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근 화백과 밀레의 명작, 초등학교 순회 전시
수원시 장안구의 초등학교를 순회하는 ‘아틀리에’ 전시장 찾아
2024-04-29 11:27:41최종 업데이트 : 2024-04-29 11:27:37 작성자 : 시민기자 김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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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근 작가, 빨래터, 1954년, 판지에 유채 지난 4월 23일부터 효천초등학교 내 책마루도서관에서 열리고 있는 '아틀리에' 전시장을 찾아갔다. 우리나라의 유명한 박수근 화백과 초등학교 때부터 배웠던 세계적으로 유명한 프랑스의 농민 화가 밀레의 그림이 전시되고 있다.
2023년에 이어 올해도 효천초등학교를 비롯해 장안구 지역의 초등학교(효천초, 천천초, 천일초, 창용초, 정자초, 송죽초, 명인초, 대평초)가 공동으로 기획했다. 올해 4월부터 12월까지(방학 기간 제외) 학교별 임시 전시장을 마련하여 순회 전시할 예정이다. 박수근 화백의 그림과 밀레의 그림을 동시에 전시한 것은 깊은 뜻이 있다. 박수근은 12살 때 프랑스의 농민 화가 밀레의 '만종'을 원색 도판으로 보고 깊이 감동하여, "밀레처럼 그림을 그리고 싶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미석(美石) 박수근 화백의 전시된 그림은 ▲빨래터 ▲아기 업은 소녀 ▲나무와 두 여인 ▲절구질하는 여인 ▲할아버지와 손자 등 5점이 전시되어 있다. 전시된 그림은 평화로운 농촌 풍경을 배경으로, 화강암 색의 여백 속에 한국적인 미(美)가 샘솟는 역사가 깊은 명작이다. 박수근 작가, 빨래터, 1954년, 판지에 유채 첫 번째 작품 〈빨래터〉는 지금 젊은 사람들은 상상하기 힘든 모습이다. 옛날에는 마을 앞 흐르는 시냇물에서 빨래했다. 아낙네들의 옷차림은 흰 저고리 검정 치마 무명옷이다. 다섯 여인의 손빨래하는 모습이 비슷한데 한 여인의 모습은 색다르다. 시냇물은 경사도가 조금 있어 물은 계속 아래로 흐른다. 화강암 색 바탕에 순박한 농촌 풍경이다. 박수근 화가는 그림처럼 아래와 같이 말했다.
"나는 인간의 선함과 진실함을 그려야 한다는 예술에 대한 평범한 견해를 지니고 있다."
박수근 작가, 아기업은 소녀, 1954년, 캔버스에 유채 두 번째 작품 〈아기 업은 소녀〉는 1950년에 캔버스에 유채로 그린 그림으로 세로로 그린 그림이다. 옛날에는 형제들이 많아 큰딸인 소녀가 동생인 아기를 업고 있는 모습으로, 소녀는 조금 힘들어 보이는데 아기는 소녀의 등에서 편안히 잠들어 평화롭다. 그때 그 시절 생각이 절로 나는 작품으로 화강암 바탕색에 검정, 회색의 단순화된 선과 구도는 독보적이다.
박수근 작가, 나무와 두 여인, 1950년, 판지에 유채 세 번째 그림 〈나무와 두 여인〉은 1950년 하드보드에 유채로 세로로 그린 그림이다. 화강암 바탕색 검정 선으로 여백의 공간이 형성되었다. 큰 나무를 사이에 아가를 업고 있는 엄마와 머리에 짐을 이고 어디로 가는 모습이다. 이제는 역사의 뒤뜰에 있는 그림이다. 이 그림 옷차림도 흰 저고리에 검정 치마인데, 아기와 포대기, 걸어가는 여인의 저고리는 따뜻한 분홍색깔로 따뜻함으로 표현한 것 같다. 따사함을 사랑과 일하는 움직이는 모습으로 표현했다.
박수근 작가, 절구질하는 여인, 1960년, 판지에 유채 네 번째 〈절구질하는 여인〉 그림은, 분홍색 옷은 입은 아기는 엄마의 등 뒤에서 포대기에 싸인 채 잠들어 있다. 우리 아가 잘 자라, 절구 자장가 소리에 잠이 들었을까? 어머니의 옛 모습과 고향 생각이 절로 난다. 농촌의 향수가 절로 나는 그림인데, 격변기에 가난했던 우리 조상들의 모습을 자아내는 그림이다.
