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림의 미학이 있는 인두화 보러 오세요"
<삶의 아름다움을 인두화로 담다>, 행궁길갤러리에서 18일까지 전시
2024-03-15 16:43:58최종 업데이트 : 2024-03-19 09:30:15 작성자 : 시민기자 김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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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아름다움을 인두화로 담다>, 행궁길갤러리에서 18일까지 전시 중이다. "인두화는 느린 그림이다. 자연물을 태워서 그리기 때문에 화려한 색도 없다. 완성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하지만 느리면서 담백한 매력이 인두화가 가진 매력이다. 하루 하루 정성을 다해 그려나가면 어느새 나도 모르게 빠져들게 된다." (이건희 한국인두화보존회 지도자) 제2회 한국인두화보존회 정기전 '삶의 아름다움을 인두화로 담다'가 행궁길갤러리에서 전시중이다. 이 곳에서 18일까지 인두화와 관련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짧게는 3~4년, 길게는 8년 이상 인두화에 푹 빠져 있는 11인의 작가들이 정성껏 만든 작품들이다. 작가들을 양성하면서 이번 전시까지 기획한 이건희 한국인두화보존회 지도자를 만났다.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이 초등학생부터 80세까지 다양한 세대로 구성되어 있어 작품의 주제도 폭이 넓다. 한 작품씩 설명을 하는 이 지도자는 작품에 대한 애정이 가득하다. 최고령자인 오경자 님의 작품 <아침의 고요> "정기적으로 수강생들이 공방에 와서 작품을 만들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다. 처음에는 내가 할 수 있을지 물어보며 선뜻 시작하는 것을 어려워한다. 하지만 조금씩 완성을 해나가면 어느새 멋진 작품이 되어 있는데 그럴 때 많이 뿌듯해한다. 무엇보다 걱정이나 고민이 있을 때 작품에 몰두하다보면 잡념이 사라진다. 수강생들과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작품을 만들어가는 시간이 너무 좋아서 정기 전시까지 기획하게 되었다."(한국인두화보존회 이건희 지도자) 전시회 한쪽에는 애니메이션 캐릭터로 만든 작품이 세워져 있었다. 최연소 수강생인 초등학교 6학년 학생으로 6개월에 거쳐 만들었다고 한다. 그동안 민화만 그렸던 작가는 인두화에 민화를 접목한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냈다. 기존 민화에서 인두화로 명암이나 원근법을 넣으니 작품에 깊이가 더해진다. 인두화의 주된 재료인 나무도 그 품종에 따라 명암이 달라진다고 한다. 나무를 태워서 표현하는 방식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창작품의 범위가 다양하고 섬세한 표현력이 놀랍다. 한국인두화보존회 이건희 지도자(왼쪽)와 작가 인두화는 수원화성이나 한옥 등 건축물이나 나무, 반려동물 등 개인적인 취향이 주제가 되기도 한다. 작품들은 나무를 기본재료로 하고 있지만 한지 등 다른 재료를 이용하기도 한다. 또 액자로 전시된 작품 외에도 천으로 만든 달력, 한지로 만든 스탠드 등 다양한 상품도 전시되어 있다. 재료도 나무, 종이, 가죽, 헝겊 등 태울 수 있는 재료라면 다양한 인두화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한다. 기본적으로 명암의 농도로 표현하는 것이 인두화지만 때로는 색을 입히는 경우도 있다. 앞으로는 다양한 분야와 접목한 시도를 통해 상품성이 있는 작품도 조금씩 만들 예정이라고 한다. 이건희 지도자는 "요즘같이 무엇이든 빨리 변하는 시대에 인두화는 어쩌면 반대의 길을 걷는 장르다. 하지만 인두화는 갈색 톤이라 편안하게 다가오고 싫증이 나지 않는다. 물감이나 연필처럼 이렇게 내가 의도하는 대로 되는 것이 아니라서 나무 소재마다 타는 느낌이 다르다. 그래서 열의 온도나 손목 스냅이 중요하다. 또 틀려도 수정이 되지 않기 때문에 순간순간 호흡도 멈춰야 하는 그런 순간도 있다."라며 인두화의 매력을 설명했다. 김성찬 님의 작품 <바둑이와 황구> 정기전 '삶의 아름다움을 인두화로 담다'은 18일까지 행궁동갤러리에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인두화에 관심이 있다면 공방(이건희인두화창작소, 팔달구 소재)을 찾거나 행궁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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