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풍 선생님은 오늘도 숲으로 간다
아이들을 숲으로 이끄는 한효진 숲해설가
2022-11-01 14:09:42최종 업데이트 : 2022-11-01 14:04:30 작성자 : 시민기자 곽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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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숲에서 성장한다 [사진 제공: 동고비의 생태학교] 가을을 제대로 만끽하려면 역시 '숲'이다. 노랗고 붉은 단풍, 밟을 때 바스락 들리는 낙엽 소리, 귀엽고 작디작은 열매, 도토리를 주워 다시 숲으로 던져주는 다정한 손, 선선한 바람에 묻어나는 가을 냄새... 텔레비전, 유튜브 등 영상물에 익숙한 아이들이 많은 요즘, 이들에게 숲은 오감을 그대로 느낄 수 있고 공생의 배움을 할 수 있는 곳이다. 숲은 아이들에게 좋은 놀이터라는 것을 알지만 숲에서 어떻게 놀아줘야 할지 잘 모르는 부모도 적지 않다. 물론 어렸을 때 동네 뒷산이나 강가, 들판을 휘젓고 다니면서 친구들과 논 추억이 있는 부모도 있지만 골목 놀이라는 것이 생소한 부모도 있다. 숲이 아이에게 좋은 환경이란 걸 알지만 방법을 모르는 부모도 많은 이유이다. 숲이 주는 놀이를 제대로 알려주기 위해서 숲해설가가 있다. 숲 해설의 기원자는 에노스 밀즈(1870~1922)이다. 에노스 밀즈가 미국 로키산맥에서 숲 해설을 시작한 1889년을 숲 해설의 시초라고 본다. 우리나라에서도 1999년부터 국립수목원과 국립자연휴양림 등에서 숲해설가 제도를 운영하고 있고, 전문가 양성 과정을 거친 숲해설가 1만 5천여 명이 활동하고 있다. 아이들은 숲에서 공존하는 방법을 배운다 [사진 제공: 동고비의 생태학교] '동고비 생태학교' 소속 강사인 한효진 숲해설가는 2014년부터 숲 해설하고 있다. 숲해설가는 부르기 쉽고 친근감을 주려고 숲과 관련된 별명으로 주로 활동하는데 한효진 숲해설가는 '소풍'이라는 별명으로 활동하고 있다. 왜 '소풍'이라는 이름으로 지었느냐는 물음에 한효진 숲해설가는 "아이들이 숲에 설레고 즐거운 마음으로 왔다 갔으면 좋겠어요. 예전에 멀리 스터디를 하러 간 적이 있는데, 소풍 가는 마음으로 스터디를 즐긴 저를 보고 동료 선생님이 추천해 주셨어요."라며 "별명 덕에 아이들이 친근감을 느끼는 것 같고 소풍 선생님이라고 불러 줄 때 기분이 좋아요."라고 말하면서 웃었다. 숲 체험에 참여하는 아이들은 유치원, 학교, 학원 등을 다니는 우리 이웃의 아이들이다. 한효진 숲해설가는 아이들이 숲과 함께 '숲며드는'(숲에 스며드는) 시간 동안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숲 해설한다. 더해서 아이들이 자연스레 '숲며들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것이 숲해설가 역할이라고 생각하고 숲 체험을 돕는다고 한다. "풍족해진 환경에 비해 아이들의 몸과 마음은 지치고 약해지는 요즘이에요. 뭔가 대단한 체험보다 온몸으로 공감하고 느끼는 순간을 또래와 많이 나누기를 바라요. 또한 자연에서 잘 노는 아이가 될 수 있도록 숲 체험을 이끌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숲 체험장으로는 아이들이 사계절을 쉽게 느낄 수 있는 곳, 숲으로 들어가는 방향이 다양한 곳, 다양한 동식물을 볼 수 있는 곳, 접근하기 쉬운 장소 등을 고려해서 정한다고 한다. 주로 광교중앙공원, 칠보산 다람쥐 공원, 밤밭 청개구리 공원, 최근 개장한 영흥숲공원 등이 숲 체험장이다. 