박수근 작가, 할아버지와 손자, 1964년, 캔버스에 유채 다섯 번째 작품 〈할아버지와 손자〉 그림은, 손자를 보고 있는 할아버지 모습이 머리와 얼굴만 선명하고 나머지 모습은 화강암 바탕색과 비슷해 숨어 있는 그림 찾기 그림이다. 깊은 생각으로 오래 머물게 하는 작품이다. 옛날에 할아버지가 손자를 돌보는 그림으로 아기는 가족 모두가 돌보기를 한 것 같다. 시대가 변해서 지금은 정부에서 돌봄, 늘봄을 운영하는데, 그림을 통해 시대의 흐름을 알 수 있다.
박수근 화백은 일제 강점기였던 1914년 강원도 양구에서 태어나 아버지의 광산업을 하다가 실패하여 가세가 급속히 기울려 초등학교도 겨우 졸업했다. 그림에 대한 재능을 알아본 담임선생과 교장 선생의 격려와 지원으로 혼자서 그림 공부를 처음 시작했다. 소질과 재능은 초등학교 때부터 알 수 있는 것 같다. 박수근은 독학으로 그림을 공부했다. 일제 강점기인 격변기에 농촌의 절박한 서민의 삶을 담담하고 진솔하게 인간의 선과 진실함을 나타내는 그림을 그렸다. 우둘투둘한 회백색의 화강암을 바탕으로 단순화된 구도로 시골의 돌담과 같은 토속적인 미감으로 누구나 봐도 가슴에 따뜻함과 편안감이 스며드는 느낌을 받는 그림을 그렸다. 장 프랑수아 밀레, 만종, 1858년, 캔버스에 유채 장 프랑수아 밀레, 이삭줍기, 1890년, 캔버스에 유채
장 프랑수아 밀레, 첫걸음마, 1859년, 캔버스에 유채 또한, 밀레는 1858년 〈첫걸음마〉 작품을 캔버스에 파스텔 크레용으로 그렸는데, 32년이 지난 1890년 '빈센트 반 고흐'가 밀레의 그림을 보고 모작했다. 밀레의 그림은 회색 계통의 순수함이 보이고, 고흐의 모작은 파랑 바탕에 노랑, 빨간빛으로 화려한 느낌을 준다. 고흐가 밀레의 그림이 얼마나 좋아하고 마음에 들었으면 모작까지 그렸을까? 생각해 본다.
효천초 6학년 학생 관람 모습 효천초 6학년 염하랑 학생은 반 학생 다섯 명과 같이 유명한 박수근 화가와 밀레의 그림을 서로 의견을 주고받으며 감상했다. "19세기에 이런 그림이 나왔을까? 우리나라 그림과 서양 그림을 비교하며 감상하니 재미가 많다. 작년부터 학교에서 전시가 열려, 중간놀이 시간에 감상 의견을 서로 말하며 친구들과 즐겁게 관람하고 있다."라고 말한다. 박상연 학생은 "캔버스에 유채로 화강암 같은 질감을 표현하는 것이 신기하다."라고 덧붙인다. 박수근 작가 그림의 특색은 농촌 풍경, 화강암 색의 여백, 아기 업은 엄마, 아기 업은 소녀, 아낙네 등의 모습에서 진실한 연정을 느낀다. 흙 회색, 점, 선으로 단순하게 표현했는데도, 보는 느낌의 깊이가 길게 스며든다. 가장 한국적인 이미지의 서양화 화가로, 우리 전통 고유의 빛이 샘솟은 역사적인 명작이다.
초등학교 전시를 살펴보니, 여러 초등학교를 돌아가면서 명화를 전시하는 것을 ''도서관 아뜰리에''라고 한다. 좋은 점은 주기적으로 학생들이 명화를 감상할 수 있으며, 가까운 거리에 있는 많은 학교가 참여하여 예산도 절감된다. 특히 미술 작품을 감상하고 관련 도서를 읽으면 이해의 깊이를 더할 수 있다. 또한, 멀리 떨어진 미술관에 가지 않아도 학교에서 명화를 감상할 수 있으니, 선생과 학생들의 미술 공부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학교의 전시 장소는, 초등학교의 교정의 1층 출입문 근방 복도에 임시 전시장을 설치하여 전시하고 있다. 학생은 언제나 관람할 수 있다. 그러나 일반 시민들의 전시장 관람은 제한된다. 학부모는 상담 주간, 공개 수업을 참관할 때, 도서관에서 책 대여 시, 지역주민들은 방과후나 토·일요일에 학교 실내 체육관을 이용할 때는 관람이 가능하다. 학교별 전시 기간은 2주간 순회 전시한다. 단 학생들의 수업중에는 관람이 불가능하다.
❮박수근 화백과 밀레의 명작 전시❯ 〇 효천초등학교 전시 기간 : 4월 30일까지 〇 명인초등학교 전시 기간 : 5월 1일부터 15일까지 초교 순회 전시, 박수근 화백과 밀레의 명작, 효천초, 김현호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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