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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창한 봄, 함께 걸으며 힐링해요
수원팔색길 걷기 행복여행 시작
2022-04-14 13:21:09최종 업데이트 : 2022-04-14 13:21:06 작성자 : 시민기자   유미희
저수지 꽃길아래서 오늘 행복걷기 출발이다.

저수지 꽃길아래서 오늘 행복걷기 출발이다



수원에는 걷기 좋은 길로 수원 8색길이 있다. 봄꽃이 화창한 지난 토요일, 올해 '수원팔색길 걷기 행복여행'이 시작되었다. 수원의 역사, 문화, 생태를 체험할 수 있는 이 행사는 수원특례시와 (재)수원그린트러스트가 주관한다. 4월부터 11월까지 매주 토요일마다 3개의 걷기코스로 진행된다. 제2길인 지게길 걷기에 참여해 보았다. 

만남 장소인 광교저수지 앞 반딧불이 화장실 근처로 갔다. 약속 시각인 10시보다 20여 분 일찍 도착했다. 특색있는 화장실로 이름난 반딧불이 화장실에 가보았다. 화장실 내부에는 칸마다 방향을 조금씩 다르게 설계했다. 앉아서도 살며시 열린 창문을 통해 저수지 풍경이 보였다. 참 신박한 아이디어다. 사용 중일 때는 비행기 화장실처럼 사용중 글씨에 불이 들어왔다. 나중에 해설사의 안내를 들으니 1급수에서 자라는 다슬기만 먹는 반딧불이처럼 깨끗한 화장실이라고 해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예쁜 쉼터에서 송미영 해설가 지게길의 유래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예쁜 쉼터에서 송미영 해설사가 지게길의 유래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등산객들의 만남 장소로 유명한 반딧불이 화장실 외관

등산객들의 만남 장소로 유명한 반딧불이 화장실 외관


오늘 해설을 맡은 송미영 팔색길 해설사가 행사 일정을 안내했다. 코스는 장안구 하광교동 광교저수지에서부터 광교쉼터-수루레미다리-광교산 등산로 입구-한철약수터-항아리화장실-파장시장까지 7.1km 다. 2시간 정도가 걸린다고 했다. 지게길은 예전에 광교마을과 파장초등학교를 이어주는 등굣길이었고, 나무꾼이 지게를 지고 다니던 길로 호젓한 숲길이었다고 한다. 행사에 함께한 김성숙 해설사는 걷는 내내 가장 뒤에서 참가자들을 친절하게 챙겨 주었다.

광교저수지 수변 길은 나무데크여서 걷기에 좋았다. 이날 아침 비가 잠깐 내리고 그쳤다. 덕분에 대기는 맑았고 저수지가 더 호젓해 보였다. 수변 길옆으로 오래된 벚나무가 울창한데 아직 꽃망울이 맺힌 채였다. 산이라서 개화가 좀 늦는 듯했다. 돌아오는 주말이면 만개한 꽃길이 장관을 이룰 것이다. 광교저수지는 수원의 벚꽃 명소 중 하나로 어느 계절이든 아름다운 곳이다. 넓은 저수지를 바라보며 발걸음 가볍게 걸으니 금방 광교 쉼터에 닿았다. 시작점에서 2km를 걸어온 지점이고 저수지를 반대쪽에서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호수는 보는 장소에 따라 다른 얼굴을 하고 있었다. 반딧불이 쪽에서 보았던 광교저수지는 산 아래 넓은 호수 정도의 남성성이 느껴졌다면, 이곳의 풍경은 돋아나는 초록을 품은 고요한 숲으로 느껴졌다. 여기서는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고 쉴 수 있는 그늘막과 벤치가 있었다. 

 
출발점에서 2km를 걸어와서 본 광교저수지의 풍경이다.

출발점에서 2km를 걸어와서 본 광교저수지의 풍경이다.

