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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 우리아파트 태극기 몇이나 걸렸을까?
2017-08-16 10:02:04최종 업데이트 : 2017-08-16 09:59:09 작성자 : 시민기자   이대규

광복절 태극기 게양

광복절 아침에 태극기를 게양했다.


오늘은 광복72주년이 되는 날이다. 그래서 국가공휴일이다. 옛날 내가 초등학교 다닐 때는 이런 국경일이면 태극기를 들고 학교에 가서 만세 삼창하며, 애국가를 부르고 기념식을 했던 기억이 난다. 태극기는 창호지를 잘라 밥그릇을 엎어놓고 연필로 동그라미와 4괘를 그리고, 크레용으로 색칠을 해서 그렸다. 내가 만든 태극기를 흔들며 '흙 다시 만져보자 바닷물도 춤을 춘다...' 이런 광복절 노래를 부르면 어린 나이에도 가슴이 파도처럼 벅차오곤 했다.

아침에 일어나 태극기 걸었다. 아파트 베란다 밖에는 약간의 비가 뿌리기도 했지만 지금은 비오는 날에도 태극기를 게양한다. 태극기를 걸어놓고 창밖을 내다보니 우리 동에는 또 다른 딱 한 집만 걸려있다. 다른 동은 어떨까싶어 보았지만 역시 그렇다. 한 동에 112가구 중 태극기를 게양한 집은 2-3집에 불과하다. 내가 살펴보고 있는 사이 어느 집에서 마침, 태극기를 내거는 모습을 보니 반갑다고 해야 할지.
3 집이 보였다.

딱 3 집이 보였다.


국경일이니 쉬는 날은 잘 알지만 태극기를 게양하는 날이라는 것은 깜빡 잊기 십상이다. 오늘 같은 날은 비를 염려하여 일부러 태극기를 달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깜빡하고 잊을 수도 있다. 이유야 어떻든지 간에 광복절이라는 큰 국경일 아침, 태극기게양에 너무 관심이 없어보였다. 태극기는 곧 나라를 생각하는 매개체가 되며, 나와 우리라는 큰 틀의 발판이 된다. 그래서 우리가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함께 하나가 되며, 경건한 마음으로 소중하게 받드는 나라의 얼굴이란 생각이 든다.

이런 국경일 아침, 아파트관리사무소에서 태극기 게양을 알리는 주민 계도방송이라도 해주면 얼마나 좋을까싶었다. 아침9시가 되어 관리사무소에 전화를 했더니 경비실에서 대신 경비아저씨가 받는다. 오늘은 공휴일이기 때문에 관리실 직원들은 출근하지 않았다며, 기계실직원이 대신 근무를 서는데 민원이 들어와 나가고 대신 전화를 받는다고 한다. 국기게양에 대한 방송을 얘기하자 그는 자기 맘대로 할 수 없다며, 직원이 들어오면 그렇게 전하겠다고 한다.

아무리 둘러봐도 광복절아침이 잠을 자는 듯 너무 쓸쓸해보였다. 우리아파트단지의 각 동마다 태극기 게양 상태를 돌아볼 요량으로 나서보았다. 몇 년 전에도 아마 광복절이 아닐까싶다. 아파트단지를 돌아보던 중 관리사무소 앞에 빈 국기게양대만 서있었다. 우리아파트를 대표하는 곳의 깃대마저 그런 모습이 선뜻 이해할 수가 없었다. 아파트관리사무소 직원들도 공무원들처럼 출퇴근하며 업무에 종사하고 있다. 그렇다면 아파트관리사무 또한 개인이 아닌 국가공공기관단체의 일부라고 봐야 하지 않겠는가. 그래서 다음에 관리소장을 찾아가 얘기한 적이 있고 해서 관심을 갖고 돌아보게 되었다. 바람에 펄럭이는 태극기를 한동안 바라보고 서 있었다. 아파트 집집마다 걸린 태극기를 볼 수 없으니 대신해서 광복절의 뜻을 새겨보고 싶었던 것이다. 
우리아파트 관리사무소

우리아파트 관리사무소


 그러던 중에 마침, 순찰을 돌던 오늘 근무자를 만났다. 태극기 게양 상태를 말해주며 오늘 같은 날 아침에 방송을 해주면 좋지 않겠는가 하고 말했더니, 그는 맘대로 할 수 없다고 한다. 관리소장의 지시를 받아야 하며, 아침에 방송을 하면 주민들의 민원이 많이 들어온다는 것이다. 휴일 늦 잠자는 사람도 있고, 시끄럽게 방송하는 것을 싫어한다고 한다.
나는 그런 얘기가 아니라고 했다. 비단 오늘 뿐만 아니라 아파트관리사무소에서 국경일 태극기 게양에 주민들이 깜빡 잊을 수도 있다며, 방송을 해주는 것이 좋겠다는 것을 관리소장에게 대신 전하는 것이니, 꼭 오늘은 아니더라도 그리 얘기하라고 했다. 그러면서 보시다시피 우리아파트단지에 지금 태극기를 게양한 집이 몇이나 보이는가 하고 물었다. 그러자 그는 비가오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고 했다. 나는 비가와도 태극기를 다는 것 아니냐고 했다.
국경일은 노는 날 밖에 안 보인다

국경일은 노는 날밖에 안 보인다.


전에는 길을 가다가도 국기를 올릴 때나 내릴 때는 가던 길을 멈춰선 채 그 자리에서 애국가와 함께 국기에 대한 예를 표했다. 그러나 지금은 국가공공기관단체 사무실에서는 항시 태극기를 게양하며, 관리측면에서 소홀하게 보일 때도 많다. 또한 비가 오나 눈이오나 사시사철 걸려 있으니 태극기에 대한 관심도 전만 못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면에서 국경일 아침, 집집마다 가정에서 태극기를 게양하는 것은 더 값진 일이 아닐까싶다. 태극기게양을 강요해서도 안 되겠지만 깜빡 잊을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주민들에게 권고방송 한번쯤은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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