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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수처리장의 놀라운 변신, 고색뉴지엄 ‘Re-borm 묶는 기술’
‘Re-borm 묶는 기술’ 12월 20일까지 개관전시 중
2017-12-14 09:34:07최종 업데이트 : 2017-12-14 09:52:45 작성자 : 시민기자   김윤지
11월 29일에 개관한 고색뉴지엄, 폐수처리장의 놀라운 변신이다.

11월 29일에 개관한 고색뉴지엄, 폐수처리장의 놀라운 변신이다.

대규모 산업단지가 들어서 있는 수원시 고색동. 공장들이 즐비한 수원 산업단지 1단지 한 쪽 끝에 이색적인 건물이 들어섰다. 바로 전에 있었던 폐수처리장을 미술관으로 리모델링한 '고색뉴지엄'이다. 고색동과 뮤지엄(museum)의 합성어에 '새롭다(new)'라는 의미를 더해 이름이 지어진 고색뉴지엄. 그 이름처럼 고색뉴지엄은 일반 미술관에서 벗어난 새로운 공간을 지향한다.

산업단지 안에 필수적으로 세워야하는 폐수처리장이 폐수배출이 없는 첨단 조립 업종인 도시형 공장으로 구성되는 바람에 10여 년 동안 유휴공간으로 방치된 공간을 복합문화공간으로 변경하기 위한 노력이 고색뉴지엄의 첫 출발점이다.
그리고 11월 29일 개관 전까지 '고색뉴지엄 문화재생 프로젝트'로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파일럿 프로그램을 꾸준히 운영했다. 지역의 특성을 이해하면서 끊임없이 주민과 소통하면서 고색뉴지엄의 방향성을 고민했다. 그렇기 때문에 고색뉴지엄은 단순히 작가의 작품을 전시하는 미술관의 일차원적인 기능을 넘어서 주민들을 위한 복합문화공간의 의미를 더한 곳이다. 
1층 입구. 개관 이전에 주민들과 진행했던 프로젝트를 볼 수 있다.

1층 입구. 개관 이전에 주민들과 진행했던 프로젝트를 볼 수 있다.

고색뉴지엄의 개관전시 'Re-borm 묶는 기술'은 이중적인 의미를 지닌다. 폐수처리장이 복합문화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는 것과 산업단지와 지역, 예술의 세 갈래를 묶어주는 그 과정을 전시하고 있다. 산업단지라는 고색동이 가지고 있는 공간에서 작품을 통해 심리적, 지리적 거리를 좁혀나가려는 의도가 보인다. 지역과 예술이 교차하는, 주민들이 문화생활을 편하게 향유하고 쉴 수 있는 공간, 개관전시에서 고색뉴지엄의 방향을 엿볼 수 있다.
지하 전시장 입구. 터널을 연상하게 하는 긴 통로가 전시의 시작이다.

지하 전시장 입구. 터널을 연상하게 하는 긴 통로가 전시의 시작이다.

전시공간이 지하에 위치했다는 특이한 점에서 예전에 폐수처리장이었음을 단번에 알 수 있다. 계단을 따라 지하로 내려가면 어두운 긴 통로를 볼 수 있다. 그 통로를 따라 들어가면 천장과 벽, 폐수시설까지 어느 것 하나도 없애지 않고 최대한 본 모습을 유지했다.
전시장 입구인 긴 통로에는 고색뉴지엄이 개관하기 전에 주민들과 함께 한 파일럿 프로젝트들이 소개되어 있다. 권선구 초등학교 학생들과 폐품을 활용한 애니메이션 창작 활동인 'Re-Signal', 오목천공원에서 진행한 오감만족 문화예술 야외체험인 '감성충전 스테이지!', 수원 산업단지 근로자들이 담당업무를 그림으로 표현한 'Pic project-good job' 등 진행된 프로젝트는 고색뉴지엄이 개관을 준비하면서 주민들과 소통하려는 노력의 흔적이다. 개관과 동시에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닌 그동안의 소통을 갈무리하고 소개하는 공간인 것이다. 마치 앞으로도 주민들과 함께 할 준비가 단단히 되어 있는 느낌이다.
김이박 작가의 '이사하는 정원-고색'

김이박 작가의 '이사하는 정원-고색'

전시작품이 많지는 않지만 작품마다 고색동의 산업단지, 그리고 그 안의 사람들을 보여주고 있다. 전시장 한 가운데 위치한 작은 녹색화분이 함께 모여 있는 작품인 '이사하는 정원-고색'은 화분에 싱싱한 식물이 아닌 잡초나 작은 물건들이 심어져 있다. 작가 김이박은 직접 수레를 끌고 고색동을 돌아다니며 화분에 심을 것들을 채집했다고 한다. 버려지거나 혹은 관리 받지 못한 잡초들은 각기 다른 모습이지만 같은 색과 모양의 화분에 담아낸다. 작가는 공장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이 공장을 대표하지는 않지만 각기 다른 그들이 모여 비슷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는 의미를 전하고 싶었다고 한다.
산업단지 근로자들의 바람을 담은 도저킴 작가 의 '쉼을 위한 변주'

산업단지 근로자들의 바람을 담은 도저킴 작가의 '쉼을 위한 변주'

또 도저킴의 작품 '쉼을 위한 변주'는 작가가 산업단지의 근로자들의 바람을 작품으로 드러냈다.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그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휴식'이라는 것을 알고 쉼에 대한 작품을 오랜 시간동안 고민했다고 한다. '쉼에 대한 변주'는 버려진 것 같은 의자를 마치 시소를 탄 것처럼 양옆에 두었다. 마치 떨어질 것 같은 위태로운 자리이지만, 의자라는 존재의 의미를 나타낸다. 살기 위해 일하는 자리이면서 욕망의 자리, 한편으로는 쉬고 싶은 자리라는 다중적인 의미를 나타낸다. 

개관전시의 작품들을 통해 고색뉴지엄을 둘러싼 환경과 지역주민들에 대한 작가들의 다양한 시선이 느껴진다. 업무의 효율성을 목표로 하는 산업단지에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복합문화공간이 들어섰다. 하지만 지역적 특성과 사람들과 연결된 작품으로 소통하기 위한 고색뉴지엄의 노력은 많은 의미를 갖는다. 그동안 전무했던 새로운 공간에서 끊임없는 소통으로 앞으로 어떻게 변화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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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수처리장, 고색뉴지엄, Re-borm 묶는 기술, 개관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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