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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슬기로운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 유학생입니다
아주대학교 유학생 학습공동체 프로그램을 소개합니다
2023-02-27 15:34:03최종 업데이트 : 2023-02-27 15:34:19 작성자 : 시민기자   곽기주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드라마에서 본관을 묻는 판사 대사로 한국의 성씨과 본관 관계를 이해한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드라마에서 본관을 묻는 판사 대사로 한국의 성씨과 본관 관계를 이해한다


"변호인은 본관이 어디입니까?"
작년에 크게 인기있던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나오는 대사이다. 법정에서 판사가 변호사들에게 본관이 어디인지 물어보고, 한 검사는 본관 이야기를 하면서 "우리는 따지고 보면 동향 사람"이라면서 판사에게 친근감을 표하는 장면이 나온다.

지난 2월 중순, 대학교 방학이 한창일 때 아주대학교 한 교실에 외국인 유학생들이 모여 한국인 대학생 멘토가 준비한 드라마 속 장면을 보고는 한국의 성씨와 본관에 관해 공부하고 있었다. 그들은 "한국은 성과 본관이 같으면 동족으로 여기는 부분이 흥미롭다"라며 호기심 가득한 표정을 내비쳤다. 

그들은 아주대학교 다산학부대학 이주미 교수가 기획한 <슬기로운 한국어> 세미나 참여자이다. 세미나는 외국인 유학생 7명과 한국인 멘토 학생 한 명이 방학에 모여 유학생에게 필요한 한국어 학습 활동을 하는 프로그램으로 지난 해 여름방학 때 처음 개설하여 이번이 세 번째다. 이번에는 2월 6일부터 2월 22일까지 매주 월요일, 수요일 그리고 금요일 총 10회 진행했다.

이주미 교수는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임에도 한국에서 새로운 도전과 시작을 내딛는 외국인 유학생들의 학습과 생활을 관리하고 이들의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교류를 활성화 하기 위해 프로그램을 기획했다"며 "한국어 능력 향상과 학업 수행 능력을 위한 상호 소통 공감 능력을 강화하는 데에도 목적을 두었다"라고 밝혔다.

심정욱 멘토는 한국 드라마를 활용하여 한국어의 다양한 표현과 역사, 한국 전통 놀이를 유학생들에게 가르친다.

심정욱 멘토는 한국 드라마를 활용하여 한국어의 다양한 표현과 역사, 한국 전통 놀이를 유학생들에게 가르친다.


멘토로서 <슬기로운 한국어> 세미나를 운영하는 심정욱(경제학부 4학년) 학생은 "외국인 친구를 많이 사귀고 싶고 해외여행을 좋아해서 군대 입대 전까지 1년에 한 번은 꼭 해외여행을 갔다"며 "그런데 코로나19로 해외여행 가기가 힘들고 외국인 친구를 만날 기회도 줄어서 아쉬웠다. 이 때 '유학생과 함께하는 한국어 스터디 멘토' 모집 공고를 보고는 설레는 마음으로 신청하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외국인 유학생에게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알려주고 서로의 문화를 배우면서 외국인 친구도 만들고 싶다"고 했다. 

세미나 운영 방식에 대해 심 학생은 외국인 유학생이 과제 수행하는 데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 월요일과 수요일은 워드와 엑셀 등 기능 위주로, 금요일에는 한국 드라마로 배우는 '교과서와 사전에 없는 한국어 표현 익히기', 한국문화, 역사 수업 등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이번에 준비한 드라마는 <오징어 게임>, <응답하라 1988>,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라며 "드라마로 역사, 문화, 사투리, 다양한 표현을 배울 수 있다. <오징어 게임>으로 한국 전통 놀이를, <응답하라 1988>로 부산 사투리를 익히고 데모하는 장면을 활용해서 한국의 역사를 소개한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보면서는 본관의 의미와 지연을 묻는 한국문화를 설명했다."고 전했다. 

멘토인 심정욱 학생의 이야기에 외국인 유학생들은 "오징어 게임에 나오는 '똥인지 된장인지'라는 표현이 너무 인상적이었다"며 웃으면서 말했다. "드라마 대사를 듣고 사전으로 '똥', '된장'을 찾아보고는 '이게 뭐지?'라고 의아하게 생각했는데, 굳이 해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일을 의미한다는 설명을 듣고는 너무 재미있는 표현이라 금방 머릿속에 들어왔다"라고 즐거워했다.

유학생들은 세미나를 즐기는 마음으로 참여하고 있었다. 낯선 기자를 보고도 어색해 하지 않고 오히려 환담해주고 적극적으로 한국어로 말하고 싶어 하는 태도였다.
 
