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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이 기획하고, 시민이 참여하고, 시민이 즐긴 '수원문화재 야행'
수원문화재에서 만난 수원 시민들의 과거와 오늘
2022-08-16 08:07:34최종 업데이트 : 2022-08-16 08:08:24 작성자 : 시민기자   임리나

'수원문화재야행'기간에 깜짝 등장한 '행카'

'수원문화재야행'기간에 깜짝 등장한 '행카'



<수원문화재 야행>은 수원시와 문화재청이 주최하고 수원문화재단이 주관하는 행사로 8월 12일부터 14일까지 화성행궁과 그 일대에서 '기억'을 주제로 진행되었다.

갑자기 폭우가 내려 취소되는 행사도 있었지만 비교적 비가 내리지 않는 시간대에 진행하는 행사가 많아서 대부분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수원의 문화재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수원 화성'을 떠올리지만 <수원문화재 야행>은 문화재가 단순히 역사적 의미를 가진 물건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과거부터 현재까지 이어져 오는 수원 시민들의 문화라는 관점에서 수원과 수원화성 문화재를 삶의 터전으로 살았던 우리 이웃의 모습과 역사를 담아 8야(夜) 테마로 진행되었다.
 

단순히 주최 측에서 축제를 만들고 일방적으로 제공하는 방식이 아니라 사전에 시민들이 참여할 기회를 제공해서 축제의 준비부터 진행까지 함께하는 프로그램도 많았다.
 

수원화성에 대한 추억을 담은 시민들의 사진

시민이 보내준 방화수류정 야외 체험학습 사진이 전광판에 송출되고 있다


화성행궁에 들어서면 오른 쪽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 쪽에 놓여진 커다란 전광판은 화성에 대한 추억을 시민들에게 사진과 함께 접수를 받아서 야행 기간 동안 송출하고 있었다. 

 

수원 화성에 학창 시절 야외수업을 했던 김미정님, 지인들과 함께 처음으로 즐긴 수원야행 황선목님, 지금은 별이 된 반려견과 함께 연무대를 바라보았던 한유애님 등 누구나 하나쯤 갖고 있는 수원 화성의 추억들이 전광판에 이야기가 되어 밤의 행궁광장에서 찬란히 빛나고 있었다. 

 

행궁 건너편에는 '수원종로교회'와 '북수동성당'이 있다. 이곳 또한 야행의 중요한 장소이다.

'수원종로교회'의 역사는 일제시대부터 시작이 되는데 수원의 유명한 3.1운동 독립운동가들이 이곳 출신이다.

 

민족대표 48중의 한 명으로 삼일학교의 학감으로 학생들의 교육에 열심이었고 독립운동을 하다가 투옥되어 재판을 받을 때 출옥하더라도 독립운동을 다시 하겠다는 단호한 대답으로 감동을 주었던 '김세환' 선생님이 수원종로교회 출신이다.

이뿐만 아니라 이선경, 임면수 등 많은 독립운동가들이 수원종로교회 출신이기에 수원종로교회는 수원의 근대사를 함께 하고 있다.

 

야행기간 동안 밤 10시까지 '역사관'을 개방하고 있어 종로 교회의 역사만이 아니라 수원 시민의 역사를 함께 더듬어 볼 수 있었다.
 

수원종로교회 역사관

수원종로교회 역사관

 

수원 종로교회에서 조금 더 걸어가면 '북수동 성당'이 있다.

'북수동 성당'은 천주교 성지로 알려져 있지만 이곳도 수원 시민과 깊은 연관이 있다. 다름 아닌 수원 최초의 사립 초등학교의 전신인 소화강습소가 이곳의 파란 눈의 신부 '뽈리 신부'가 세웠기 때문이다. 소화 강습소는 일제의 눈을 피해 조선의 아이들에게 한글 교육을 했다. 소화초등학교가 원천동으로 옮겨간 후에 이곳은 원형 그대로 보존하여 뽈리 화랑으로 운영하고 있다.

야행기간 동안 뽈리 화랑 앞에서 '야행행 스윙윙' , 1930년대~40년대 유행했던 스윙 배틀이 진행되고 있었다. 뽈리화랑의 아름다운 건물과 복고풍 댄스가 잘 어울렸다. 
 

뽈리 화랑 앞에서 스윙댄스를 추는 시민들

뽈리 화랑 앞에서 스윙댄스를 추는 시민들


북수동성당에서 다시 길을 건너 행궁으로 와서 왼쪽으로 가면 행궁길갤러리가 보였다.
행궁길갤러리에서는 야행을 맞이하여 '매교동'의 역사를 전시하고 있다.

