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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통합교육 왜 하나요?”
칠보산자유학교 통합교육 간담회 열려
2024-05-31 11:06:56최종 업데이트 : 2024-05-31 11:06:34 작성자 : 시민기자   최지영

우리 통합교육 왜 하나요? 홍보 브로슈어

'우리 통합교육 왜 하나요?' 홍보물

"우리 통합교육 왜 하나요?"

 

5월 30일 목요일 저녁 7시 30분. 수원칠보산자유학교 초등과 중등의 학부모와 교사가 모여 '우리 통합교육 왜 하나요?'라는 주제로 통합교육 간담회를 열었다. 50여 명의 학부모, 학생, 교사가 함께 했다.

수원칠보산자유학교는 교육 철학에 의거하여 통합교육을 하고 있다. 그런데 2024년 통합교육 간담회 주제가 "우리 통합교육 왜 하나요?"라니 호기심이 생기면서도 의아한 반응도 있다.

 

칠보산자유학교 초등교사 '산(별칭)'은 "통합교육은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라 '왜?'라는 질문보다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표로 바뀌었다"며 포문을 열었다. "19년차 칠보산 자유학교 교사로 활동 하면서 그만큼 경험치가 쌓이는 것이 있지만 이 경험치가 자칫 '독'이 될 수 있기에 일반화 하는 것을 경계하려고 하지요. 이를 위해 통합교육은 '관찰과 관심'에서 시작해야 해요. 이번 시간을 통해 서로가 서로의 동료가 되어 오늘보다 1이 더 나은 내일로 만들어 나갈 수 있기를 바라요"라며 교육공동체에서 함께 해 나갈 통합교육의 방향을 제시했다.

간담회 전경

간담회 전경

현재 중등에서 통합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오아영 특수교사는 중등학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통합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교육 방향은 장애학생이 참여할 수 있는 수업을 만들기 위해 담임교사와 특수교사, 학부모가 함께 논의한다. 진로 수업의 경우 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하기도 하고 특수교사와 활동보조 선생님이 장애학생의 개별적인 역량 향상에 맞추어 진행하기도 한다. 장애 비장애 학생들이 함께 할 수 있는 활동을 고민하는 것이다.
 

"'꿈틀'이라는 프로젝트가 있어요. 장애 학생에게 맞추어 설계된 프로그램에 비장애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게 했어요. 한 달치 예약이 차 있을 만큼 관심이 높아요. 그리고 장애비장애 학생이 함께 달리는 '블루마라톤 행사'도 많은 학생들이 함께 했죠."

중등칠보산자유학교 특수교사 사례발표

중등칠보산자유학교 특수교사 사례발표

사례발표를 통해 통합교육에도 맞춤과 탄력이 필요하다는 것. 장애, 비장애 학생들이 함께 하는 접점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렇게 일상 속에서 장애, 비장애인이 어우러져서 생활해 나가면 어떤 일이 생길까?
오아영 교사는 학생들의 일화를 소개했다. "아이들이 학년별 활동을 기획하고 있었어요. 방탈출 놀이를 하자, 노래방을 가자 등등 의견이 분분했지요. 하지만 장애가 있는 OO이가 어두운 곳을 싫어하니까 의견을 모아서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볼링장으로 갔어요. 이런 게 통합교육의 힘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간담회 전경

간담회 전경

두 자녀를 초등에 보낸 '초승달(별칭)'의 비장애 학생 부모가 바라본 통합교육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졌다. "큰 아이 6학년 여행 때 장애를 가진 OO이와 2박 3일을 함께 다니게 되었어요. 학교에서 줄곧 보았던 터라 어느 정도는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긴 시간 함께하니 모르는 것이 너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서로에 대해 더욱 배울 필요가 있다고 느꼈어요. 학부모도 교육을 통해 이해의 폭을 넓혀야 하고 학교도 통합교육의 완성형이 아니기에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라며 학부모로서 평소 느꼈던 통합교육에 대한 생각을 표현했다.


칠보산자유학교 초등을 졸업하고 중등에 다니는 장애학생의 부모인 '가오리(별칭)'는 장애가 있는 아이를 청소년, 청년, 성인이 될수록 만나기 어려워지는 현실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래도 칠보산자유학교를 다니면서 감사했어요. 저는 공동체에서 함께 아이를 키운다는 생각을 할 때 '깔깔깔'이 떠올라요. 입학하고 얼마되지 않아 선생님에게 전화가 왔어요. 전화기 저편에서 깔깔깔 웃으시면서 OO이가 실수를 했다며 여벌 옷을 보내달라고 하셨죠. 너무나 미안한 일인데 웃으시며 받아주는 선생님 덕분에 마음의 여유가 생겼어요. 내가 공동체 속에서 아이를 키우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아이를 혼내지 않고 낯선 환경에 적응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릴 수 있었어요."

 

이어서 그는 장애가 있는 아이를 위해 무엇을 해 주면 좋을까 묻는 사람들에게 "그냥 풍경이 되어 주세요."라고 말한다고 했다. "풍경이라는 의미는 늘 그곳에 있으면서 가끔 지지해주고 인사해 주는 정도를 말해요. 아주 특별한 것이 아니에요. 너무 열심히 말고, 조금은 느슨해서 허술해 보이게. 하지만 연결되어 있다는 믿음을 느낄 수 있을 정도면 충분해요."

 

간담회가 끝날 즈음이 되니 '통합교육'은 특별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다시 주제를 상기해 본다. '통합교육 왜 하나요?' 이에 대한 나의 답은 "장애-비장애라는 기준에 따른 경계가 존재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각양각색의 다른 사람들이 어우러져 살아가듯 개인의 특성으로 이해된다면 통합교육을 할 필요가 없어질 것이다. 그 자체로 자연스러운 것이기 때문에.

친구들이 자전거 국토종주를 앞두고 분석한 00이 프로파일

친구들이 자전거 국토종주를 앞두고 분석한 00이 프로파일

마지막으로 가오리님이 한 말이 떠오른다. "반 친구들이 자전거 국토종주를 앞두고 분석한 OO이의 특성이 있었어요. 파워, 연비, 속도, 양심, 장난기, 인내심이라는 지표에서 OO이는 높은 수준의 파워와 속도, 양심을, 중간 수준의 연비와 장난기, 인내심을 가진 아이였어요. 최종적인 필살기로 '강인한 허벅지'라고 되어 있었어요. 그 곳에 장애를 가진 OO이는 없었어요. OO이는 자전거 국토종주를 하기에 최적화된 아이일 뿐이었지요." 
 

장애-비장애로 구분되는 것이 아니라 한 인격체로서 개성으로 존중되는 것. 우리가 원하는 통합교육은 이러한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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