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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볼 만한 겨울 여행, 융건릉의 설경
설경과 낭만 즐기며 만드는 추억, 역사도 배우는 겨울 여행
2023-01-27 10:57:45최종 업데이트 : 2023-01-30 13:04:40 작성자 : 시민기자   차봉규

경내 소나무의 설경이 아름답다

경내 소나무의 설경이 아름답다


하얀 눈이 내려야 겨울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고, 추위의 매운맛이 있어야 겨울답다. 
눈이 내리면 어린이, 어른들 할 것 없이 남녀노소 모두가 설렌다. 아이들은 미끄럼 타기나 눈싸움을 하고 싶고, 젊은이들은 연인들과 함박눈을 맞으며 뽀드득 뽀드득 눈길을 걷고 싶을 것이다. 여행을 떠나고 싶은 마음도 생긴다. 
 

눈이내린 아파트단지에 어린이들과 엄마가 눈장난을하고있다.

눈이 내린 아파트 단지에 엄마와 아이들이 눈장난을 하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 창밖을 내다보니 아파트 단지와 주택 지붕, 나무들이 온누리 삼라만상(森羅萬象) 하얀 이불을 덮고 있는 듯하다. 수원은 다른 지방에 비해 강수량이 적은 편이라 여름철 비나 겨울철 눈도 많이 내리지 않는 편이다. 최근 눈이 20여 일 만에 내린 것이다. 아름다운 눈 풍경을 사진으로 담아두고 싶어 외출을 했다. 


시내의 딱딱한 건물 풍경보다는 숲과 운치가 있는 곳을 찾아 융건릉을 찾아갔다.
융건릉은 조선시대 왕과 비를 합장한 능이다. 경내에는 소나무, 도토리나무 등이 빼곡히 들어서 숲이 우거져 있다. 이곳은 지난 2009년 6월 30일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어 세계인들의 관광명소가 됐다. 융건릉은 역사 관광지이기도 하지만 정조와 수원시는 수어지교(水漁之交)의 관계이기도 하다.

 

융건릉에 오전 11시 반쯤 도착했다. 영하 10도다. 날씨 탓인지 관람객이 보이지 않는다. 매표소를 지나 5m쯤 가면 융건릉 역사문화관이다. 역사관에는 장조와 정조의 생애를 기록과 영상으로 볼 수 있다.


재실

눈이 내려 한결 돋보이는 재실


오른 편에는 재실이다. 재실은 제례를 시작하기 전에 제관들이 미리 와서 몸과 마음을 정화하고 제례를 준비하는 곳이다. 재실 지붕과 담장, 마당에도 눈이 쌓여 새로 지은 아름답고 단아한 건물로 변신한 것 같다. 
 

경내로 들어서는 입구의 설경

경내로 들어서는 입구의 설경


융건릉에 들어가는 입구에는 좌우로 하늘을 찌를 듯한 소나무들이 있다. 송충이들이 소나무를 갉아먹자 정조가 이로 깨물었다는 일화도 있다. 정조는 왜 소나무를 애지중지했을까.

역사를 통해 풀어봤다. 정조는 아버지 사도세자도 붕당정치에 휘말려 희생되었지만 정조도 임금에 오르기까지 붕당정치에 희생 될 뻔했다. 정조는 고모 화원옹주(和援翁主)와는 계륵(鷄肋) 관계였다. 노론 벽파에 속한 화원옹주의 양자인 정후겸과 혜경궁 홍씨의 숙부인 홍인환 등과 결탁하여 정조 주변에 첩자를 보내 염탐하고 유언비어를 퍼뜨리는 등 대리청정을 방해 정조가 왕위에 오르는 것을 필사적으로 막으려 했다. 

 

하지만 정조의 심복인 홍국영이 이 같은 음모를 막아내고 영조의 마음을 얻어 대리청정을 만들어냈다. 이런 어려움을 겪으며 왕위에 오른 정조는 불취무귀의 탕평정책을 실현코자 했다. 

소나무는 불로장생, 절개, 정절을 의미하기도 한다. 정조는 사시사철 변색하지 않는 소나무 같은 충신이 필요했던 것으로 소나무를 심었던 것이 아닌가는 생각이 든다.

 

입구에서 30, 40m쯤 가면 융릉(왼쪽)과 건릉(오른쪽)으로 가는 갈림길이 나타난다. 직진하면 소나무숲 터널인 산책로다. 눈은 끊임없이 내린다. 건릉으로 가다 보니 연인으로 보이는 남녀가 우산을 받고 걸어온다. 

 

연인

설경에 낭만을 즐기는 연인들 

 

이들을 보니 젊은 시절, 필자가 아내와 연애시절 눈 내리는 공원길을 뽀드득 뽀드득 눈을 밟으며 걷던 추억이 떠오른다. 아내의 속눈썹이 길어 눈썹 위에 함박눈이 사뿐히 내려앉는다. 이국적인 아름다운 눈에 반해 연애를 했고 결혼도 했다. 그 시절에는 남녀 칠 세 부동석, 남녀유별이라 연애는 금물이었다. 연애하다 들통나면 아무개 집 딸과 바람났다고 온 동네방네 입방아 거리였다.
 

건릉

쌀가루를 뿌려놓은듯 하얀 눈이 덮인 제례청과 건릉 

 

건릉에 도착하니 관리인들이 빗질을 해 길을 냈다. 온 천지가 쌀가루를 뿌려놓은 듯 백옥같이 하얗다. 정조도 가을에는 누런 잔디 이불을 덮은 것 같더니 겨울이라 하얀 솜 이불을 덮은 것 같다.
건릉은 조선 22대 정조황제와 효의황후 김씨의 능이다. 정조는 장조의 둘째 아들로, 영조가 세상을 뜨자 왕위에 올랐다. 재위 기간 당파와 신분의 차별 없이 학문과 능력 위주로 인재를 등용했다. 규장각(학문연구기관)을 설치하고 수원화성을 건축하는 등 많은 업적을 남겼다.
 

2도토리나무의 앙상한 가지에도 눈꽃이 피었다

 

융릉을 가다 보면 온동 도토리나무들뿐이다. 옛날에는 관아에서 가을에 도토리를 수거해 보관했다가 흉년이 들면 식량 대용으로 백성들에게 나눠줬다고 한다. 이런 걸 보면 정조의 백성들을 위하는 애민정신을 알 수가 있다. 

융릉은 추존된 장조와 현경황후 홍씨의 능이다. 장조는 영조의 둘째 아들로 왕세자가 되었고 영조를 대신해서 정사를 보기도 했다. 붕당 정치의 갈등으로 희생되어 뒤주에 갇혀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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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의 설경을 즐기는 관광객들


봄, 가을과 대비해 관람객이 많지 않지만 눈 내리는 설경과 낭만을 즐기려는 관람객들이 끊임없이 줄을 잇는다. 집에만 있는 것보다 걷기 운동도 할 겸, 맑은 공기 마시며 추억도 만들고 역사도 배우는 융건릉의 설경(雪景) 나들이는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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