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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경도서관에서 '벽돌공장 영신연와 전시회' 열려
서수원의 역사 지키려는 내셔널트러스트 운동
2022-07-08 16:01:13최종 업데이트 : 2022-07-08 16:04:06 작성자 : 시민기자   한정규
'벽돌공장 영신연와 전시회'가 열리는 선경도서관 1층 로비

'벽돌공장 영신연와 전시회'가 열리는 선경도서관 1층 로비


'우리가 지키고 싶은 것은 낡은 굴뚝과 가마가 아니라 서수원의 역사와 사람들이다' 영신연와를 지키는 수원시민모임의 '벽돌공장 영신연와 전시회'가 선경도서관 1층 로비에서 열리고 있다. 낯설게만 느껴졌던 '영신연와'가 뭔지 패널의 설명을 읽고 전시된 사진을 보면서 알게 되었다.

서수원의 고색동에는 일제강점기부터 있었던 동보연와와 70년대부터 가동된 영신연와라는 두 개의 벽돌 공장이 있었다. 이들 벽돌 공장은 우리나라 산업화의 심장 같은 역할을 하면서 산업화의 최전선에서 지역 경제와 국가 발전에 이바지했다. 세월이 흐르면서 동보연와는 사라졌고 영신연와는 흔적만 남게 되었다.

'벽돌공장 영신연와 전시회'가 열리는 선경도서관 1층 로비. 회화 작품들

'벽돌공장 영신연와 전시회'가 열리는 선경도서관 1층 로비. 회화 작품들


우리 부모 세대는 산업화 초기에 용광로 같은 불가마 속에서 벽돌을 생산하며 피땀 흘리던 시절을 기억하고 있다. 보릿고개를 넘기며 산업화로 인한 격동의 세월을 온몸으로 겪었다. 벌판의 벽돌 공장 높은 굴뚝에서 용솟음치는 연기는 희망의 상징이었을 것이다. 빨간 벽돌의 추억은 신화가 되었고 지역의 랜드마크가 되었다.

영신연와의 신화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수원의 벽돌공장 영신연와는 단순한 벽돌공장이 아닌 초기 산업화의 생생한 생활상을 간직한 근대의 산업문화유산인 것이다. 영신연와를 지키기 위해 시민들의 모임인 '영신연와를 지키는 수원시민모임'이 나섰다.

'벽돌공장 영신연와 전시회'가 열리는 선경도서관 1층 로비. 사진 작품들

'벽돌공장 영신연와 전시회'가 열리는 선경도서관 1층 로비. 사진 작품들


한국내셔널트러스트의 보전대상지 시민공모전인 '이곳만은 꼭 지키자'에 벽돌공장 영신연와가 선정되었다. 이 공모전은 훼손 위기에 처한 자연환경과 문화유산을 지역주민, NGO 단체들이 직접 제안하여 사회적 관심을 확산시키는 행사이다. 응모한 대상은 환경 전문가, 문화유산 전문가들의 엄정한 내용심사와 현장 실사를 거쳐 '올해의 꼭 지켜야 할 자연, 문화유산'으로 선정해 보전 운동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공모전에 영신연와가 선정된 것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호프만식 가마를 보존하고 있고 공장식 가마와 노동자들의 숙소까지 남아있는 벽돌공장으로 희소성이 높은 것을 인정받았다. 영신연와는 수원지역의 산업구조 역사의 변화를 보여주는 중요한 산업시설로 근대유산으로서 가치가 충분한 대상 지역이다. 수원의 개발사업으로 인해 훼손 위기에 처해있어 보존의 시급성을 고려해 선정된 것이다.

'벽돌공장 영신연와 전시회'가 열리는 선경도서관 1층 로비. 사진 작품들

'벽돌공장 영신연와 전시회'가 열리는 선경도서관 1층 로비. 사진 작품들

 
공모전의 작품은 금정수 작가의 일러스트, 박김형준 작가의 사진, 서동수 작가의 사진, 서승원 작가의 영상, 오영진 작가의 사진과 영상, 이부강 작가의 회화, 이명재 작가의 사진과 영상, 최종현 작가의 사진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작품을 통해 과거와 현재의 모습과 생생한 생활상을 다양하게 보여주고 있다.

아파트를 배경으로 높은 굴뚝 옆을 철새들이 날아가고 있는 사진이 있다. 심장이 멈춘 영신연와의 과거와 현재가 극명하게 대조를 이루고 있다. 노동자 숙소로 사용되었던 공간이 자물통으로 굳게 잠긴 문과 떨어져 나간 지붕에서 세월의 흔적을 느낄 수 있다. 붉은 벽돌 사이의 닫힌 창문, 주변에 어지러이 늘어진 전선과 담쟁이 넝쿨의 조화는 사람을 그리워하는 듯하다.

'벽돌공장 영신연와 전시회'가 열리는 선경도서관 1층 로비. 사진 작품들

'벽돌공장 영신연와 전시회'가 열리는 선경도서관 1층 로비. 사진 작품들


내셔널트러스트운동은 자연을 지켜 인간을 지킨다는 운동으로 시민들의 자발적인 자산기증과 기부를 통해 보존가치가 높은 자연환경과 문화유산을 확보하여 시민의 소유로 영구히 보전하고 관리하는 시민운동이다. 이 운동은 산업혁명을 통해 급격하게 산업화를 이루면서 무분별한 개발과 자연환경 파괴, 자연과 문화유산의 독점적 소유에 의한 각종 사회문제가 발생하고 있던 영국에서 1895년에 시작되었다.

영국의 내셔널트러스트는 430만 명의 회원이 활동하면서 전 국토의 1%를 소유한 영국 최대의 사적 토지소유자이면서 시민단체로 정부 정책의 감시자 역할과 자연, 문화유산 보전 담당자 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2007년 12월에는 세계내셔널트러스트기구가 발족 되어 세계 30여 개국이 활동하는 국제적 자연, 문화유산 보전운동으로 확산되었다.

'벽돌공장 영신연와 전시회'가 열리는 선경도서관 1층 로비.

'벽돌공장 영신연와 전시회'가 열리는 선경도서관 1층 로비.


우리나라의 내셔널트러스트운동은 1990년대부터 지역에서 특정 자연환경과 문화유산 보전을 위해 시민 성금 모금 형태로 초기의 운동이 이루어졌다. 2000년대 들어 '강화 매화마름 군락지', '최순우 옛집', '동강 제장마을', '나주 도래마을 옛집', '권진규 아틀리에', '연천 DMZ 일원 임야' 등 시민 유산을 확보하여 보전, 관리하고 있다.

선경도서관을 이용하면서 내셔널트러스트운동에 대해 알아보고 현재 수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영신연와 지키기 운동에 관심을 가져야겠다. 영신연와가 서수원의 역사와 문화유산으로 보존되어 소중한 가치가 빛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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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돌공장 영신연와, 내셔널트러스트운동, 선경도서관, 한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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