아이들이 숲과 함께 '숲며들기'를 바라는 게 한효진 숲해설가의 숲 체험 신조이다 [사진 제공: 동고비의 생태학교] 언제 보람을 느끼냐는 질문에 "도시 아이들이 숲 체험을 통해 숲과 더 친해지는 모습을 볼 때와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아이를 볼 때예요. 숲 체험 후 아이가 엄마, 아빠에게 이야기를 더 많이 나누게 되었다는 말을 많이 들어요."라며 "그래도 무엇보다도 아이들과 함께한 경험이 저에게도 좋은 선생님, 좋은 엄마, 좋은 어른으로 될 수 있도록 마음을 다잡게 될 때 가장 보람이 있어요."라고 한효진 숲해설가는 대답했다. 인상적인 아이로는 소풍 선생님이 우리 엄마였으면 좋겠다는 아이, 선생님 진짜 이름이 '김소풍'이냐고 물었던 아이라고 답하면서 오늘도 고맙다는 아이, 학원보다 숲 체험이 더 좋다는 아이 등 한효진 숲해설가를 웃게 하는 아이가 많다고 한다. 숲 해설은 '숲을 알게 하는 계기'를 제공해 주는 것이다. 한효진 씨가 숲해설가가 된 계기도 아이의 질문 때문이었다. "아이와 산책하면 아이의 질문이 많았어요. 질문에 답해주고 공감하고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자연스레 아이와 함께 신나게 자연 속에서 놀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어요. 그때 생태학교라는 곳을 알게 되었고 지인이 공부하는 모습을 보면서 관심이 생겨 시작하게 되었답니다."라고 한효진 숲해설가는 밝혔다. 또한 "숲 체험으로 우린 결국 서로 '공존'하고 있다는 깨달음을 얻었어요. "도시, 숲, 우리는 생태계라는 둘레 안에 속해 저, 제 아이, 숲 체험하러 온 아이들이 공존하고 있다는 걸요."라고 말했다. 한효진 숲해설가의 숲 체험 신조인 '아이들이 숲과 자연과 친해져서 숲며들 수 있게 안내'하는 거와 일맥상통한다. 숲해설가는 아이들을 대상으로만 숲 체험하지 않는다. 수목원, 자연휴양림에서도 숲 체험이 있고 성인 대상으로 심리 치료하는 힐링 숲 체험, 태교 숲 체험, 요양원에서 어르신을 대상으로 생태 미술 수업을 하는 등 다양하다. 한효진 숲해설가는 중등 정교사 자격증을 취득했는데 아이들에게 서로 공존하는 사회라는 걸 숲을 통해 알려주고 싶어서 아이 대상 숲 체험 수업을 주로 진행한다. 한효진 숲해설가는 숲 해설을 제대로 하기 위해 준비를 철저히 했다. 민간단체에서 진행하는 생태 강사 수료 과정을 마친 후 스터디하면서 배경지식을 넓혔다. "생태 미술, 곤충, 거미, 조류 등 세부적 과정을 공부하면서 관련 분야 책도 읽었어요. 현재도 스터디와 웹 강의로 계속 공부 중이고요."라고 답하면서 야외에서 아이들과 수업하니, 응급처치 교육과 전래 놀이지도 과정도 공부했다고 덧붙였다. 자연에서 새로운 놀잇감을 찾는 아이를 발견하게 되는 경이로운 순간을 맞주한다 [사진 제공: 동고비의 생태학교] 한효진 숲해설가는 숲 체험을 통해 아이들이 거창한 것을 얻어 가기만을 바라지 않는다고 한다. "즐거운 추억으로만 남아도 좋고요. 추억이 쌓여서 단단한 자양분이 되고, 그게 어른이 되었을 때 삶을 잘 헤쳐 나갈 수 있는 마음속 '리틀 포레스트'가 되기를 바라요."라고 말했다. 아이들에게 자유로움과 사계절 변화로 호기심을 주는 숲은 자연 그대로의 놀이터이다. 아이들은 도토리 하나, 나뭇잎, 나뭇가지, 작은 열매만으로도 창의적으로 가지고 놀 수 있다. 주말에 아이의 손을 잡고 집 근처 산이나 공원을 나가보자. 매번 자연에서 새로운 놀잇감을 찾는 아이를 발견하게 되는 경이로운 순간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숲해설가, 숲 해설, 숲 체험, 한효진 숲해설가, 생태학교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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