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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춘객 유혹하는 팔달산 벚꽃 나들이
'봄바람 꽃바람에 청춘과 노인이 따로있나?'
2022-04-12 12:07:50최종 업데이트 : 2022-04-12 12:07:47 작성자 : 시민기자   차봉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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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우산을 펼친 듯한 벚꽃 아래서 잠시 쉬고 있는 상춘객들



요즘 밖에 나가보면 온통 눈에 띄는 것이 하얀 눈 같은 벚꽃이다. 차를 타고 가든 산책을 하든 흐드러지게 핀 벚꽃의 아름다움에 '야~ 참 아름답다'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만개한 벚꽃의 꽃바람은 안방까지 불어와 사람들을 밖으로 유혹한다. 코로나19 때문에 방안에만 갇혀 살던 사람들이 날이 풀리고 꽃바람이 불면서 너 나할 것 없이 봄나들이에 나선다.

 

오늘은 날씨도 쾌청하고 봄나들이에 아주 좋은 날씨다. 필자도 봄바람, 꽃바람 취재 겸 콧바람 좀 쏘이려고 바깥나들이에 나섰다. 버스를 타고 화서문 로터리 승강장에서 내려 언덕길을 따라 올라갔다. 화성은 보수공사가 한창이고 회주 도로 좌우에는 벚꽃 가로수가 백옥같이 화사하니 참 아름답다. 벚꽃에 유혹된 상춘객들이 물결치듯 떼를 지어 다닌다. 사람이 꽃을 즐기는 건지 꽃이 사람을 즐기는 건지 모를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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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을 즐기는 상춘객들이 인산인해를 이룬다.


이러니 봄바람에 밖으로 안 나고 배길수 있나? 봄바람, 꽃바람에 청춘과 노인이 따로 있나?
마음에 봄바람, 꽃바람
들면 청춘이지. 청조하고 탐스럽게 핀 벚꽃의 아름다움이 상춘객들을 유혹하기에 충분하다. 벚꽃의 아름다움에 취해 벚꽃을 예찬한 시인(최명순)도 있다.

 

새하얀 베일에 가린

순결한 신부 같은 너여

그 고운 자태

볼수록 어여쁘구나

 

어여쁜 신부의 눈망울처럼

청조하고

탐스러운 신부의 볼처럼

연한 분홍빛이 생기가 돌고

 

만개한 너의 꽃잎 속에

수줍은 신부의

사랑이 터질 듯

머물러 있구나
 

정조대왕 동상 벚꽃이 병풍처럼 둘러져 있다

정조대왕 동상 벚꽃이 병풍처럼 둘러져 있다.


회주(回走) 도로를 따라 약 50m 쯤 내려오다 보니 정조대왕의 동상이 있다. 수원시를 품기라도 한 듯 높은 곳에서 수원시를 내려다보고 있다. 수원 백성들이 벚꽃을 즐기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코로나19를 조심하라고 말하는 듯하다. 아마도 코로나19 때문에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진찬연을 중단한 것을 지하에서도 알고 계신 모양이다.

 

세종대왕 동상을 지나니 곳곳에 설치된 운동기구에서 운동하는 시민들도 있다. 휴일이 아니라 별로 사람이 없을 줄 알았는데 20대에서 80대 노인층에 이르기까지 인산인해를 이룬다. 벚꽃의 아름다움을 즐기는 데는 남녀노소가 따로 없는 모양이다. 경제가 어렵다더니 중년 나이에 할일없는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은가 싶기도 하다.
 

성신사 화성을 지켜주는 신을 모신 사당

성신사 화성을 지켜주는 신을 모신 사당


성신사에 도착했다. 성신사(城神祠)는 화성을 지켜주는 신(神)을 모신 사당이다. 정조는 화성 성역이 완공되자 특별지시를 내려 성신사를 짓게 했다. 1796년 (정조 20년) 7월 11일 공사 한 달 만에 완공했다. 정조는 축문을 직접 지어내려 보냈다. '우리 고장을 바다처럼 평안하고 강물처럼 맑게 하소서' 화성과 화성 백성들을 사랑하는 뜻을 담은 축문이다. 상춘객들은 스마트폰으로 화사한 꽃을 찍기도하고 기념사진을찍느라 바쁘다 

 

성신사를 지나 '고향의 봄' 홍난파 노래비에 도착했다. 왼편 계단을 내려가면 팔달문이다. 상춘객들이 웅성거려 무슨 일인가 살펴보니 촬영 중이다. 스탶에게 무슨 촬영이냐고 물었더니 드라마를 찍는다고 한다. 드라마 제목을 물었더니 지금은 말할 수 없다고 한다. 도로변 좌판대에서 골통품을 사는 장면을 촬영하고 있다. 팔달산 회주도로의 만개한 벚꽃이 머지않아 드라마에서 볼 수 있을 것 같다.
 