매교동은 항교가 있다는 상징으로 마을 이름에 '교'자가 들어간다. 매교동은 행궁의 바로 옆에 위치한 동네로 정조대왕의 애민 정신으로 시작되어 일제강점기를 겪고 수원 화성이 복원되는 역사를 고스란히 가진 곳으로 우리 이웃들의 '기억'을 소환하게 해준다. 행궁길갤러리를 나와 아래쪽으로 조금 더 걸어가면 후소 갤러리가 있다. 
 

 

독립운동가 김세환 선생님

수원의 독립운동가 김세환 선생님 얼굴

 

후소 갤러리 앞마당에서는 수원의 독립운동가 12명을 빛으로 연출하는 조형물이 보인다.

독립운동가라고 하면 유관순, 안중군 등을 떠올리지만 수원에서도 독립운동이 있었고 또 그로 인해 희생된 많은 분들이 있다는 것은 당연한 사실일텐데 정작 수원 시민들은 잘 모르는데 이렇게 빛으로 그 분들을 만날 수 있다니 감격스럽다. 
최근에 유관순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 '항거'에서도 수원 출신의 기생으로 독립운동을 하고 유관순과 같은 감옥에 갇혔던 의로운 기생 '김향화' 또한 수원의 자랑스러운 독립운동가이다.

 

지난 7월부터 총 5주간 진행한 시민해설사 교육, '야학'을 통해 양성된 시민해설사들이 안내하는 '근대사 문화탕방'은  행궁을 기점으로 팔달문 통닭거리 여민각을 도는 '정조로 코스'와 나혜석 생가터와 화령전을 거쳐 북수동 성당에서 마무리 하는 '신풍로 코스' 2가지가 있다. 이것 또한 시민들이 시민을 안내하는 시민 참여의 행사였다. 
 

 

시민해설사가 이끄는 '야로'

시민해설사가 이끄는 '야로' 근대사 문화탐방


근대사 투어에 참여한 시민 강려원(영통동 거주)은 '평소에 수원에 대해서 잘 안다고 생각했지만 수원 화성만이 아니라 그 이후의 역사 속에서 몰랐던 사실과 몰랐던 인물들을 많이 알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 했다.

   

이 뿐만 아니라 어린이 해설사도 지난 6월부터 교육을 받고 행궁 안에서 시민들에게 정조 행차를 설명해주고 있다. 어린 아이들의 열정적인 설명에 지나는 시민들도 발걸음을 멈추고 경청해주었다.

 

가족 단위로 참여해서 독립운동가의 탈을 만들고 퍼레이드를 하고 마임을 하는 「8.15 그날을 기억하며」 거리인형극 또한 수원 시민들의 참여로 이루어졌다.
 

 

가족참여 거리 인형극

가족 참여 거리 인형극 '8.15 그날을 기억하며'

 

가족 참여 거리 인형극 '8.15 그날을 기억하며'에 참여했던 김지민(10세)은 '직접 만든 탈을 쓰고 거리를 걸으며 사람들에게 독립 운동을 알릴 수 있어 뿌듯했고 엄마 아빠도 함께 참여해서 행복한 추억이 되었다'고 했다. 
정조의 어진이 모셔진 화령전에서는 승무와 살풀이춤 공연도 무료로 관람할 수 있었고, 수원문화재단 지하 1층에서는 좀처럼 보기 드문 무형문화재 발탈 공연도 있다. 외국에서 살다가 오랜만에 귀국에서 발탈 공연을 보았다는 임혜정(일본거주중)은 한국에 와서 전통 공연을 보니 감격스럽다고 했다.

 

수원의 역사만이 아니었다.
'백투더 1764'에서는 정조의 동시대에 살았던 가우스, 베토벤을 등장시켜 불우한 가정사를 딛고 훌륭한 업적을 이뤄낸 인문들의 이야기를 행궁안의 곳곳을 옮겨가며 공연했다.
 

 

백투더 1764

'백투더 1764' 정조와 만난 가우스

 

3일 동안 수원 문화재 야행을 돌아보았지만 기사에 담지 못한 프로그램이 더 많을 정도로 알찬 '수원문화재 야행'이었다.

시민들이 참여하고 즐기는 '수원문화재 야행'은 단 3일이었지만 몇 백년, 몇 천년을 이어갈 수원 역사의 일부분이 될 것이며, 내년의 '수원문화재 야행'은 또 어떤 주제로 수원 시민들의 이야기를 담아낼지 기대된다.

 

 
임리나님의 네임카드

수원문화재야행, 수원축제, 수원이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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