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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명절 대목장과 변화하는 명절 풍속도
경기 불황에 지갑 닫는 시민들, 설 연휴 해외여행은 급증
2023-01-19 10:15:31최종 업데이트 : 2023-01-19 10:15:28 작성자 : 시민기자   차봉규

장꾼들로 북새통을 떨어야 할 설명절 대목장이 한산하기만하다

장꾼들로 북새통이어야 할  설 명절 대목장이 한산하기만 하다.

 

우리의 최대 고유 명절인 설날이 3일 앞으로 다가왔다. 
 

옛날에는 설날이 다가오면 아이들은 '까치 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 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 노래를 부르며 놀기도 하고 '오늘 밤 자고 나면 몇 밤 남았다.' 하며 손가락으로 손꼽으며 설날을 기다렸다.
설 명절이나 되어야 새 옷이며 새 신발, 양망을 얻어 신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형편이 어려운 집들은  고무신 하나 사줄 형편이 못 되니 아이들 입던 옷을 빨아서 다시 입히는 등 부모의 걱정은 태산이었다. 

 

지금은 설 명절이라고 특별한 옷이나 신발을 사줄 일이 없지만, 그래도 박봉에 맞춰 생활하는 직장인들이나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명절 걱정은 예나 지금이나 별반 다를 게 없다. 아무리 형편이 어려워도 조상님 제사 상차림을 해야 하고, 본가(本家)나 처가(妻家) 어른들을 찾아뵈어야 하며 아이들 세뱃돈 등 이런저런 목돈 쓸 일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지금은 설 쇠는 것도 천태만상이다. 전통적으로 조상님 제사를 지내는 집들도 있고, 예수를 믿는 종교인들은 귀신을 섬기지 않는다는 교리에 따라 제사를 지내지 않는다. 또한 고향에 내려가 부모님을 찾아뵙는 자식들이 있는가 하면, 교통체증으로 자식 고생시킨다며 자식들 집으로 올라오는 부모도 있다. 

 

설 명절에 부모님에게 해외여행을 보내드리는 효자들도 있다.
율전동에 거주하는 남모 씨(80)는 설연휴에 아들딸들과 4박 5일 베트남 다낭으로 해외여행을 떠난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명절 연휴인데도 바쁘다는 핑계로 고향 부모님에게 용돈만 보내고, 자녀들을 데리고 여행을 떠나는 자식들도 있다. 지난해에 비해 올해 여권 발급 신청이 약 5배 증가하고, 설 연휴 해외여행 건수가 70배 급증했다는 보도도 있다. 이렇듯 시대의 변화와 함께 명절 풍속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지난 18일 명절 대목의 시장 분위기를 알아보기 위해 수원시 매산시장을 돌아봤다.

매산시장에 들어서니 옛날 재래시장이 아니다. 시설 개선 사업으로 회색 도로에 흰 줄무늬가 새롭게 그려져 마치 무늬장판을 깔아놓은 듯 말끔하게 정비되었고, 점포 판매대와 간판이 일률적으로 개선되었으며 LED조명과 라인조명으로 현대화되었다. 대부분 식품들이 냉장 기능이 있는 판매대에 보관되어 위생적이다. 140여 개의 점포에서는 농, 축산, 해산물, 공산품 등을 판매하고 있다. 
 

시설 개선사업으로

장꾼들로 북새통을 떨어야 할 설명절 대목장이 한산하기만 하다

 

일반적인 재래시장이라면 도로변 땅바닥이나 좌판대에 각종 물건들을 펼쳐놓고 물건을 흥정하면서 에누리도 하고 덤으로 더 주기도 하는 어수룩하고 훈훈한 인심이 있는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그런데 매산시장은 현대화 시설에 가격 표시제로 판매하여 재래시장보다는 마트, 슈퍼 같다. 

 

설 명절에는 어느 가정이든 조상님 제수(際需) 준비가 우선이라 이를 염두에 두고 시장을 보게 된다. 

떡집 판매대에는 시루떡, 송편 등 오색 물들인 다양한 떡들이 진열돼 있다. 가래떡도 있다. 옛날에는 명절 3, 4일 전쯤 떡방앗간에서 가래떡을 빼다가 하루쯤 놔두면 고들고들하게 굳는다. 이를 칼로 썰어서 설날 아침에 떡국을 끓여 먹었다.

명절 전날에는 떡살을 도구통에 빻고, 체로 곱게 쳐서 시루에 떡을 찌고 기름 냄새를 풍기며 전을 부치는 등 명절 음식을 장만하느라 하루 종일 북새통을 떠는 분위기였다. 요즘은 떡집에서 떡국이나 떡을 손쉽게 구매해 명절을 맞이한다. 
 

오색 물들인 떡과 가래떡이 손님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오색 물들인 떡과 가래떡이 손님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과일 가게에는 사과와 배, 귤, 감, 포도, 바나나, 한라봉 딸기, 곶감 등 각종 과일들이 쌓여 있다.
과일이 수없이 많지만 제사상에 오르는 과일은 홍동백서(紅東白西) 배와 사과뿐이다. 선물용 과일은 상품에 따라 가격이 각각 다르다. 과일가게 상인에게 대목이라 매상이 좀 나아졌느냐고 물었더니 "보다시피 거리가 한산하잖아요. 대목이라도 장사가 통 안 돼요"라고 한다. 건어물 가게에서는 제수용인 대추, 밤, 곶감, 황태포, 한과, 약과를 판다. 대추 1봉(330Kg) 5,000원, 밤 1되 7,000원, 황태포 5,000원, 약과 5,000원, 한과 3,000원이다.


대목장인데도 손님은 없고 과일들만 가게를 지키고 있다

대목장인데도 손님은 없고 과일들만 가게를 지키고 있다.


육 점(肉店) 진열대에 놓인 소고기와 돼지고기 등이 신선해 보인다. 모두가 제사상에 올라가는 고기들이다. 일반적으로 쇠고기로 탕, 국을 끓여 제사상에 올리고 닭의 목과 발을 잘라내어 찜을 만들어 제사상에 올린다. 돼지고기는 쇠고기와 함께 아이들 손바닥 넓이 만큼씩 잘라 두툼하게 썰고, 꽂이에 꿰어 숯불에 구어 산적으로 제사상에 올린다. 가격을 알아보니 소고기 1근 4만 8,000원, 돼지고기 1근 8,400원, 토종닭 1마리 1만 7,000원, 육계 1마리(1Kg) 6,500원이라고 한다. 


정육점

붉은 빛을 내는 고기가 신선해 보인다. 


지방에 따라 다소 다르긴 하지만 생선은 대표적으로 조기, 홍어, 민어, 돔, 북어 상어 등이 제사상에 오른다. 갈치, 꽁치, 멸치, 참치 등 '치'자가 끝에 들어가는 생선과 고등어, 방어, 정어리 같은 등 푸른 생선들은 흔하고 천박하다 하여 제사상에 올리지 않는다. 


못처럼 손님을만난 생선들이 누가 팔려 나갈까 눈치를 살피는 것 같다

모처럼 손님을 만난 생선들이 누가 팔려 나갈까 눈치를 살피는 것 같다.

 

명절에 쓸 먹거리를 장만하느라 시장이 활기를 띠어야 할 시기에 한산하기만 하다. 속담에 '모기도 여름이 한철'이라고, 장사꾼들은 대목장을 기대할 것이다. 최근 경제 상황이 어려운 데다가 재래시장 물가도 30%나 올랐다고 하니 시민들이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는 것 같다. 

차봉규님의 네임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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