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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 작은 누림...고장난 우산 사용할 수 있게 됐어요.
찾아가는 우산수리 센터가 열린 평동 행정복지센터
2018-06-01 08:48:13최종 업데이트 : 2018-05-31 18:43:39 작성자 : 시민기자 김성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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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0일 아침, 학교에 가던 아이가 신발장에서 우산을 찾느라 기웃거리며 하는 말이 "큰 우산 말고, 접는 우산이 다 고장 났어요. 큰 우산 들고 가기 싫은데..."
오후에는 비가 내리지 않는다는 일기예보를 들었던 터라 하교 후 장우산은 거추장스럽고 불편해서 접는 우산을 찾는가 보다. 할 수 없으니 장우산이라도 챙겨서 빨리 가라고 재촉을 하고나서야 아이는 우산 하나를 들고 나갔다.
괜히 좀 미안한 마음도 든다. 일찌감치 수리를 해놓던지 아니면 치우고 새로 준비를 해놔야 했는데 우산이 여러 개 꼽혀 있다 보니 다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던 모양이다. 순간 수원시홈페이지에서 보았던 우산수리를 해준다는 기억을 더듬어 홈페이지를 방문했다. 시정소식란에서 '우산수리 센터 이용안내' 글을 찾게 되었고, 마침 내가 살고 있는 평동행정복지센터에서 우산수리를 하는 날짜라는 사실도 알게 됐다. 녹도 슬고 잘 펴지지 않는 접는 우산 두 개를 챙겼다. (1인 2개 이내 수리 가능이라는 문구를 보았기 때문이다.) 평동 행정복지센터 주차장 한쪽에서는 '찾아가는 우산수리 센터'가 문을 열고, 고장난 우산을 가지고 오는 주민들을 반긴다. 우산을 맡기면, 제일 먼저 전체적으로 우산 상태를 살피며 꼼꼼히 체크를 하는 모습이다. 평동행정복지센터 뒤쪽 주차장 한쪽에 천막이 쳐져 있고, 탁자 위에는 수리할 우산과 부품들이 놓여있는 것으로 보아 제대로 찾아온 것임을 알 수 있었다.
천막 안에는 우산 수리를 맡아 해주실 중년의 아저씨 두 분이 계셨다. "우산 수리 하러 왔는데요? 여기에서 하는 것 맞나요?" 라고 하자, "예. 잘 오셨습니다. 이곳에서 우산을 고쳐드리고 있습니다." 사람 좋은 웃는 낯으로 대답을 한다. 준비해간 우산 두 개를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 탁자 위에 있는 '우산 수리 접수대장'에 이름과 전화번호 그리고 준비해간 우산 개수를 기입했다. 그러는 사이 수리기사 분께서 우산을 살펴보고 있다. 가지고 간 우산 중에 하나는 잘 펴지지 않고, 특히 우산대인 중봉이 고장이 난 경우라 고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고 한다. 보통은 우산살이나 하지기(우산 모으는 것), 우산 손잡이 등을 제일 많이 수리 의뢰한다고 한다. 중봉이 고장이 나는 경우는 이곳에서 수리를 할 수 없다. 중봉이 휘어져서 잘 펴지지 않는 우산을 가져온 분은 불편함을 호소한다. 중봉을 교체하는 경우는 이곳에서 수리를 할 수 없지만, 잠시 휘어진 부분을 살짝 만져서 기울기를 조절해서 훨씬 부드럽게 펼 수 있게 만들어 주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우산살이 떨어지거나 망가져서 수리를 맡기러 오신 분이 있다. 우산 고치는 것이 별게 없을 것이라고 그전에는 생각했는데 수리 기사님의 설명을 듣고 보니, 단순하고 쉽게 생각할 수 없는 게 손이 많이 가는 것이라는 사실이다. 우산의 종류가 여러 가지이고, 우산살을 감싸고 있는 핀 또한 종류가 수백 가지이니, 그것 하나하나 맞춰서 끼우고, 꿰매고 완성하기까지 전에는 예사로 느껴졌는데, 모든 과정에는 여러 번의 손길을 거치고 공을 들여야 함을 알 수 있었다. 가지고 간 우산 하나는 수리가 가능했다. 전체적으로 살펴본 다음 우산살을 모으는 부품을 교체하고, 우산 손잡이도 맞는 것이 있어 끼우고, 중봉은 교체가 안 되는 부분으로 끝까지 들어가지 못해도 아쉬운 대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우산 수리를 위해 찾아오신 분들은 우산을 맡기고, 우산수리 접수대장에 기입을 하고 상태를 설명하고난 다음 기다리면 고쳐진 우산을 받을 수 있다. 수리기사님들은 우산 전문 업체에서 교육과 실습을 통해 기술을 배운 분들로, 수원시 지역 공동체 일자리 사업의 일환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지금은 4명으로 두 명씩 조를 이루어 두 팀으로 일을 한다는 것이다.
1조는 팔달구지역, 2조는 권선구지역을 담당하고 있으며 평동은 내일까지 우산수리 센터를 운영하고 다음 주에는 서둔동에서 지역주민들을 위한 이동 우산수리 센터가 운영된다고 한다. 자세한 사항을 알고 싶으신 분들은 수원시 홈페이지 시정소식란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연세 있으신 어르신들은 우산을 고쳐서 사용할 수 있게 됐다며 아주 좋아하신다고 한다. 또한 수리가 끝난 후 "수고했다. 고맙다" 라는 말을 들을 때 뿌듯하고 보람 있게 느껴진다고 한다. 힘든 점으로는 야외에서 수리를 하기 때문에 바람이 불면 작은 핀 등으로 고정을 해서 작업을 해야 하는 어려움이 발생되기도 하지만, 주민 분들이 가져온 우산 수리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다. 집에서 잘 사용하지 않는 우산을 이곳에 기증하면 여러 가지 용도로 쓰임을 받지 않을까 싶다. 이전 주에 세류동에서 진행할 때는 하루에 25명 이상이 이용을 했는데, 평동의 경우에는 주택가보다는 상가와 자동차 매매상가 인근으로 주민들의 접근성이 떨어져 다른 곳의 절반정도의 사람들이 방문했다고 한다. 4일 동안 한 곳에서 진행하는 것 보다 주택가 인근에서 접근성이 용이한 장소를 택해 이용할 수 있다면 주민들의 호응과 이용도면에서 훨씬 낫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도 들었다. 또한 고가의 우산, 수입우산, 골프우산은 수리불가 라는 문구처럼, 같은 우산이라도 우산대(중봉)가 고장 난 경우도 수리할 수 없으니, 이런 경우도 기재를 해놓아 혹시나 헛걸음하는 주민들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세심함도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접근성이 용이하게 할 것과 아파트 단지별로 게시물로 하는 홍보의 필요성도 느껴진다. 좋은 것은 많이많이 알려서 혜택을 누리면 좋지 않을까? 시범적으로 올해 처음 펼쳐진다는 '찾아가는 우산수리 이동센터'가 주민들을 위한 생활 속 작은 누림부터 자원의 재활용면에서도 크게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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