광교저수지 벚꽃길이 다음주 쯤 만개한다면 장관을 이룰것이다

광교저수지 벚꽃길이 다음주 쯤 만개한다면 장관을 이룰것이다



일행은 낮은 산허리 길로 들어섰다. 왼쪽은 떨어진 잎이 쌓인 참나무숲이고 오른쪽은 실개천이었다. 마른 잎들 사이로 보랏빛이 도는 야생화가 보였다. 앞서가던 해설사님이 현호색이라고 알려 주었다. 이름도 특이한 꽃이다. 현호색은 속명이 종달새를 뜻하는 희랍어(korydallis)인데 꽃의 모양이 부리가 있는 종달새처럼 생겼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름을 알고 보니 정말 종달새를 닮은 듯 보였다.


탐방길에서 만난 현호색

탐방길에서 만난 현호색

수원천의 실천인 광교천을 지난다. 개울에는 하얗게 마른 갈대가 아직 남아있지만 개나리는 한창 봄이다

수원천의 실천인 광교천을 지난다. 개울에는 하얗게 마른 갈대가 아직 남아있지만 개나리는 한창 봄이다


우리는 광교천 옆으로 계속 걸었다. 물가에는 아직도 하얗게 마른 갈대가 있었고 다른 편 밭 가장자리엔 개나리가 샛노랗게 피어서 담장 구실을 하고 있었다. 노란 꽃은 개나리 외에도 있었는데 산수유와 생강나무꽃이었다. 봄에 가장 먼저 피는 꽃 중 하나인 산수유는 아파트나 공원에도 많아서 그게 다 산수유인 줄 알았는데 거의 비슷한 것으로 가지를 꺾어보면 생강 냄새가 난다는 생강나무꽃이란 게 있었다. 

생강나무는 연회색의 나무껍질이 매끄럽고 암수가 딴 그루이고, 산수유는 회갈색 수피가 벗겨지듯 거칠고 암수가 한그루라고 한다. 꽃이 피는 모양도 달랐다. 생강나무꽃은 가지에 달라붙어 피었지만, 산수유는 가지에서 뻗어 나간 잔가지에 피었다. 김유정의 단편소설 《동백꽃》의 동백이 바로 생강나무 꽃이라는 해설사의 말을 듣고 정말이냐며 다들 놀라기도 했다. 기자도 빨갛고 화려한 남쪽 지방의 동백꽃이라고 생각했던지라 의외의 사실에 신기해서 관련 내용을 더 검색해 보았다. 소설에는 노란 동백꽃이라는 말이 나오고 알싸한 냄새라고 표현된 것을 보니 생강나무꽃이란 게 확실히 이해가 됐다. 


개울길에서 만난 산수유

개울길에서 만난 산수유

산수유와 헷갈리는 생강나무꽃

산수유와 헷갈리는 생강나무꽃



새로운 것을 배우는 건 언제나 흥미롭다. 함께 걸은 분(영통구, 70세, 여성)은 "평소 걷는 게 좋아 혼자서도 많이 걷는데 여기 행사에 참여해서 같이 걸으니까 훨씬 낫다. 혼자 왔으면 그냥 걷기만 했을 텐데 같이 걸으며 새로운 것도 알고 얘기도 나누니 외롭지 않고 좋다."고 했다. 
참가자 중 유일하게 부부가 있었는데 "사실은 아내가 가자고 해서 약간 어쩔 수 없이 온 것도 있다. 근데 걸어보니 좋다. 둘만 온 것보다 재미있다."라고 해서 모두 웃었다.

두 번째 휴식 장소는 지게길 쉼터였다. 수령이 400년 넘은 느티나무 보호수 아래였다. 나무를 보는 순간 "와~"하는 감탄이 나왔다. 두꺼운 회갈색 나무껍질이 벗겨지는 모습을 보니 정말 오랫동안 저 자리를 지켰겠구나 하는 생각에 경외심이 들었다. 보호라는 이유로 뚝 떨어뜨려 놓는 것보단 작은 펜스는 있었지만, 그늘에 쉴 수 있도록 벤치를 놓아 준 것은 매우 잘한 것 같다.
준비해간 음료와 사탕 등을 먹으며 쉰 일행은 다시 일어났다. 우리 지역에서 나오는 안전한 먹거리만 취급한다는 수원로컬푸드직매장도 지나며 보았다. 누런 한우를 키우는 목장도 지나갔고 양파밭에서 일하는 아저씨에게 인사도 건네며 걸었다. 

