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요리교실, 앞치마 두른 신중년이 떴다!"
수원도시공사 가족여성회관 '신중년 남성을 위한 퇴근길 요리교실'에 참석하고
2024-01-12 17:25:57최종 업데이트 : 2024-01-23 17:07:23 작성자 : 시민기자 조명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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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매산로에 위치한 수원시가족여성회관 전경 신중년이란 주된 일자리에서 퇴직(60세 전후) 하고 재취업 또는 노후를 준비하는 과도기 세대(5060세대)이다. 2024년 현재 신중년들은 은퇴 후 인생을 어떻게 펼쳐가고 있을까?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매산로에 위치한 수원시가족여성회관에서 그 힌트를 얻을 수 있었다. 공무원을 퇴직한 후 평소 배워보고 싶었던 요리를 배우게 되었다는 수강생 지난 11일, 수원시가족여성회관 1층 요리실에서는 '퇴근길 신중년 남성 요리교실' 수업이 진행됐다. 요리를 만들기 어려워하는 남성들을 위한 맞춤 요리 수업 프로그램이다. 수원도시공사 가족여성회관 홈페이지를 통해 2023년 12월 8일부터 신청을 받았으며, 수업은 올해 1월 4일부터 3월 23일까지 매주 목요일 저녁 6시 30분부터 9시 30분까지 총 3시간 동안 진행되고 있다. 요리에 관심이 많은 신중년의 참여로 모집인원 16명을 꽉 채웠다. 요리를 배우기 위해 미리 도착한 신중년들은 가방에서 앞치마를 꺼내 입었다. 얼굴에는 설렘의 미소가 가득했다. 오늘 배울 레시피를 미리 점검하고 재료까지 분류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요리 설명을 듣기 위해 조리대 앞으로 모인 신중년들은 두 눈을 반짝이며 수업을 들었고, 일부 수강생은 휴대폰으로 동영상 촬영을 하는 열정을 보였다. 요리 수업을 하는 중간에 수강생 4명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딸을 위해서 구슬땀 흘려가며 요리하는 수강생의 모습 사랑하는 딸을 위한 도시락을 만든 안명준 수강생 Q. 중장년 요리 수업 신청을 직접 하셨나요? A. 정년으로 퇴직하고 나서 집안일도 많이 하게 되었죠. 밥도 하고 청소도 하는데 반찬 만들기는 경험이 없어서 항상 어렵더라고요. 고민하는 제 모습을 보고 딸이 요리 수업을 찾아서 신청해 준거예요.
Q. 요리를 직접 배워보시니 어떠신가요? A. 요리를 배워보니까 알아가는 재미가 있어요. 또 요리를 할 때 양념장이 음식의 모든 맛을 좌우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죠. 지난주에는 돼지 생강 덮밥과 볶음 가락국수를 만들었는데요. 가족들이 먹어보고 깜짝 놀랐어요. 이렇게 맛있을 수 있냐면서요. 오늘 만든 삼겹살 김치볶음밥은 우리 딸 아침 도시락으로 줄 거예요. 도시락 통도 딸을 생각해서 환경호르몬 나오지 않게 스테인리스로 가져왔어요.
내 손으로 직접 만든 요리를 사진으로 담는 수강생의 모습 중장년층 친구와 함께 배우는 요리 교실의 풍경요리를 처음 배워보지만 꼼꼼하게 칼질을 하는 수강생 Q. 요리 수업을 신청하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A. 집에서 삼시세끼를 먹는다는 '삼식이'가 되지 않으려고 요리를 배워요.(웃음) 그동안 집사람이 밥을 다 해줬잖아요. 퇴직하고 나서 내 밥은 내가 해먹는다 생각하면서 배우고 있어요. 혼자 오기 조금 민망해서 같은 중장년층 친구를 설득했어요. 이 친구는 요리를 처음 배워요. Q. 오늘 만든 음식을 누구와 먹고 싶나요? A. 요리를 함께 배워보니 음식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아는 기쁨이 있어요. 오늘 제 손으로 만든 맛있는 삼겹살 김치볶음밥을 집에 있는 아내와 함께 먹을 거예요. 요리에 집중하는 수강생 Q. 70세의 배움은 어떤 의미인가요? A. 저는 항상 배우는 것을 좋아했어요. 학교에서 교장으로 근무했었는데요. 오래 근무한 학교를 퇴직하고 나서도 배움의 끈을 놓치기 싫었죠. 그래서 가족여성회관에서 다양한 수업을 받았어요. 예를 들면 제과제빵, 커피 현재는 요리까지 배워요. 배움이 있는 삶이 근사하지 않나요? 70세라고 해서 집에만 있기보다는 나 자신을 위해 배움을 실현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88세 어머니를 위해 요리를 배운다는 오명석 수강생 Q. 요리사 복장이 근사해요. 누구를 위해서 요리를 배우시나요? A. 집에 계신 88세 어머니를 해드리고 싶어서 요리를 배우게 되었어요. 제가 만든 따뜻한 음식을 어머니가 드신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죠. 칼질 하나도 정성스럽게 하고 있어요. 그동안 어머니 음식을 먹고 살아왔잖아요. 이제는 제가 어머니를 해드리고 싶습니다.
신중년이 만든 근사한 닭고기 누들의 모습 수원도시공사 가족여성회관 임화선 관장 마지막으로 가족여성회관 임화선 관장에게 수업의 취지와 목적에 대해 물어보았다. Q. 가족여성회관은 어떤 취지를 가지고 있나요? A. 수원시가족여성회관은 2007년 9월 개관한 이래로 여성의 인적자원 계발과 양성평등의 사회 실현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Q.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요리 수업을 진행한 이유가 있나요? A. 1분기 55강좌 670여 명이 수강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현재 퇴직하거나 1인 가구와 중장년층의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중장년층의 식사 제공은 주로 아내들이 많이 해왔지만 퇴직 이후에는 개인이 운용할 수 있는 시간이 증가합니다. 그래서 스스로 할 수 있는 개인의 역량을 높이기 위해서 남성을 대상으로 한 요리 교실을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Q. 중장년층이 요리 수강을 통해 얻게 되는 가치는 무엇일까요? A. 중장년층이 요리를 통한 먹거리의 이해와 음식을 가족과 함께 먹는 기쁨을 누리기를 바랍니다. 또한 배움은 은퇴 후의 삶의 질을 향상시켜 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수강생들에게 알려주고 싶으신 것이 있으신가요? A. 가족여성회관 강좌는 여성만 강의를 수강하는 것이 아닙니다. 때론 여성회관이라는 이름으로 오해의 소지가 있는데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배움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1인 가구 대상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계발할 예정입니다. 수원 시민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다리겠습니다.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뭉클한 마음을 숨길 수 없었다. 딸의 도시락을 위해서 또 그동안 나를 위해 요리를 해준 아내와 어머니를 위한 음식을 만드는 중장년층의 마음이 닭곰탕처럼 깊게 우러나와 보는 사람의 마음을 뜨겁게 만들었다. 현재 우리나라 신중년 세대는 1,415만 명이라고 한다. 은퇴 이후 배움을 통해근사한 인생 2 막을 시작해 보는 것은 어떨까? 앞으로가 더 빛날 신중년의 삶을 강력하게 응원해 본다. [ 수원시가족여성회관 중장년을 위한 명사특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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