혼도 해서, 자녀도 낳아 행복하게 살고 싶지만, 여러 이유에서 결혼 적령기의 그들을 사회에서 품어주지 못하고, 벼랑으로 몰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학교를 마치고도 취업이 되지 않으니, 부모에게 독립할 수가 없고, 어찌어찌해서 어렵게 취업이 되고나서 겨우 경제적으로 독립을 하여 결혼을 하려고 보니, 결혼 적령기가 지나 있어 짝을 만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다시 부모의 마음으로 돌아가, 요즘의 젊은 세대들이 결혼을 포기한다고만 생각 할 것이 아니라, 기성세대에서 청년들의 취업 문제를 해결하여 주고, 열심히 노력하여 가정을 꾸려야 대한민국의 미래도 희망이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있게끔, 기성세대와 함께 노력하여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노령화 사회에서 점점 노인 인구가 늘고 있고, 젊은 세대들은 결혼을 하지 않으니 인구가 감소하고 있다.  '3포세대'라며 자조적으로 웃고 넘길 일 만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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