걷는 동안 지게길을 알려주는 분홍색 이정표를 몇 개 보았다. 전봇대에 붙여 놓은 것도 있었다. 제주의 올레길만큼은 아니어도 이정표를 좀 더 촘촘하게 설치해 주면 좋겠다. 앞만 보며 걷다 보면 머리 높이의 전봇대에 붙은 것을 못 보고 지나칠 수 있다. 방향이 바뀌는 곳에서는 더 친절한 이정표가 필요하다는 생각도 했다. 


들길을 걷다가 산으로 들어서니 시원하고 상쾌한 숲이 느껴진다

들길을 걷다가 산으로 들어서니 시원하고 상쾌한 숲이 느껴진다

지게길과 모수길의 갈림길이 나타났다. 우리는 한철약수터 방향으로 직진이다

지게길과 모수길의 갈림길이 나타났다. 우리는 한철약수터 방향으로 직진이다



완만한 등성이를 올라 산으로 들어갔다. 지게길과 모수길이 만나는 지점에 다다랐다. 우리는 직진해서 한철약수터 쪽으로 걸었다. 짧았지만 숲길을 걸었다. 진달래가 피었고 서늘하고 상쾌한 숲의 기운이 느껴졌다. 한철약수터에서 시원한 약수를 한 모금씩 마시고 내려오다 보니 항아리화장실이 나왔다. 귀여운 항아리 모양의 외관을 가지고 있었다. 오늘 여정의 끝, 서로 감사의 인사를 나누고 기념사진도 찍었다. 

이날 참가자 9명이 모두 수월하게 완주한 행복한 걷기 여행이었다. 어른의 보통 걸음으로 해설사의 해설을 곁들여 2시간 정도가 걸렸다. 수변 산책로와 하천 옆길, 밭길, 약간의 숲길로 이루어져 있고 오르내림이 거의 없어서 누구라도 편안하게 걸을 수 있는 길이었다. 


사진찍기 적당하게 살짝 고개를 숙인 진달래꽃

고개를 숙인 한아름의 진달래꽃

동네로 내려오는길, 파란 하늘에 백목련이 청아하다

동네로 내려오는길, 파란 하늘에 백목련이 청아하다


오랫동안 팬데믹으로 갑갑했던 마음에 신선한 에너지를 불어넣은 시간이었다. 자연 속을 걷는 일은 행복한 여행이다. 함께 걸을 때 그 즐거움이 배가된다는 것을 체험했다. 만개하는 봄처럼 우리도 묵은 것들을 털어내고 활짝 기지개를 켜보자.

지나가는행인을 행복하게 만든 고마운 꽃모종 가게

지나가는행인을 행복하게 만든 고마운 꽃모종 가게


수원팔색길 걷기 프로그램에 참여를 원하는 시민은 누구나 (재)수원그린트러스트 홈페이지 (http://www.swgtf.com/)에서 신청할 수 있다. 회당 10명씩 선착순이다. 매주 토요일마다 3개의 구간이 열려있다. 원하는 곳을 선택하여 320리 전 구간을 계속 걸을 수도 있겠다. 완주한 시민에게는 기념으로 완주인증서와 뺏지를 제공한다. (문의 전화:031-242-8828)

추가로, 현재 진행 중인 수원시 시민참여형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아래의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상세한 내용을 볼 수 있다.


□수원시 도서관사업소 체험형 프로그램  (https://www.suwonlib.go.kr/)
도서관 체험 프로그램

도서관 체험 프로그램

□수원시 글로벌평생학습관 프로그램 (https://learning.suwon.go.kr/) 
수원시 글로벌평생학습관 프로그램

수원시 글로벌평생학습관 프로그램

□수원시박물관사업소 체험형 프로그램 (https://museum.suwon.go.kr/)
수원시내 박물관 프로그램

수원시내 박물관 프로그램

수원팔색길걷기행복여행, 지게길, 수원그린트러스트, 광교저수지, 반딧불이화장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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