ㅎ

드라마 촬영 현장 모습


도로변에 현수막도 걸려 있다. '경기도청 벚꽃축제 취소합니다'라는 현수막이다. 예년 같으면 지역마다 벚꽃 축제행사로 흥청망청 할 테지만 코로나 때문에 3년째 중단된 상태다. 하지만 팔달산 벚꽃을 즐기러 나온 상춘객들은 축제가 아니라도 마냥 즐겁고 좋기만 하다. 누가 4월을 잔인한 달이라고 했나? 이렇게 아름답고 좋은 청춘의 계절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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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과 개나리가 앙상블 이루고 있다.


수원 중앙도서관을 지나니 수원문화원 담장에 핀 노란 개나리꽃과 도로를 사이에 두고 맞은편 가로수의 청조한 벚꽃이 앙상블을 이루고 있다. 문화원을 지나니 경기도의 행정수도인 도청이다. 도청은 벚꽃 속에 둘러싸여 어느 재벌의 별장 같기도하고 관광지의 호텔 같기도 하다. 도청의 벚꽃을 즐기러 온 수많은 상춘객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이리저리 몰려다닌다. 이런 걸 보면 관광지가 따로 없는 것 같다. 눈이 즐겁고 마음이 즐거우면 관광지라 생각한다.
 

ㅊ

엄마 아빠 따라 벚꽃 구경나온 어린이들.
엄마가 스마트폰으로 기념사진 찍는 모습을 아빠가 지켜보고 있다.


지금은 각 지방마다 신도시 가로수나 공원, 유원지 등 흔히 볼 수 있는 게 벚꽃이다. 하지만 필자가 젊은 시절에는 벚꽃 구경 한번 하려면 진해나 군산에 가야만 벚꽃을 볼 수가 있었다. 봄철이면 군산~전주 간 가로수로 심은 벚꽃 구경을 찾는 상춘객객이 무려 30만 명이라는 소문이었다. 이토록 벚꽃을 즐기면서도 '벚꽃은 일본 꽃이다' '일본의 잔재다'해서 수년 전까지만 해도 논란거리였다. 이는 벚꽃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한편, 벚꽃나무는 세계 각지에서 자생(自生) 하는 200여 종이 있다. 학설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프랑스에서 선교차 온 타고르라는 신부가 제주도에서 처음 발견해 학계에 보고되어 자생지가 제주도로 알려지게 되었다. 지금은 지방마다 벚꽃나무를 심고 벚꽃축제가 열리지만 우리나라 최초의 벚꽃축제는 진해 군항제다. 진해 벚꽃나무는 1910년 한일합방 후 일본에서 가져다 심었다.

 

일본이 진해로 상륙하려다 진해 해전에서 이순신 장군에게 무려 9번을 패했다. 그 후 일본 전권대사 이토후로부미의 강압에 고종이 굴복 조선 외교권을 박탈당하는 한일합방 후 일본 국화꽃인 벚꽃나무를 진해에 심어 10번째로 진해를 상륙한 것이다. 해방 후 이승만 대통령은 일본의 잔재라고 모조리 베어버리라고 지시했다. 그리고 이순신 장군의 전승을 기리기 위해 1953년 4월 23일 이순신 장군 동상을 세우고 추모제를 지내게 했다.

 

그 후 자생지가 제주도로 알려지면서 박정희 대통령 지시로 진해에 다시 벚꽃나무를 심고 1963년부터 군항제'로 명명하고 축제를 개최한 것이다. 매년 벚꽃이 만개한 3월 31일 오후 6시에 전야제를 시작으로 4월 1일부터 10일까지 열흘간 축제 행사를 갖는다. 지금의 군항제는 전국 규모의 지역축제 행사로 발전했다. 그런데 코로나로 인해 3년째 중단된 상태다.

 

지금은 수원시도 광교 신도시를 비롯해 곳곳에 벚나무 가로수를 심어 4월이면 도시의 아름다움을 한결 더해주고 시민들의 활력을 불어넣는다. 팔달산과 광교산에도 자연 자생한 벚꽃나무수종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이봄이 가기 전에 벚꽃이 지기 전에 팔달산과 광교산 꽃바람을 즐겨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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