방학  때도 한국어 능력과 학업 수행 능력 향상을 위해 적극적으로 세미나에 참여하는 외국인 유학생들이다.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반안, 부이티투 흐엉,팜티친 학생이다)

방학 때도 한국어 능력과 학업 수행 능력 향상을 위해 적극적으로 세미나에 참여하는 외국인 유학생들이다.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반안, 부이티투 흐엉,팜 티친 학생이다)
 

부이티투 흐엉(경영학과 1학년, 베트남) 학생은 "이번이 두 번째 참여다. 지난번 세미나에서 학교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지식을 얻고 여러 친구도 사귈 수 있어서 좋았다"며 "지난번에는 PPT 기능을 배웠는데, 베트남에서는 PPT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한국에서는 모르니까 매우 불편했다. 한국인 멘토가 자세히 알려줘서 과제 작성에 너무나 도움이 되고 있다"라며 <슬기로운 한국어> 세미나가 아주 좋다고 말했다. 

반안(소프트웨어학과 1학년, 베트남) 학생은 한국어 실력을 늘리려고 세미나에 신청했다고 한다. "멘토가 선배로서 대학 생활에 유익하고 도움이 되는 정보를 많이 알려주고 요즘 자주 쓰는 한국어 신조어도 가르쳐줘서 재미있다"며 "이번에 제대로 익힌 워드로 다음 학기에는 보고서도 예쁘게 쓸 수 있을 것 같다"라고 하면서 웃었다. 덧붙여서 전공 수업에 필요한 용어도 배울 수 있어서 유익하다고 말했다. 

팜 티친(영어영문학과 1학년, 베트남) 학생은 "한국에 온 지 2년이 됐지만 같은 나라 친구만 만나서 한국어로 교류할 기회가 많이 없어 아쉬웠다. 세미나가 제게는 다양한 인맥 연결이 된다. 베트남 친구뿐만 아니라 멘토를 통해 중국인 친구도 사귀었고, 여러 친구가 대학 생활에 유익한 정보를 많이 준다"라며 "한국 대학은 외국인이 생활하기에 좋은 환경이고 학문 수준이 높다고 들어서 한국행을 결정했다. 학교에서 마련해준 비교과 과정인 '슬기로운 한국어' 세미나로 자신감이 높아져서 만족한다"라고 말했다. 덧붙여서 세미나에서 배운 걸 토대로 유학 생활을 낯설어하는 후배 유학생을 이끌어가는 선배가 되고 싶다고 전했다. 

<슬기로운 한국어> 세미나를 기획한 이주미 교수도 최종 목표는 유학생끼리 학습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유학생은 경험이 부재하고 국적에 따라 수동적인 성향이 있는 경우가 있다. 주동적이고 자발적이지 않아서 자신의 주장을 잘 밝히지 않으려고 한다. 이번 세미나에서 지도력을 높여서 3, 4학년이 됐을 때 그들이 멘토가 되어 1학년 유학생을 이끌어가는 게 세미나의 취지"라고 말했다. 

유학생들은 대부분 한국을 좋아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유학 생활을 벅차하고 일부 부적응 학생이 나올 수도 있다. 그들을 위한 비교과 프로그램인 <슬기로운 한국어>는 학교의 '배려'이다. 

지난 학기에 <슬기로운 한국어> 세미나 후 유학생들이 남긴 소감이다.

지난 학기에 <슬기로운 한국어> 세미나 후 유학생들이 남긴 소감이다.



방학 때도 <슬기로운 한국어> 세미나에 자발적으로 참여해서 공부하는 유학생들이지만 그렇다고 마냥 유학 생활이 좋지만은 않다. 즐겁지만 때로는 고향이 그리워서 향수병에 시달릴 때도 있다. 유학생들은 이구동성으로 "고향이 그리울 때나 학업으로 스트레스를 받을 때 수원 화성행궁에 자주 간다. 수원 화성행궁은 고향과 분위기가 비슷해서 산책하고 팔달산에 올라가다가 보면 마음이 평온해진다"라면서 지금까지 수도 없이 화성행궁 산책을 했다고 밝혔다. 

스트레스 받거나 마음이 적적할 때 화성행궁을 찾고 다녀와서 다시 학업에 몰두한다는 이들. 학업 후 고국에 돌아가서 한국 회사에 입사하거나 고국과 한국의 무역 관계 일을 하고 싶다는 학생, 한국 기술을 익혀서 유능한 프로그래밍 전문가가 되고 싶다는 꿈을 안고 한국 유학을 선택한 이들을 응원한다. 
곽기주님의 네임카드

슬기로운 한국어, 유학생, 아주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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