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선구 입북동 명아주 재배단지 "존경하는 어르신 여러분, '제23회 노인의 날'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어르신들은 우리 사회의 진정한 뿌리이자 버팀목이십니다. '노인의 날'을 맞이하여 어르신들의 삶을 귀히 여기고, 공경하는 마음을 새길 수 있어 매우 뜻깊게 생각합니다. 어르신들은 식민지와 전쟁의 고통을 겪으셨고 민주화와 경제성장을 일구신, 우리의 살아있는 역사입니다. 긴 세월 동안 흘리신 땀과 눈물을 존경하며, 그 마음을 담아 올해 100세 이상 어르신 1천 550분께 청려장을 드립니다. 어르신들의 안녕과 복지에 헌신해오신 대한노인회와 유공자 여러분께도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명아주 밑둥의 손잡이 부분 이 글은 2019년 '제23회 노인의 날'을 맞이해 문재인 대통령이 한 축사인데 100세 이상 어르신께 청려장을 드렸다고 한다. 1992년부터 대통령 명의로 청려장을 드렸다고 하는데 장수의 상징이라고 한다. 통일신라 시대에도 장수한 노인에게 왕이 청려장을 하사했다고 하니 상당히 오래된 전통인 것 같다. 정조대왕은 1795년 윤 2월 9일부터 16일(양력 3월 29일부터 4월 5일)까지 어머니를 모시고 8일간 수원에 행차했다. 행차 기간에 수원향교 대성전 전배, 문무과 별시 거행, 현륭원 참배, 화성장대에서 주 야간 군사훈련, 어머니 회갑잔치를 열었다. 신풍루에서 사민(홀아비, 과부, 고아, 자식 없는 노인)과 진민(가난한 사람)에게 쌀을 나누어주고, 낙남헌에서 양로연을 베풀고, 수원화성을 시찰하고 득중정에서 활을 쏘는 등 바쁜 일정을 보냈다. 당시의 주요 행사 장면은 8폭 병풍으로 그렸다. 사포질까지 마친 명아주, 칠을 하면 청려장이 된다 수원 방문 6일째인 윤 2월 14일에 화성행궁 낙남헌에서 정조대왕이 참석한 가운데 노인들의 장수를 기원하는 양로잔치가 열렸다. 양로연 모습을 그린 그림이 '낙남헌양로연도'인데, 좌정한 노인들 앞에 청려장이 세워져 있고 청려장에는 황주건과 꽃이 매달려 있다. 원행을묘정리의궤에는 영의정 홍낙성 등 어가를 수종한 노인 15인, 화성노인인 전 참의 이석조 등 384인이 양로잔치에 참여했으며 백화주 1필과 황화주 3척, 청려장 1개를 나누어 줬다고 기록했다. 명아주 지팡이 완성품인 청려장 청려장(靑藜杖)이란 무엇인가? 백과사전에는 명아주로 만든 지팡이라고 한다. 명아주는 전국 어느 곳에서나 자라는 1년생 초본식물인데 농부에게는 악명높은 잡초 중 하나다. 오랜 옛날부터 청려장을 만들기 위해 잡초인 명아주를 재배한 것이다. 며칠 전 권선구 입북동에 있는 명아주 재배단지를 방문했다. '입북동 효사랑 장수지팡이 만들기 사업단' 김신명 위원을 만났다. "현재 1,200주의 명아주를 재배하고 있는데 이 중에서 약 1,100주 정도를 수확할 수 있다"며 "2012년부터 재배했는데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지금의 명품 명아주 지팡이를 만들 수 있게 됐다"라고 입북동에서의 명아주 재배 역사를 말했다. 청려장 손잡이 부분에 인두화로 '효(孝) 입북' 원산지 표시 1년생 초본식물인 명아주가 청려장이란 지팡이로 변신하는 과정은 대단히 복잡한 공정을 거친다. 11월에 수확해서 다음 해 2월까지 말린다. 이후에 약 한 달 동안 물에 불린 후 2-3일 동안 삶는다. 삶은 후 껍데기를 벗기고 다시 말린다. 잘 마른 명아주는 사포질을 통해 잘 다듬은 후 여러 차례 반복적으로 친환경 칠을 하거나 옻칠을 해 청려장으로 탄생하는 것이다. 지팡이 손잡이에는 인두화로 '효(孝) 입북'을 새겨 원산지가 입북동임을 표시한다. 그동안 생산한 지팡이는 관내 구청 등에 나누어 주었다고 한다. 2020년부터 코로나 19로 인해 대부분의 행사가 취소되면서 지팡이를 나눠주지 못해 재고가 상당히 많았다. 수원에서는 공식적으로 판매하는 곳이 없다고 한다. 판매하려고 해도 절차가 복잡해 쉽지 않다고 한다. 화성행행도 8폭 병풍 중 낙남헌 양로연도 부분, 청려장이 세워져 있다. [사진] 국립고궁박물관 '정조대왕과 낙남헌 양로연'이라는 역사적 콘텐츠를 활용해 수원의 대표적인 관광상품으로 판매하면 좋을 것 같다. 정조대왕의 효 사상은 수원의 정체성과도 부합한다. 수원을 대표하는 역사문화 콘텐츠는 풍부한데 수원을 방문하는 외부 사람에게 내세울 만한 관광상품은 전무한 상황이다. '정조대왕이 내려주는 청려장'이 수원의 대표적인 상품으로 알려지기를 바란다.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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